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바람이 되어
신현림 글.사진 / 글로세움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부쩍 사진과 문학의 조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내게 신현림시인은 딱 걸맞는 이다. 시인이면서 사진 공부를 시작해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사진과 텍스트에 대한 강의까지 맞고 있다니 말이다. 지난번에 읽은 뒷모습이라는 책도 참 좋았고, 김영갑님의 그섬에 내가 있었네 라는 책도 참으로 좋았다. 이런 좋은 기운을 받아 읽게 된 책 천개의 바람이 되어...

이 책은 뭐랄까.. [천개의 바람이 되어] 라는 시를 위한 헌정 에세이 같다. 사실 살짝 실망을 했다. 8500원이라는 가격치고는 너무 텍스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시를 위하여 사진과, 시 그리고 잠언 몇 구절을 옮겨 넣은것 이상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빈틈 많고 공간이 무척이나 많은 책. 문자를 읽고 이성적인 판단하는데 익숙해진 나의 눈과 머리는 실망이라면서 신현림님..요즘 너무 많은 책들을 쏟아내어서 소재 고갈 상태인가요? 라고 묻고 싶을 지경이였다. 한번 읽고  책장에 꼽아두고 돈이 아깝다..를 연발하던 나는 비오는 저녁 다시 이책을 집어 들었다. 우울해진 감수성이 문자들을 받아들이기에 힘겨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보았다. 책을 읽는것이 아니라 보았다. 파란 하늘과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휘엉청 달밝은 밤하늘과 노을지는 저녁을 나는 보았다. 또한 죽음을 찬양하기보다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시인의 글들을 보았다. 마음이 열리어 천개의 바람이 되어 시 한구절 한구절이 내안에 깊이 박히고 스치는 느낌을 받았다. 가끔 아니 매우 자주 이성은 감성을 앞선다. 요즘 들어 더더욱 마음이 메마르고 삭막해진다. 이제 책도 두께나 디자인으로 사볼때가 많아진다. 책속의 내용보다 재질을 보고 선택하기 일쑤다. 그러한 메마름속에서 놓쳐버릴뻔한 소중한 글귀와 사진들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려 한다.

그러나...여전히... 8500원은 조금 아깝더라...아무래도 컬러 들어간 사진들 때문에 단가가 좀 올라간거겠지? 죽음을 희망으로 바꾸어준 행복감 앞에서 돈 몇푼을 논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지만 ...솔직해지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