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하지도 미화하지도 않은 진정한 여성상의 창조를 위해 여러 페미니스트 미술가들은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한 긍정적인 담론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는 그러한 시도의 초기 사례다. 시카고는 디너 파티에 초대된 총 39명의 여류 명사들을 위해 39개의 여성 성기를 형상화한 도자기 접시를 제작했다. 버지니아 울프, 조지아 오키프 등 서양문화사의 위대한 여성들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성기 이미지들은, 여성의 성이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임을 선언한다. 여성의 성은 더 이상 수동적인 관조의 대상도 아니고, 억압과 은폐의 대상도 아니다.

[ Judy Chicago, <Dinner Party> 1974-79 중 <Emily Dickinson의 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