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씨 이야기를 읽고 잠시 생각이 난 나의 자취 생활기!!
나는 살면서 세 가지 유형의 자취를 생활을 했다. 첫째는 함께 살기, 두번째는 혼자 살기. 마지막은 너와 살기. 앞의 두 유형의 자취는 실패였고 마지막 너와살기는 지금 하고 있는데 대략 지금까지는 만족하며 살고 있다.
함께 살기.. 대학 4학년부터 대학원을 중도에 포기하고 나오던 3년간을 난 9명이서 무더기로 살았다. 큰방은 5명, 작은방은 4명 이렇게 살았는데 아침 저녁은 돌아가면서 했고 점심은 각자해결. 처음으로 반찬도 하고 국도 끓이고(지금 내 살림실력은 이때 다키워졌다) 일주일에 잘해야 두번 돌아오는 식사당번이 왜이리 귀찮던지! 귀찮으면 학교도 안가던 나인데 아침을 안하면 8명이 쌩으로 굶어야 하기에 꼭 일찍 일어나 밥을 해야했다. 책임감 없는 9명의 여자들이 사는 집은 그야말로 돼지우리였다. 이 책 그와의 짧은 동거에 나오는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명절날 모두 집을 비우는 2박 3일 정도의 시간에는 집안에 폭탄을 설치하고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다. 다녀와서 초토화 되어있는 그들을 보면 정말 욕이 나오고 오버이트가 쏠렸다. 그런집에서 3년간 살면서 가장 불만이였던건 '그들'과의 동거가 아니라 나만의 공간이 없다는 거였다. 컴퓨터 불빛때문에 잠을 잘수 없다하여 난방을 하지 않던 거실로 쫒겨난 나와 컴퓨터. 발시려 코시려 밤새 추운 몸을 오그리고 작업을 하면 해가 밝아올 즈음이 되어 몸을 펴보려하면 온 몸 마디마디가 쑤셔 살수가 없었다. 다음에 이집을 나가게 되면 꼭 혼자 살리라. 방안에 컴퓨터를 들여놓으리라, 밤새 불을 켜놓고 책을 읽으리라, 애인과 밤새 수다를 떨리라 다짐을 했었다.
혼자 살기... 대학원을 포기 집으로 들어가 1년여를 편하게 살았는데 부모님들이 귀농을 하시겠단다 다시 시작된 자취 생활. 이번엔 진짜 혼자 살기다. 그런데 이번엔..무섭더라.. 창문을 열수가 없더라. 누군가 내가 혼자사는 걸 알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은둔자 처럼 생활하게 됐다. 그리고 이제 슬슬 길들여질때도 됐는데 9명이서 잡던 '그들' 과 혼자 맞딱뜨린 '그'는 차원이 달랐다. 난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산자락 밑의 내 집은 그야말로 생태보고의 장였다. 듣도 보도 못한 벌레들의 집합소였다. 한 날은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출근을 했는지 다녀와서 보니 온 방안이 벌레, 나방, 날파리들로 난리가 나있었다. 아빠보고 전화를 해서 하루만 와서 같이 자요! 라고 했더니 그러마~~ 해놓고는 안오셨다. 밤새 울었다. 아빠가 미워서 울고 저 벌래새끼들때문에 울고... (알고보니 울 아버지 그때 2002 월드컵 보시느라고 작은집에 계셨단다. 작은집과 내 자취방은 불과..음....10분거리였다. ^^;; ) 3개월을 살았는데 이번엔 벌레가 아니라 냄새가 문제였다. 뽀글 뽀글..어디선가 곰팡이 냄새가..팡이제로를 열심히 뿌렸지만 환기를 잘 못시키고 산지라 소용이 없었다. 책장과 침대 등을 곰팡이에게 내주고 그 집을 나와 작은집으로 들어가야했다.
너와 살기..... 너와 산지 3년하고 4개월! 그럭저럭 살만하다. 돈도 벌어다주고 내가 하고 싶은건 뭐든지 다하라고 해준다. 가끔 내가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때 딱 고시점에 흐름을 깰 때를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남들은 '너' 가 너무 좋은 사람이란다. 그런 사람없다고 난리다. 뭐 사실 나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말이다. ^^;; 어젯밤에는 저녁먹고 좀 앉아있다고 또 꼬꾸라져서 잠이 들었다. 요즘은 하루 걸러 하루는 10시도 안되서 잠이 드는것 같다. 저녁하고 남은 음식들 어찌됐나 하고 부엌에 가보니 남은 음식들 반찬통에 이쁘게 담아서 냉장고에 들어가 있다. '너'의 짓이다. 이뻐죽겠다. 그래서 전화를 했다 오늘 저녁 뭐 먹고 싶어? 해달라는거 다 해주께!!! 큰소리를 쳤지만 뭐 그닥 할줄 아는게 없다..^^;;
난 아직도 자취생활을 한다. 음..살림을 산다라고 하기에 나 살림솜씨는 너무 형편없기 때문이다. 내 동거남 '너' 도 대충 그러려니 하고 사는거 같다. 앞으로 나아질꺼라고 믿고 함께 사는거 같은데 벌써 햇수로 4년이 흘렀으나 그닥..나아진건 없다. 뭐 앞으로 10년후는 좀 기대해도 될려나..^^;;
내년 내후년이면 동거인이 하나쯤 더 늘어날것 같다. 그때도 여전히 지금처럼 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