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씨 부부 이야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때 삐삐를 제외하고 동화책이라고는 월트디즈니에서 나온 동화가 전부였다. 집에 북유럽 동화집, 서유럽 동화집 뭐 이런책이 있긴 했었지만 그림도 없이 글씨만 빽빽한 책이였던 터라 읽기를 거부(?)했었다. 그래서인지 나의 상상세계는 언제나 이쁜것들이 공주가 되고 못생긴 것들은 하녀가 되는곳에 머물러 버렸다. 또 착하게 살면 복 받고 그렇지 않으면 벌 받고, 뭐 그렇다할 신나는 세계가 없었다! 그런데 난 이 멍청씨부부 이야기를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어버렸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아이도 없이 혼자서 온 아줌마가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웃음을 주체 못해 깔깔거리며 미친듯이 웃어버린 것이다 ^^;; 음..주위 사람들은 살짝 맛이 간 사람으로 평가내렸을 수도 있으나 재미있는걸 어쩌랴!!!

멍청씨와 그 부인! 참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퀸틴 블레이크는 지저분함을 또 그림으로까지 상세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씻지않는 멍청씨의 덥수룩한 수염에 달라붙은 여러가지 음식 찌꺼기들. 게다가 배고플때 혀로 한번 쭈욱~ 수염을 훑으면 배고픔을 달랠 수 있다는 설명까지..정말 우엑..넘어올 지경이다. 멍청씨의 부인은 엄청 못생겼다.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못된 마음을 가지니까 못생겨졌다고 한다. 이 두 부부의 복수혈전이 정말 가관이다. 난 그런데 그게 왜이렇게 재미있던지 ㅋㅋㅋ

유리로 만든 의안을 빼서 멍청씨의 술 잔에 넣어두는 부인! 깜짝 놀라 뒤로 자빠지는 멍청씨! 신나서 배꼽을 잡고 웃는 부인! 이번엔 멍청씨의 복수!! 침대속에다가 개구리 넣기! 또 이번엔 부인의 복수 지렁이 스파게티 만들어 먹이기, 다시 멍청씨의 복수... ^^ 두 사람의 복수 혈전이 끔찍하면서도 마냥 재미있기 느껴짐은 내안에 남들이 괴로울때 희열을 느낀다는 그것이? ...... 설마? ^^;; 여튼!! 신나게 두 사람의 복수혈전이 끝나면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간다. 멍청씨 부부가 기르는 원숭이 발라당쿵의 네식구와 외국에서 날라온 새 알록달록이의 멍청씨부부 골탕먹이기 대작전!!  참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발라당쿵 과 새 친구들이 대단해 보인다.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쳐져서 멍청씨부부는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동화들을 보면 마음씨 착한 주인공들이 마음씨 나쁜 사람들을 용서하고 화해하고 뭐 이런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데 이 동화는 그냥 싹! 사라져버린다. 참 마음 한구석이 싸~ 하면서도 재미있으면 됐지 뭐!  하는 생각이 든다. 음.... 착한 사람은 칭찬받고 나쁜 사람은 벌 받고 더 착한 사람은 나쁜 사람 용서하고 뭐 이런 이야기는 어른들의 세계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닐까? 진짜 세상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데... 로알드 달! 린드그렌 선생님 이후로 이렇게 신나는 모험의 이야기는 처음 접해본다. 앞으로도 로알드 달의 작품을 계속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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