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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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허삼관 매혈기를 읽었을 때는 공연 본것과 비교하면서 보느라고 와~ 어떻게 이렇게 잘 옮겼지! 하는 생각으로 읽었다. 그리두 두번째 접했을 때는 동서양 고전을 배우면서 읽었던 아큐정전과 겹쳐지는 것이 위화는 혹 21세기 루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현대 문학은 소재가 개인의 내면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난 그 대표적인 작가로 늘 조경란을 꼽는다. 어쨋든 사회가 안정되고(나름대로) 사회 문제에 문학인으로써 크게 동참할 부분이 사라지면서 사회문제보다는 개인의 내면으로 자꾸 파고 들어간다고... 그런데 이 소설은 달랐다. 허삼관이라는 한 개인을 통해 사회도 꼬집고 사회현실도 보여주고, 바보스럽게 형식과 명분을 중시하는 중국의 국민성도 다시 한번 꼬집는 듯 하였다

문장이 아주 간결하다. 외국어로 번역하기도 아주 수월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삼십세라는 소설이 참 안읽혀지는데 한 문장이 너무 길다. (세계적인 문학이 되려면 일단 문장이 짧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장이 간결하다고 해서 글이 풍성치 못하다는 건 아니다. 글 전체의 풍성함과 질펀함, 생생함 등을 잃지 않으면서도 간결한 문장으로 잘 쓰여져 있다. 그래서 아주 쉽게 읽히고 감동도 두배 세배로 다가온다. 단락 단락이 나뉘어져 있어서 한 호흡씩 천천히 쉬어갈 수 있도록 했고 각 에피소드들이 나름대로 개성과 빛을 발해 눈물과 웃음을 던져주었다.

친구들에게 요즘 무슨 좋은 책 없어? 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허삼관 매혈기와 한국 소설 이기호의 최순덕성령충만기를 권한다. 책은 일단 잘 읽혀져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너무 안읽혀질 때는 일단은 관두라고..그리고 시간이 좀 더 지난 다음에 다시 읽어보라고.. 이 책은 잘 안읽혀지는 책으로 머리에 쥐가 나고 힘겨울 때 쉬어가는 책으로 읽으면 더 없이 그 가치가 빛을 발할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데모했다는 얘기 빼고, 공장에 들어가 노동운동 했다는 얘기 빼고  다른 방식으로 우리 민주화 운동을 표현 할 수 있는 소설이 나오길 그 시대를 겪은 소설가 분들에게 기대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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