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일기
임경수 감독, 문정혁 외 출연 / 팬텀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난 영화를 골라 보는 편이다. 일단 공포영화는 절대 안보고, 추리 영화도 안본다. [의뢰인] 류의 영화는 보지만 폭력이 난무하고 특히 총싸움질 하는 영화는 안본다. 그래서 액션무비도 안보는 편이다. 전에 장국영이나 유덕화, 주윤발이 시대를 풍미했던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는 홍콩 영화는 내 인생의 동반자였지만 머리가 어느정도 크고 난 후부터는 뭔가 찡...한 것만 찾다보니 어느새 홍콩과는 이별을 하고 말았다.

여튼!! 이런 내가 6월의 일기를 본건 음....에릭 때문이다. ^^;; 나를 속물이라고 욕해도 좋다. 어쩌냐..좋은걸!! 한 방송국에서  문화프로그램을 만드셨던 피디님과 작가님은 에릭이 공부한다고 방송에 안나올까봐 걱정이라고 하시더군. 그들은 방송에서 멋진 미소 한방 날려주는것만으로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나도 그말에 동감한다. 어쨋든 참으로 불손하지만 대부분 나와 같은 마음으로 또 극장을 찾았을 영화 6월의 일기!  극장장에 앉아 문열릴때를 기다리며 잡지책을 뒤적거리는데 어떤 대학생이 이 영화에 별점이 4개 만점에 2개를 주었더군. 아....이거 에릭때문에 오긴했지만 실망하면 어쩌지..걱정이 살짝 됐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온 뒤  난 전혀 실망하지 않았고 잘만든 영화 한편 본것에 너무 감사했다.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꼭봐라!! 라고 추천을 해댔다.

집에오면서 태양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학교가 저래? 저거 좀 오버한거지?? 그런데 태양님은 별 말이 없다. 잘 몰라서인지, 현실이 참담해서인지... 나도 이혼한 부모에 엄마 없이 학교를 다녔지만 그게 결코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거나 왕따의 원인이 되지는 않았었다. 내가 시골 학교를 다녀서일까. 아님 세월이 그만큼 변해서일까. 이지매의 정도가 너무 심했다. 너무 끔찍했다. 그걸 당하는 아이의 입장이 끔찍하기도 했지만 그걸 보면서 히히덕 거리는 주변의 여학생들이 더 무서웠다. 그걸 그냥 묵인해버리는 담임선생님이 더 끔직했다.

영화의 마지막.... 참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그 아이가 남긴 마지막 일기... 그런 괴롭힘보다도 더 나쁜건 무관심이라고 했던 말.. 그말이 마음에 맺혔다. 내가 학원강사를 하기전에 교회에서 성경선생을 한적이 있었다. 난 아이를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랑받기도 모자랄 아이에게 무과심을 보였고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사실 그건 내 상처였던 것이다 지금 내가 이렇게 강하게 자랄수 있었던 이유가 부모의 무관심이였다고 생각했기에 나도 그렇게 했던것이다. 그러나 지금 충분한 관심과 사랑속에서 다시 살고 있는 나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과잉보호다 할정도로 아이들에게 매달렸었다. 다른 선생님들이 그러다 아이들에게 당해요~~ 해도 상관이 없었다. 그저 주는것만으로도 기뻤으니까..

6월의 일기. 처음부터 범인은 누구다!! 라고 정해져 있다. 그러나 마지막 죽을 이가 누구인지는 영화의 마지막에 가봐야 알수가 있다. 그래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었던 영화이다. 훌쩍 커버린 맹세창의 그 감정없는 냉소적인 모습과 삐짝 말라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노처녀 형사 신은경, 속내를 알수 없는 차가운 성격의 죽은 아이의 엄마 김윤진에 가려서 우리 에릭이 잘눈에 안들어왔지만 첫 영화에서 그렇게 했다는거 잘한거 아닌가? 유달리 연기력이 떨어져 눈에 띄었다면 그게 오히려 더 큰일이지. 첫 영화인데 영화에 잘 녹아들어가 자신이 신화의 에릭이 아닌 겸손한 연기자 문정혁임을 보여준 에릭 잘했다! ^^  신은경과 문정혁 사이에 로맨스가 좀 풍겼으면 영화의 본질을 좀 벗어났을려나? 그래도 팬들은 더 좋아했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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