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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2disc) : 디지팩
박찬욱 감독, 이영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지금껏 보아온 영화중에 최고로 꼽는 영화는 [그대안의 블루] 이다. 뭐 내용이나 구성을 떠나서 색깔들이 나의 눈과 뇌를 자극했고 그것들이 깊게 각인 되어서 떠나갈줄을 몰랐다. 그 후로 본 많은 영화들은 때로는 나를 울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감동에 벅차 말을 잊게도 했지만 오래도록 각인되지는 못한채 그다음영화에 계속 밀려났다. 그런데 오랜만에 그대안의 블루에 견줄만한 작품을 만났으니 바로 [친절한 금자씨] 이다.
영화를 보기전 많이 걱정했다. 워낙 혹평이 난무한지라 돈 아까운짓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사람들이 왜 이 영화를 싫어한걸까? 이렇게 좋은 영화를.... 라며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눈 앞에 사진 같은 영상들이 펼쳐졌다. 배경과 금자씨의 자태와 잠시 멈춘듯한 화면과 모든 색감이 그대로 잡지책에서 톡 튀어나온 인테리어 사진 같았다. 그 칙칙한 지하방이 그토록 멋들어지게 보인 까닭은 바로 적절한 색깔들의 배합 때문이였을것이다. 빨간 눈화장이 그토록 고와보이는것은 다른곳은 최대로 비워두었기 때문일것이다.
사람들이 왜 이영화에 대해 그렇게 혹평을 했는지 이런 저런 글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색감들에 홀려서 옳고 그름의 판단같은건 하지 못했다. 그냥 오랜만에 만난 강렬한 색채에 모든 이성들이 마비를 일으킨 것 같다. 복수의 잔인함과 우스꽝스러움, 시원찮은 결말.. 내게 이 따위 것들은 보이지도 않았다. 내게 좋은 것 하나때문에 모든것이 가려진 것이다. 난 늘 이런식이지 뭐..^^;;
복수시리즈 완결편이라 했는데 난 올드보이도 복수는 나의 것도 보지 않았다. 단편 영화에서 네팔인 여성농동자 찬드라의 여권을 관리하던 여권관리국 직원이 이금자 씨 였다는 것 밖에는.. 본것이 없다. 그래서 더 비교 대상도 없고 기대감도 없어서 더 내가 보고 싶은대로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번 봐야겠다. 이번엔 그 사진 같았던 장면들을 더 깊게 새기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