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이매지 > 오세훈 변호사의 인생을 바꿔 놓은 "내 인생의 책한권"

완연한 가을이다 .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파랗고 거리는 운치 있는 단풍에 젖어들었다.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풍경. 여기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는 이 순간에 쳇바퀴 같은 일상에 힘들다면, 바쁜 일과에 지친다면 잠시 멈추고 책을 한권 펼쳐보는 건 어떨까. 그 책이 여러분에게 뜻하지 않은 힘과 감동을 전해줄지도 모른다. 내 인생에 힘이 되는 한권의 책. 잠시 휴식과 독서를 취해도 좋을 가을에 네이버 타임즈가 이 시대의 지식인들에게 힘과 감동을 안겨준 책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 인생의 책’ , 그 첫 이야기를 ‘환경 전문 변호사’,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정치인’ 등의 수식어가 뒤따르는 멋진 변호사 오세훈씨를 통해 들어보았다. 그의 인생에 힘이 된 책은 무엇일까. 가을바람이 선선한 10월, 오세훈 변호사의 ‘내 인생의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전 국회의원이자 변호사인 오세훈씨 . 주로 환경에 대한 일을 생각하며 실제 환경 관련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열정을 가진 변호사이다. 늘 선한 웃음 속에 냉철한 분석력을 가지고 있기에 젊은이들에게 ‘젠틀’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오세훈 변호사. 과연 어떠한 책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것일까? 그의 ‘내 인생의 책’은 무엇일까?
“제 인생의 책 , 「채근담」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책은 한 순간의 힘이라기보다는 제 인생 전반에 걸쳐 지침이 된 책이에요.
10대 후반 즈음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이 제 인생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명인 ‘홍자성’의 명언을 정리한「채근담」 . 한국인, 아니 동양인이라면 적어도 한번은 그 이름을 들어봤을 이 책을 그는 ‘내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 선입견인걸까. ‘변호사’라는 직업 상 좀 더 실용적인 서적을 예상했던 리포터에겐 조금 놀라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도 ‘고전’으로 불리는 이 책, 오세훈 변호사에게 어떠한 매력을 준 것인지 궁금하다.
“「채근담」에는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하고 가치 있게 살게 하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 그리고 이 의미가 고색창연한 표현으로 비유되고 있는 고전입니다. 사실 이 책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처음 읽을 땐 고리타분할 수도 있죠.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데 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책인데 사실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현대 생활 패턴과 안 맞는 거죠. 하지만 이「채근담」의 명언들을 깊이 음미해본다면 정말 그 의미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채소뿌리는 처음엔 씁쓸하지만 계속 씹으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유의 깊은 맛이 나잖아요? 역시 이 책을 채소뿌리를 씹듯이 깊이 음미하며 읽는다면 어디서도 느끼지 못할 깊은 의미를 깨달을 수 있어요.”
이제 알 것 같다 . 처음 사회의 어지러운 이슈들,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하루 일과에 치여 힘들 법도 한데 오히려 그의 모습은 그 심란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표하기라도 하듯, 그를 만났을 때 볼 수 있었던 소년 같은 환한 미소는 바로 이「채근담」의 향기에서 나왔음을, 그리고 그 향기에 취한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처음 읽은 후 지금까지도 늘 곁에 두고 읽는다는 이 책. 무언가 삶에 대해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이 책에서 그렇다면 그는 어떤 의미를 깨달은 것일까. “어느 한 순간 힘들 때 읽은 책이라기보다는 제 인생 전반을 지배한, 지금의 제 모습을 있게 한 책입니다. 저를 잘 아는 분들은 제가 하는 선택이나 행동들을 보고 알죠.
‘아, 이 친구「채근담」에서 말한 대로 행동하는구나.’하고요. 명언을 수록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딱 하나의 ‘주제’라기보다는 다양한 삶에 대한 자세를 알 수 있는 것이고, 나름대로 해석한 의미도 다 달라요. 그 중에서도 제게 가장 힘이 되는 구절은 바로 이것이에요.”

그는 곧바로 이 구절을 말하며 다시금 음미하는 듯 미소를 짓는다 . 인생에서 자신의 욕망만을 좇는 것도 안 좋지만 그렇다고 아예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것도 좋지 않은 행동이라는 뜻일까. 리포터 나름대로 이 의미를 해석해보니 오세훈 변호사의 그동안의 공적 업무들이 떠오른다. 선한 웃음 속에서 ‘환경’이라는 공동의 산물을 추구하며 그것을 위해 명쾌한 언변으로 임했던 그의 활동들에서「채근담」의 의미를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농경사회에나 어울릴 것 같은 책이지만 분명 우리 현대인들에게도 소화시키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이에요 . 수단이나 방법이 다른 것이지 인간사회의 원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잖아요. 그래서 ‘고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고요. 자신의 삶을 좀 더 변화시키고 의미를 찾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 오세훈 변호사가 꼽는「채근담」에서의 또 다른 명언들
세상을 뒤덮을 정도의 공도 과시를 당하지 못하고, 하늘을 뒤덮을 만한 허물도 뉘우침을 당하지 못한다.
욕망을 따르는 것은 괴로움이요 , 욕망을 끊는 것도 괴로움이다.


요즘 우리들은 소위 말하는 ‘성공’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지금보다 더욱 나름대로의 의미 있는 삶을 살려고 하는, 꿈이 있는 우리들이지만 쉽지가 않은 게 사실이다. 그것이 지금의 한국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있다면 그 꿈에 대한 희망은 점차 얕아질 수도 있다. 사실은 말이다, 이것이 우리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일이다. 지금처럼 모두가 힘들 때에 그는 어떤 마음으로 이겨냈을까.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은 그 문제로 고민하고 힘들어하죠 .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누구나 사는 게 참 팍팍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달리 생각한다면 더 좋은 상황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이때 떠오르는 시가 있어요.”

즉석에서 시를 낭송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정신적인 여유’가 바로 이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 그가 꿈꾸는 성공이란 이런 것일까.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읊은 시의 구절들이 참 담백하다.
“모두가 나름대로 잘 사는 것을 꿈꾸잖아요. 그리고 참 그렇게 사는 게 힘들죠. 하지만 이 시에서처럼 인생의 성공을 여기에 둔다면 의외로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거예요.”
분명 보람과 가치가 있는 인생에 가까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하는 그의 눈빛이 빛난다 . 이 역시 가만히 씹어 삼킨다면 깊고 그윽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모든 이들에게 잠시나마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그는 얼마전 타 교수들과 함께 공저한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라는 책을 냈다 . 국가적으로 경제가 침체되고 사람들의 삶은 팍팍해 도무지 ‘살맛이 안난다는’ 국민들의 좌절에 공감하고 책임감을 느껴 다른 국가의 위기 극복기를 예로 들며 국가적 담론차원으로 쓴 책이라고. 그는 이러한 책을 예로 들며 요즘 세대들의 독서경향과 삶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무래도 경쟁사회니 만큼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참 중요한 일이잖아요 . 특히나 요즘 경제도 침체기이고….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 이해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요즘 잘 읽히는 것 같아요. 출판사도 그러한 경향의 책 위주로 출판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현상이 과연 ‘정도’인 걸까요.
‘사회안에서의 나’를 정말 탐구해보지 않고 , 경험해 보지 않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사회 속에서 본질을 보지 않고 외양만 보고는 ‘좋다, 나쁘다, 멋지다, 별로다’를 결정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결국 ‘나’라는 존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거든요. 젊은이들이 자신, 혹은 자신의 가족에 대한 생각으로 울타리 지어져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나를 둘러싼 사회를 둘러볼 줄 안다면 가령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가지거나, 봉사활동도 좋지요. 그것이 결국 자신의 발전으로 되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그는 ‘소아 (小我)’만을 위한 집착을 버릴 것을 당부한다. 크게 생각하고 볼 줄 아는 ‘대아(大我)’라면 분명 ‘소아’도 영향을 받을 것이기에.
가을비가 조용히 내리던 날에 그를 인터뷰 하면서 리포터는 그 비가 어느새 리포터의 가슴에도 내려 촉촉이 젖어듦을 느꼈다 . 담백하지만 음미할수록 깊은 향을 느끼게 되는 「채근담」의 구절들과, 그가 낭송했던「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의 시 한편으로 어느덧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오후다.
평소에도 네이버를 통해 지식검색을 이용하고 뉴스를 접한다는 그 . 풍부한 지식에 도움을 받고 있는 느낌을 준다며 네이버에 ‘고마움’을 느낀다는 오세훈 변호사. 그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진심을 담은 변호사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그의 인생에 녹아든 깊은 감동의 ‘내 인생의 책’인「채근담」의 구절처럼 늘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과 희망의 울림을 전해주는 변호사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채근담>
- 홍자성 지음
삶에 대한 교훈이 담긴 영원한 고전 . 자연과 마음, 수신과 성찰, 세상 사는 법도에 관한 지혜가 담겨있는 이 책은 우리 인생이 나고 자라는 기틀을 깨닫게 하며,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높은 경지에 뜻을 두어도 쓸쓸함에 빠지지 않게 조언을 해준다.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류시화 지음 
류시화가 엮은 시집 . 20여년 간 명상과 인간 의식 진화에 대한 번역서를 소개하면서 저자가 읽고 사랑했던 글들을 모은 잠언 시집이다. 그런 만큼 삶에 대한 지혜와 통찰을 담은 시들로 가득하다. 인디언에서부터 수녀, 유대의 랍비, 회교의 신비주의 시인, 걸인, 에이즈 환자, 가수, 시대를 뛰어넘은 무명씨들의 시에서 금강석과 같은 지혜를 뽑아냈다
--------------------------------------------------------------------------------------------
글 : 현재 네이버타임즈 생생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임금선님은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puripine.do
편집 : 현재 네이버타임즈 생생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최수미님은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미디어디자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tnal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