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라이즈 + 비포 선셋 (2disc) - [할인행사]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추억의 영화를 떠올리다 보면 그 영화를 함께 봤던 이가 생각이 나고 그 사람을 떠올리다보면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일들이 생각나고... 그렇게 그렇게 추억의 영화들은 나를 추억속으로 여행을 데려다 준다.  비포썬라이즈 이 영화는 태양님을 만나기전에 만났던 사람과 본 영화이다. (나는 그를 여섯번째 남자라고 부른다) 사랑한다는 말이 너무 흔해져서 자기마저 그것에 보태고 싶지는 않다던 사람이였고,  자기는 손 잡으면 섹스까지 가는데 너무 쉽게 간다며 헤어지던 그날까지 손 한번 못잡아 본 사람이였다. 그의 시니컬 함에 반해 혼자서 애태우고 마음 졸여하고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이였다. 비포 썬 라이즈는 두 주인공의 하룻밤 사랑과 다시 만날것에 대한 약속으로 내 기억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패한 내 사랑의 흔적으로 기억되어 있다.

2004년 비포선라이즈에 얽혀있는 내 추억때문에 지금의 내 사랑인 태양님과 영화를 본다는 것은 죄를 짓는것 같은 기분이였다. 왜냐하면 비포선셋은 또다시 나를 추억속으로 데려갈테니.. 그리하여 혼자 영화를 봤다. 러닝 타임 79분... 처음엔 깜짝 놀랐다 영화가 짤린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실제 시간 79분이 영화속의 79분이라고 한다 2주동안 같은 시간에..해가 지려고 하는 그 시간에 바삐..찍어댄 영화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비포선셋은 나를 추억속으로 데려가지 못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이 너무 커서 추억의 영화는 더이상 나를 추억으로 인도하지 못한는것 같았다. 그냥 예전의 영화와 비교하고 분석하는 내 모습만 있을 뿐이였다. 

9년전 befoer sunrise하고는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영상에 치중을 하고 느낌을 중요시 여겼다면 이번 영화는 느낌을 가질틈을 주지 않고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대화들로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그렇지만 힘겹거나..이게 머야~~ 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편안했다. 적당히 주름살도 있고 적당히 성숙해진 또 적당히 더 아름다워진 두사람 만큼이나 예전의 관객들도 세월과 함께 적당히  나이들고 적당히 생각도 깊어졌고 또 적당히 삶에 굴곡도 겪어 예전의 그 아릿한 감정은 없었지만 편안함만은 가득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태양님과 한 번 더 봤다. 이제 비포선라이즈도 비포선셋도 태양님과의 영화가 되는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다. 그러나..그건 나의 착각이였다. 여전히 비포썬라이즈와 오버랩될때에는 여섯번째 남자가 생각이 났고, 별것 없이 얘기만 해대는 영화에 지루해하는 태양님을 다독여 가며 영화를 봐야했다.  줄리 델피의 노래가 자장가처럼 느껴졌다. 내 옆에 앉아 피곤을 억누르지 못해 졸고 있는 태양님을 위한.. 이제 비포선셋 하면 태양님이 떠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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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도인 2013-04-04 0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신경쓰이게 하네.......지금은 어떻게 지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