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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아름다운 101가지 사랑 이야기 ㅣ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 4년차, 이제 웬만한 사랑이야기엔 눈물도 나지 않고 가슴이 떨리지도 시리지도 않는 무덤덤한 상태... 이런 나에게 우연히 접하게 된 그 남자 그여자는 오랜 시간 가라앉아있던 연애의 감정에 물결을 일렁이게 하고 내 마음과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 일렁임이 싫지가 않다. 그냥 행복하고 남편에게 지금 당장 펜을 들어 연애편지를 쓰고 싶을 만큼 기분좋기만 하다.
남편과 나의 사랑이야기도 사실 이 이야기에 실린 이야기들 못지 않을 만큼 드라마틱하지. 그래서 이 글들을 읽으면서 더욱 내 이야기 같고 이별에 마음 아프고, 새로 시작하는 사랑에 내 마음도 이렇게 두근거렸나보다. 예전에 인터넷에 연재되던 백수이야기 던가.. 그 소설을 읽고도 참으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소설들이 전지적 작가시점을 제외한다면 모두 한 사람이 주인공이고 한 사람의 시선과 마음으로 글을 써왔지 않았는가. 상대방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모른체.. 특히나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속내를 읽어내기란 꼭 필요한 일이면서도 어려운 일일게다. 그런데 그 백수이야기에서는 주인공 남녀의 이야기를 서로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더군. 참 특이하면서도 즐거웠는데.. 사실 그래서 나도 한때 인터넷 소설 동호회 같은 곳에서 이런 이야기 구조로 연재를 한적이 있었지. 음.. 결말을 못내서 슬그머니 탈퇴했지만..^^;; 여튼!! 그것과 같은 이야기 구조를 가진 그 남자 그 여자. 이야기 구조로 따지면이야 여타 다른 것들과 다를것이 없다지만 단어 하나, 글귀 한 구절, 어느것 하나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101가지의 사랑이야기가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천편 일률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각자 101명의 커플이 사연을 올려 정리하여 올린것 마냥 개성도 두드러지고 사연도 가지가지다. 그래서 나는 감히 이미나님의 글솜씨에 빠져 별 다섯개를 과감히 준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남편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결론에 다달았다. 내가 내 생각만 가지고 밀어부친적이 태반이였을텐데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여전히 마스크처럼 답답하게 살아가지는 않는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책 내용중에 사랑하는 내용보다는 이별하는 내용들이 더 많았던것 같다. 나만 그렇게 느낀건가?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느낌이다. 난 개인적으로 새로 시작하는 사랑들이 참 좋았다. 이별하고 아파하는 마음, 다시 돌아갈까..하는 마음보다는 서로 좋아하기 시작했으나 그 속내를 드러내지 못해 끙끙대는 모습들이 너무 아름답고 가슴뛰게 만들었다. 내 주위에는 아직 솔로인 친구들이 너무 많다. 이 친구들에게 이책을 선물하면 막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 책을 보면서 나도 한번 연애좀 해봐! 라고 할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고. 그것이 아니면 가까운 친구넘이 혹시 나를?? 이라면서 생각해볼수 있을것이고.. 2005년 외롭게 살았던 친구들, 이 책처럼 이쁜 사랑하는 2006년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별한 친구들은 이 책에서 처럼 사랑의 기억들을 잘 키우면서 좀더 성숙해지거나 또는 다음 사람을 위해서 잘 정리했으면 좋겠다. 나는 또한 이책에서 처럼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해 오해하거나 혼자 화내지 말고 하루하루가 이렇게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 듯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살아야겠다. 누군가 앞으로 결혼한 부부의 그남자 그여자 이야기를 써주면 참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