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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불량야구단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0년 1월
평점 :
TV를 켠다. TV를 끈다.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를 끈다. 아아폰을 둘러보다 다시 컴퓨터를 켜 아이툰에 들어간다. 소기의목적을 달성했는지 컴퓨터를 끈 후 그제서야 나를 돌아본다. 뭐해? 라는 눈빛을 보내며... 며칠째 남편 저런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나는 남편에게 말을 했다. "여보! 나는 당신이 1년에 30권 정도의 책을 읽으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아이를 주실 것 같아" 라고 말이다. 남편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어버린다. 다음날 주일 설교 말씀 중 "남편들아 공부해라! 책을 읽어라!" 라는 내용이 나왔다. 아! 내 속타는 마음을 알아주시는 우리 주님~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 남편에게 오늘 설교 어땠어? 라고 물으니 많이 찔렸어! 라고 하며 오늘부터 당장 책을 읽겠노라고 했다. 그렇게 책읽기에 몰입한 울 사랑스런 남편! 첫번째 책을 읽고 두번째로 선택한 책이 바로 천하무적 불량야구단! 서점에 들러 여러가지 야구책의 제목을 전화로 불러주며 두번째 읽을 책으로 선택하라고 했더니 이 것을 선택했다. 책을 사가지고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 어떤 내용인가하고 읽었는데 단숨에 휘리릭~ 읽히더니 그 날밤 아니 그날 새벽 3시15분경까지 책에서 손을 못떼고 읽어버렸다. 내가 먼저 읽어버린 것이다. 다음날 아침! 남편은 어떤 내용이냐며 계속해서 물어봤지만 직접 읽으라며 한껏 졸린척을 하며 내용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재미있어? 라고 물어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잘 아는지라 몰라! 라고 대답했다. 재미있다고 하면 꽤 좋은 결말인 것이고 재미없고 황당하다 하면 결말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몰라로 일관했다.
이곳에 비밀을 털어놓자면~ 완전 재미있다!!!! 근래에 이렇게 하룻밤에 읽어본 책이 없는 것 같다. 짧고 많은 꼭지들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속도감이 붙는다.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7차전까지의 짧은 시간의 이야기를 그린 것인데 인물들의 몇십년의 걸친 역사를 볼 수 있고 왜 지금 이 선수가 이런 마음의 상태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잘 알 수가 있다. 어쩌면 너무 뻔~ 해서 시시하다고 느낄 수 도 있겠지만, 조금 만화 같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뻔하지만 통쾌하고, 노력하는 자는 잘 된다라는 뻔~ 한 진리가 녹아져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속 인물들을 현역 야구 선수들과 야구만화의 인물들에 녹여 상상하며 읽었더니 더 재미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점을 꼽으라면 책의 제목이 흥미를 돋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구미를 확 떨어뜨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kbs 예능프로인 천하무적 야구단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흥미가 생기기도 했지만 웬지 상업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 같아서 문학의 순수함을 갉아먹는 것 같아서 또 구미가 확 떨어지기도 한 것이다. 지금은 뭐 제목이 뭐 어떻듯 그냥 너무너무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장까지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게 재미있게 읽었다. 야구를 좋아하고,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