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노케 히메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다나카 유코 외 목소리 / 대원DVD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95년 처음 토토로를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를 알았고 그 후 원령공주, 나우시카 등을 보면서 있는 그대로,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서 이 감독이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일부러 그점에 중점을 두려고는 하지 않았지만 뻔히 드러나는 작가의 생각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처음 토토로를 만난것이 스무살이니까 원령공주나 나우시카를 만난건 아마 스물다섯즈음이 아닐까 싶다.어른들은 내가 만화영화를 보고 있으면 네가 어린애니? 라며 꾸짖으셨다.  그럴때마다 부모님을 옆에 앉히고 함께 보고싶었다. 이 만화가 얼마나 진지하며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냥 말로하기보다 함께 보며 함께 느끼게 하고싶었다. 회갑이 훌쩍 지난 우리 부모님, 함께 만화영화를 보시진 않았지만 왔다갔다 하시며 음악은 들었을 것이다. 만화영화 답지않은 진중하고 아름다운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들으시며 이젠 서른살이 훌쩍 넘은 딸아이의  만화영화 관람에 더이상 뭐라 안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모노노케 히메, 산, 그녀는 인간세계를 떠나 들개와 함께 하며 자연을 지키기위해 자신의 목숨따위는 얼마든지 내놓을 각오가 되어있는 소녀이다.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 들개라며 인간의 행동을 혐오한다. 아시타카, 저주 받은 멍을 없애려고 시작한 여행길이였지만 그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인물이다. 에보시. 철이야말로 인간을 더욱 잘살 수 있도록 만들어줄꺼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자신과 마을을 지켜줄것 같은 황제에게 사슴신의 머리를 갖다주기위해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는 인물.

산과 에보시로 대립되는 자연과 인간의 싸움에서 승자도 패자도 없다. 같이 사는길을 모색하는 수밖에. 아시타카는 좋지만 인간은 여전히 혐오한다. 용서할수 없다. 그래서 산과 아시타카는 함께 살수 없다.

문화를 넓은 의미에서 자연과 대립되는 관계로 배운적이 있다. 문화를 전공하는 나로써는 이제 더이상 문화와 자연은 대립의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라고 말하고 싶다. 자연에 인공미를 더하는 것이 문화가 아니라 자연을 자연답게 가꾸어 가는것이 진정한 문화라고... 에보시는 마지막에 "더 좋은 마을을 만들며 살자" 라고 말한다. 지금껏 인공적인 것만이 최고라고 여겼던 그녀에게 더 좋은 것으로 만든 세상이란 어떤 것일까! 바로 자연과 공존하는 세상일 것이다. 앞으로 더욱 황폐해져가는 현대 사회에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경종을 울리는 만화들이, 문화 작품들이 쏟아져 나와서 사람들의 마음에 꽃 한송이씩을 틔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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