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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를 내놓은 안병수의 이름은 낯설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양심선언'을 했고 그 덕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무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즐겨 찾는 과자와 껌, 라면, 사탕 등 수많은 식품들이 '독극물'이라고 할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말이다.
지은이는 유명 과자회사에서 16년간 근무한 전문가였다. 그런 만큼 그 분야에서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건강 문제를 앓는 것을 목격하고 이상하다 싶어 이유를 조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자신이 만드는 과자가 위험천만하기 그지없으며 과자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슈퍼마켓에나 있는 유명한 음식 종류들 또한 백해무익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게 되고 실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 결과 양심선언이라고 할 수 있는,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내놓은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즐겨먹는 그것들을 왜 독극물이며 백해무익하다고 말하는지를 살펴보자. 먼저 '20세기의 걸작' 이라는 라면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전문가도 파악할 수 없는 여러 종류의 첨가물로 만든다는 것이 문제다. 더군다나 이러한 첨가물의 '유해성' 여부뿐만 아니라 스낵과 마찬가지로 정크푸드로서 혈당관리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캔디나 껌 종류도 마찬가지다. 지은이는 캔디를 두고 혐오물질 범적의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말할 정도다. 캔디에 들어있는 설탕과 정제물엿이 몸 안에서 당 대사 기능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껌 같은 경우는 어떤가. 껌 역시 첨가물에서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농후한데 그도 그럴 것이 그 작은 껌에 어마어마한 화학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식품 아닌 식품인 라면이나 스낵, 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캔디나 껌 이외에도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은 햄이나 청량음료, 아이스크림과 초코파이 등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식품의 위험성을 폭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하나같이 무서운 사실들을 말하고 있다. 지은이가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 달콤하지만, 파괴적인 유혹에 대한 양심선언이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은 가공식품들 각각의 문제점을 살펴본 뒤에 오늘의 시대가 직면한 세계적인 '건강 문제'를 가공식품의 발전을 통해 가늠해보고 있다. 지은이는 암과 심장병, 당뇨병 등이 20세기 초반만 해도 희귀한 병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병들이 20세기 중반 식품 산업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병들 또한 함께 창궐한 것을 두고 가공식품들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려는 것인데 그 과정은 '확실'해 보인다. 또한 해외의 연구나 정치논쟁 등 다각도로 그 인과관계를 살펴보는 과정 끝에 얻은 결론 또한 '확실'해 보인다. 거부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필연적으로 궁금증이 생긴다. 가공식품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다면 건강 문제에 꽤 민감한 선진 국가들에서 이미 논란이 불거졌을 텐데 그들은 왜 이 문제를 방치하고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의문은 금세 답을 얻는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에서도 말하듯이 어마어마한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식품 산업에서 기업들의 로비는 이미 상상을 초월한 상태다. 잘 알려진 군수 산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업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존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로비를 펼치기 때문이다.
과학 덕분에 가공 식품들이 등장한 것을 두고 그들은 '진보'했다고 자화자찬한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지은이는 그것이 '퇴보'이며 '재앙'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절대적인 행복조건인,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에서 지은이는 소비자들이 알고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이 변하면 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소비자들의 뜻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은 많은 사실을 알려준다. 그 사실이 너무 많고 무서운 내용을 담은지라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다. 바로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아니다. '나'와 내 가족까지 포함하는 모두의 이야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