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은근과 끈기] 라는 말에서 은근이라는 말이 끈기과 흡사한 말인줄 알았더니 겸손하고 다정함, 겸손함, 드러내지 않음...뭐 이런뜻을 까지고 있네. 어떤 사전에는 야단스럽지 않고 꾸준함 이라고도 있으니 끈기와 흡사한 말이 맞는건가? 어쨋든!! 나는 [춘아 춘아...] 를 떠올릴때마다 저 단어 [은근과끈기]도 함께 떠오른다. 정말 머리를 쥐어 짜며 처절하게 이 책을 읽어나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끈기는 맞는데 은근은 아닌것 같다. 내가 지적 허영심이 무진장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좀 많이 떠벌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때가 그러니까..2001년인가.. ^^;; 

  이 책을 한번 힘겹게 읽고 치운지 5년째가 되어간다. 솔직히 이 책을 읽었다는 그 경험 이외에는 그닥 머리에 남는것도 가슴에 남는것도 없기에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다시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이제 허영심보다는 호기심으로, 내면의 가득 채움으로 좀 다가가보자! 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그 당시에는 누군지도 몰랐던 많은 인물들이 이제는 여기저기에서 많이 접하고 작품도 보게된 그런 분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나도 좀 성장을 했다는 얘기인가? 으흐흐흐  26명의 다양한 인물속에서 나와 공통점을 찾기란 참 힘든일이다. 내 책 읽기의 특징이랄까.. 무조건 나와 공통된 점을 찾고 보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아무리 찾아도 그 공통점이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다시는 나에게 주목받지 못하게 되는것이다. [춘아 춘아...] 는 두사람씩 대담을 한것이니까 13개의 분야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담하고 있는 한쌍의인물 또한 관심사가 다르고 전공분야가 다른 사람들이기에 26개의 분야라고 해야 정확하겠다.  이 한권의 책에 26개의 분야를 다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내가 그 분야를 다 알고 있고 전부에 흥미를 갖다는건 말이 안된다. 그래서 내가 여전히 어려워하는 부분은 살짝 초벌구이 하듯 읽어주고 관심있는 분야는 밑줄 주욱 주욱 그어가며 읽었다.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들을 살펴보면 아니 관심이라기 보다 흥미 진진하게 느껴지는 분야라고 해야겠지. 그런 분야는 양쪽 인물들이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  아니 어찌보면 대립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대담이다. 말보다는 발로 뛰는 풍수리지 연구가 최창조님과 그야말로 글빨과 말빨로 먹어주시는 탁석산님의 대담, 비평가와 작가의 만남 김화영님과 이문열님의 대담, 헌책방 주인과 온라인 서점 알라딘 사장의 만남 조유식님과 노동환님의 대담, 중문학과 교수님 정재서님과 최첨단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김주환님의대담, 그리고 이 당시 내가 종교, 신앙에 관하여 많이 고민할 때여서인지 책에 싸인펜으로 양명수목사님과 도법스님의 대담 첫페이지에 [가장 기대되는 대담]이라고 써 놓았더군. 여튼~~ 이분들의 대담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아무래도 다른 분야에 비해 좀 쉬운 주제로 이야기했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고..

길지 않은 시간들을 지식 축적이라는 이름하에 머리 쥐어 짜가며 읽었던 책들, 왜 그렇게 힘겹게 했는지 모르겠다. 모른다! 는것을 인정할 때 많은 도움의 손길을 받을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얻을수 있었는데도 말이다그때 나이 26살..나도 뭔가 해낼꺼라는 무모한 용기와 꿈 때문에 더욱 모른다는것을 인정할 수 없었나보다. 이제 넉살 좋은 서른한살의 아줌마가 되고보니 모르는게 도처에 깔려있다. 이제 인정하지 않고는 살수가 없다. 인정하는 것이 곧 살길이니까.. 아직도 내게는 허영심이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골머리가 썩어도 한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전에는 지나친 자만감과 잘난체로 [비은근과 끈기]로 책을 읽는다면 이제는 진정 [은근과 끈기]로 읽어 가고 싶다. 그리고 일단! 난 잘 모른다!!!! 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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