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8일 날이 많이 풀린것 같으이..

 

어제 청주 돌잔치에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에 23년차 주부 조양희씨가 쓴 부부일기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 이야기중에 신혼초 남편이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못쓰게 됐을 때 날마다 발을 닦아주고 맛사지해주며 걷기만 하기를 간절히 바랬다는 내용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자유롭게 걷고 뛰시며 건축업을 하신다 하였고 지금은 그 때 일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사신다며 다시금 건강한 지금의 모습에 감사를 해야겠다며 다짐하는 글이 있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나는 내 남편의 발을 한번도 닦아준일이 없다는걸 깨달았다. 서로 많이 사랑하고 아끼면서도 그 일만큼은 할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서로 발 닦아주기 해요! 라고 내가 말하자 태양님은 흔쾌히 그러자~ 라고 하였다. 다음날 조카가 우리집에 오기로 했기 때문에 아무대나 굴러다니는 놈인지라 구석 구석 먼지 제거에 들어갔다. 열심히 청소를 하고 난뒤 까칠해진 두 손과 두 발을 씻어주었다.

 

먼저 내가 앉고 태양님이 꾸부리고 앉아 내 발을 씻어주었다. 물이 너무 뜨거워서 앗 뜨거!! 하면서 발을 잘 못 담그자 뭐가 뜨거냐며 빨리 담그리고 막 채근한다.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뜨거운 물에 발 담그고 있는 모습이 너무 웃긴지 큰 소리라 막 웃어댄다. 이번엔 내 발뒤꿈치를 주물러 주는데..너무 아파서 막 소리를 질렀다. 아~~~~ 아파아파아파아파!!! 또 웃고 난리다. 좀 참으라면서 마구마구 주물러댄다. 으윽...아파 죽겠다..^^;; 이번엔 비누칠을 해서 발을 닦아준다. 그런데 이번엔 왜이리 또 간지럽던지..^^;; 이번엔 간지럽다고 난리 난리.. 이렇게 내 발을 닦아주는 일이 끝이 났다. 이번엔 태양님 차례! 태양님을 앉혀놓고 내가 꾸부려 앉았다. 아..배가 너무 나온탓에 꾸부려 앉는건 언제나 일이다. ^^;; 태양님 발바닥을 뜨거운 물에 넣고 살살 만져 주었다. 그런데 딱딱한 굳을 살이 손에 만져진다. 괜히 맘에 짠해지더군. 이공.. 마누라 먹여 살리느라고 이렇게 발이 딱딱해져가는구나..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래서 있는 힘껏 힘을 주어 발바닥을 맛사지 해주었다. 그런데 태양님은 기별이 잘 안오나부다. 좀더 세게..라고 한다. 사실 지금도 손이 아픈데..^^;;;  난 손 아구 힘이 너무 없다. 그래서 나물같은거 삶운 후에 짜낼때 너무 힘들다. 여튼!! 그렇게 발 닦는 작업이 끝나고 서로 발바닥에 로션을 발라주었다.

 

발 닦아 주는 일은 별것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이 행위를 하고 나니 서로에 대한 사랑이 한결 더 단단해지는것 같고 사실 누군가 내 발을 닦아주는 일..너무 편안하고 기분 좋다! 앞으로도 종종 서로 발 닦아주자고 하였다. 그때는 간지러운거, 뜨거운거, 아픈거..좀 참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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