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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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사람 최규석... 참 멋진 양반, 참 난 인간, 참 깊은 양반... 뭐 대략 이런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구나. 콜라맨은 마치 한편의 슬픈 동화를 읽는 것 같았다. 오열하며 토악질하는 장면에서는 내가 늘 봐왔던 그 만화가 아니었다. 아...이 양반 최규석. 만화에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내려 하나보다. 질펀하고 끈적하고 슬프고 아프고... 그리고 사실적이고...  

생태 습지 보고서를 읽으면서 참 배꼽빠지게 웃었다. 캐릭터 강한 주인공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사실과 환타지를 넘나들며 재미를 주었다. 그런데 이 단편집 공룡둘리에 대한 오마주는 모조리 한쪽 가슴팍을 뻐근하게 만들고, 욱씬거리게 만든다. 웃자고 만든것 같은 사랑은 단백질조차 왜이리 내겐 끔찍하고 괴롭게만 보이던지. 낙서같은 만화 가면무도회에선 실제로 토를 했다. 너무 끔찍하고 추해서 나도 모르게 머리가 띵 하고 아파오더니 울렁 울렁...우웩.....  

최규석은 질펀한 슬픔과 그것을 뛰어넘는 유머를 모두 갖춘 참 난 사람인듯 하다. 작품들을 볼 때마다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그런데... 최규석이 바라보는 우리네가 사는 세상, 그렇게 칙칙하고 끔찍하기만 한건지... 길동의 무덤앞에서 죽어가는 둘리의 모습이 참으로 무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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