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단독자들과의 인터뷰
김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뷰티풀 몬스터를 통해 많은 새로운 인물과 정보를 준 김경이 인터뷰집을 냈다고 하기에 이번엔 어떤 사람들을 소개 시켜줄려나 하는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샀다. 그리고 책읽기를 방금 마친 내 기분은 기쁨과 후회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기쁜 이유는 내가 알고 있거나 또는 몰랐던 이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거나 또는 조금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후회의 이유는 나도 모르게 김경의 생각 또는 이념, 김경의 감정에 이입되어 비판 할수 있는 눈을 잃어버리게 될것 같기 때문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 사람마다 다 다를텐데 김경이 소개해놓은 이들 22명은 한결같이 참 매력적인 사람들로 묘사되어 있다. 처음에는 꼴통이니, 이류니 하는 감정을 가졌으나 인터뷰를 통해 진정한 예술인으로 받아들이게 된것이다. 이 매력보이 또는 매력 걸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서 눈에 마음에 거슬림이 없는것으로보아 나도 어느새  그들을 진정한 예술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터뷰 중에서 가장 좋았으면서도 살짝 마음에 거슬린 인터뷰이는 조성룡님이다. 선유도 공원을 설계하신 분인데 돈은 안되지만 지금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끝까지 고집스럽게 공사현장에 머무르시면서 공사를 진행했다는 글을 읽으면서 참 멋진 분이다 라고 생각이 들었고 선유도 공원을 좀 느끼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들을 가지길 바라는 바램으로 힘들여 지었는데 바쁘게 사진만 찍고 가는것이 안타깝다라는 글을 보았을때는 내 자신도 반성이 되었다.

어느 프로에서인가에서 한 화가는 외국 여행을 나갔을때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사진을 찍게 되면 사진에 있다는 생각에 관심있게 보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은 머리와 가슴에 사진을 찍고 온다고 하였다. 조성룡씨의 인터뷰를 보면서 과연 저렇게 힘들게 지어놓은 건축물에 대해서 나는 아~~ 나 여기 갔다 온적 있어! 라는 경험을 하나 얹히는것 이외에 어떤 생각을 하였는가..라는 자문을 하면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좀 마음에 안들었던 점은 산을 깍아서라도 해인사를 크게 짖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난 아직도 보수적인가보다. 절에는 한복이 어울리고 현대적 양식보다는 예전의 것을 그대로 보전하는것 더 좋게 느껴지니 말이다.

건축가 김원 선생은 100년 완공하지 못한 성공회 교회의 일부를 97년엔가 완공시켰다. 아서딕슨이라는 사람이 성당을 짓다가 채 완공하지 못하시고 돌아가신것이다. 그 나머지 부분을 완공시키기 위해 김원선생님께 설계및 건축을 부탁드렸는데 김원 선생은 아서딕슨의 설계도면을 딱 보는순간 이것을 제대로 마무리 짓는것이 자신의 할일임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가보면 어디까지가 아서딕슨이 지은것이고 어디서부터가 김원선생의 작품인지 알수가 없다고 한다. 나는 웬지 그런생각이 든다. 최첨단 하이테크를 달리는것도 좋지만 원래의 것을 얼마나 잘 보존하느냐도 그것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나보다야 더 많은것을 아시는 분이겠지만 웬지 해인사에 기와가 없다는것이 아직은 내 마음에 살짝 파문을 일렁이게 한다.

김경의 이 인터뷰집은 정말 다분히 개인적이고 다분히 김경의 선입견이 팍팍 묻어나는 책이다. 김경 자신이 이 인터뷰이들이 너무 맘에 들었는지  독자로 하여금 그들을 한번 믿어봐? 한번 좋아해봐? 라는 마음의 불씨를 확 땡겨준다. 나 같은 사람이야! 김경! 나 유혹하지마!! 라며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사실은 읽으면서 벌써 넘어갔는지도 모르겠다. 머릿글에 미셸 뚜르니에의 글을 써놓았더군 예찬할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도 그냥 예찬하려 한다. 비참하기 싫기 때문에.. 사실은 김경의 글빨에 홀랑 넘어간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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