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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를 읽으면서 결혼 3년차인 내게 어떤 해답같은걸 줄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일본문학을 좋아하는 언니에게 빌려 보기로 마음먹었다. 언니는 선물이라면서 그냥 주었고 나는 기쁜마음으로 받아 생각날때마다 읽어야지..라고 생각했다. 헌데 생각날때마다 천천히 읽으려던 책을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손을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깊이 빠져들어서가 아니라 뒤에는 뭔가가 있지않겠어? 라는 마음때문이였다. 그러나 책은 끝까지 내가 찾으려 했던 해답과는 멀게 오히려 내게 자꾸 질문을 하는듯 하였다.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여기에서 작가 에쿠니 가오리는 16개의 주말을 이야기한다. 헌데 하나같이 특별할꺼라고는 하나도 없고 또 행복감이 충만할꺼라는 것과도 거리가 먼 그저 일상의 평범함과 나른함을 이야기 한다. 결혼에 대한 환상도 주지 않고 그렇다고 결혼이 나쁘다고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 모든것은 너하기 나름이야 하고!! 그 해답을 스스로 찾도록 유도하고 있는듯 했다. 솔직히 말해도 될까? 난 이책을 읽으면서 상대적 행복감에 빠져들었다. 표지속의 아름다운 여인 에쿠니에 비해 뚱뚱하고 보잘것 없는 나, 그녀의 잘팔리는 책들에 비해 능력도 별로 없는 나! 그런 나이지만 나의 주말은 3년도 채 안되는 결혼 생활에 비해 엄청나게 다양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그녀는 책 머리에 [오늘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라고 썼는데 [우리는 어느 장소에서든지 서로를 바라 보고있다] 이기 때문이다. 이 만하면 너무나 행복한 삶 아닌가? 한가지 한가지 그녀의 주말을 엿볼때마다 난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들이 들어왔다. 책을 덮고 난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이 여자..일부러 이렇게 쓴게 아닐까 하고말이다. 자신의 행복한 주말만으로 뒤덮혀 있는 책을 독자가 읽었을때 상대적 비애감에 젖지 않도록 자신 한사람의 희생으로 타인의 행복을 증폭 시켜주려는 그런 의도가 있는건 아닐까! 내가 너무 비약했나? ^^
[생각해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맞는말이다. 서로 마주만 보거나 서로 같은곳만 보면 질릴수도 있다. 또 누구 하나가 다른곳을 봤을때 그 배신감으로 치를 떨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곳을 본다고 꼭 같은 감성을 갖는건 아니다. 공감대를 형성했을때는 그것으로 기쁜것이고 또 다른 감성을 가졌을때는 대화를 통해서 더 풍부한 감성을 지니게 될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곳만 보다보면 함께 있어도 외롭지 않을까? 우리 솔직해지자!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존재라지만 결혼을 한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그 외로움이 싫어서이다. 결혼해서까지 혼자만의 감성으로 살아간다면 결혼에 의미가 없을것이다. 아내의 주말을 존중해주는 남편! 남편의 주말을 존중해주는 아내, 그래서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가 아니라 당신들의 주말은 몇개입니까로!! 그렇게 살아가는 부부가 많았으면 좋겠다.
TV를 사랑하는 남편! 그 소음이 싫은 아내, 명절을 친정에서 보내는 아내, 명절에 혼자서 고향으로 향하는 남편, 가끔 혼자이고 싶어하는 아내, 거의 혼자라고 생각하는 남편....이들은 이 와중에도 작은 행복감에 기뻐하고 있다 그리고 난 이들의 모습에서 내 행복을 찾는다! 상대적 행복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