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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뫼비우스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평점 :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한 것이... 처음에 연금술사 일러스트 버젼이 나왔다길래 가격의 엄청난 뜀! (할인가5600 --> 9900원) 때문에 웃기셔!!! 막 이런데다가 휘리릭~~ 넘겨보고는 뭐야 그림이 너무 사실적인거 아냐? 그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가 없잖아!! 하면서 마구 깎아 내렸었다. 그러다가 임옥상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던 출판 미술에 대한 의견 (삽화의 개념이 아닌 또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 되야 한다는) 을 듣고는 그렇지..그렇지..하면서 고개를 끄덕 끄덕..(내가 임옥상 선생님을 조금 좋아하거든) 어쨋든! 참으로 간사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삽화 덕분에 이해하는데 도움이 잘 되었다. 그러므로 일러스트 연금술사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은 칭찬들을 해서인지 기대가 너무 커져서 생각만큼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곳곳에 있던 주옥같은 글귀들은 외우고 싶고 내 마음에 담고 싶었다. 그래서 따로 메모를 해두었는데 내 마음에 새길껄 그랬나보다. 돌아서니 어쩜 이리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지.. 어떤 화가가 여행을 하면서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야 더 자세히 보고 마음이 새길 수 있다고.(sk telecom 광고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것 같다) 그것처럼 나도 메모하느라 애쓰지 말고 마음에 새길껄 그랬나보다.
이 책에는 자아의 신화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자기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고 처음 꾸었던 그 꿈, 처음 먹었던 그 마음을 잃지 않으면 만날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자아의 신화, 책 본문중에 산티아고가 양치기 이던 시절 만난 노인(살렘의 왕)은 자아의 신화를 이렇게 말하였다. 그것은 자네가 항상 이루기를 소망해오던 바로 그것일세.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여.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 모두를 꿈꾸고 소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불가능을 깨닫게 해주지 또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 위해서 그 알 수 없는 힘을 이겨내야 하는데 그 알 수 없는 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것은 나쁘게 느껴지는 기운이지.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주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처음부터 끝까지 양치기는 하나의 꿈만을 가지고 있었다. 보물을 찾는것! 그러나 그는 오아시스에 머물고 싶어 하기도 했고, 다시 양치기로 돌아가려고도 했다. 이렇게 흔들리는 그를 두고 연금술사는 그게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하였다.
길지 않은 30년의 삶을 사는 동안 나의 꿈은 시시때때로 변했다. 군인이 되고 싶기도 했고, 레크레이션 강사, 교수, 학원강사, 공무원 등등... 이렇게 내 맘이 변하는 것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건가.. 아니면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인건가. 산티아고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려고 하다가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을 먹은 순간 강해지고 바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찾으려고 했던 보물은 참 엉뚱하게 찾았지만 평생에 보지 못할 수 도 있었을 피라미드를 보았다. 친구와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일까? 결과보다 과정?? 뭐 그런 이야기 인건가? 난 결과나 과정을 모두 떠나서 꿈이 있는 사람이 살아있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꿈이 있는 사람만이 힘을 낼 수도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학원 강사를 하면서 너무너무 공부를 못하던 c반 놈들을 다 일으켜 세운 후 너희들 꿈이 뭐야! 라고 물었다. 생각해 본적 없다는 놈들이 태반에 야구 선수, 축구 선수, 농구 선수가 되겠다는 놈들도 꽤 많았다. 그들은 꿈이 없거나 이 지겨운 공부에서 벗어나는것이 꿈이였던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많은 금은 보화를 가질 순 없더라도 꿈을 꾸며 살고 싶다. 내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