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은 2004년 3월, 서양미술사와 한국의 근,현대미술 그리고 대중에게 익숙한 명화를 중심으로 작가와 작가 주변 인물들을 통해 풍자적이고도 재치 있게 풀어낸 권여현 개인전을 마련하였다. 미켈란첼로의 천지창조, 밀레의 만종, 신윤복의 미인도,혜원의 월정하인등 동서양의 명화를 바탕으로 한 대다수의 출품작들은 작가와 그의 제자들과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지며 미술사의 원본 위에 그와 그의 제자들이 함께 출현하여 원본 패러디 작업을 시도하였다.그의 이러한 작업은 ‘미술을 가르치는 일’ 자체를 하나의 창작 행위로 보여주는데, 이는 묘사력에 비해 창의력과 인내력이 부족한 요즘 학생들에게 완벽한 재현이 아닌 새로운 창의력을 끌어내는 과정을 위한 수업이기도 하다. 또한, 주변 인물들의 등장은 작가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정체성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들이 함께 구성되어 진다는 것을 면밀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사의 이미지를 재미나게 풍자한 원본과 복제본과의 차이점을 들여다보고,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와 ‘그림을 본다’라는 행위의 거리감을 좁혀주어 관람객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전시가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시각으로 미술사의 이미지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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