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독자였던 보르헤스는 때로는 줄거리와 백과사전의 항목만으로 만족했고
[피네간의 경야]를 끝까지 읽은적이 없으면서도 조이스가 언어학에 남긴 기념비적 업적을
주제로 강의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그의 서재에는 우연과 무질서의 법칙에 대한 믿음이 반영되어 있었다.
- p 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