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보다 어딘가에
유하준 외, 이승영 / 대경DVD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이 관심을 확 끌었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오버더 레인보우 인 나는 늘 지금보다 여기보다 어딘가를 향하기를 잘한다. 그런 내게 이 영화의 제목[여기보다 어딘가에] 라는 영화의 제목은 관심 받기에 충분했다. 포스터만 보고는 청춘영화쯤 되려나 했다. 예쁜 배우가 예쁜 짓거리만 골라하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런데... 헉... 이영화 이거 날것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 때 푹 빠져있었던 독립영화 내지는 단편영화의 냄새가 물씬! 게다가 이 여배우. 예쁜것 같으면서 예쁘다고 말하기는 뭔가 부족한 이 여배우! 너무 맘에 든다. 퉁퉁 내뱉는 식의 대사 치는 방법도 좋고, 머리스타일도 옷 스타일도 그냥 일상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것 같앗 맘에든다. 솔직히 드라마 같은 거 보면 대충 하고 나온것 처럼 하지만 뭔가 꾸며진 냄새가 나는 그런 모습들이 많다. 그런데 이 여배의 모습은 진짜 대충이었다. 진짜 있는그대로였다.  

무엇보다도 내 마음에 들어온 건 음악이었다. 실제 영화 음악감독인 방준석씨가 출연하여 부른 노래 [여기보다 어딘가에]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영화속에서 여주인공은 이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이 밴드의 피아노를 맡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주인공의 친구는 눈물을 흘린다. 나는 이 음악을 들으며 가을을 느꼈다. 가을만 되면 찐한 사랑이 하고 싶다고 부르짖었던 나인데 이 음악을 들으며 이번 가을은 찐한 사랑은 안해도 되겠다라는 묘한 포만감을 주었다.  그리고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송윤지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들은 영화의 매력을 더 배가시켰다. 영화의 내용이나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는 동떨어진 몽환적이고 예쁘고 발랄한 노래 [낮잠]은 참 어이없고, 현실성 떨어지는 주인공들에게 잘 어울렸다.  [느린날]은 가족에게, 세상에게, 친구에게 악다구니만 쳐대며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던 주인공이 가장 솔직하게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과 잘 어우러졌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음악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낮잠을 찾아 미니홈피에 걸어놓고 듣고 또 듣고를 반복하고 있다. 웬지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지금의 내 현실에서 잠시 비껴 서있을수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여기보다 어딘가에  뭐가 있는지는 자신의 몫일 것이다.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고, 사랑과 희망과 미래와 꿈이 있을수도 있고. 인천공항에서 마무리 되는 이 영화는 이 주인공들을 어딘가로 데려갈 수도 아니면 아무곳으로도 데려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게 인생이니까. 영화에서 희망을 본것도 아니고 주인공들의 벅찬 꿈과 열정을 본것도 아닌데 나는 살짝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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