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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ㅣ 지식인마을 34
김석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평점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어차피 이 책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그건 내 역량을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고,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제 이야기를 해야될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면 '무의식에로의 초대'로 나오는데, 내가 받은 책의(난 3월 초에 알라딘 중고샵에서 이 책을 구매했다) 부제는 '무의식의 초대'다.


이런 까닭에 마음 한구석에 뭔가 찜찜한 구석이 가시지 않았다. '무의식이 초대'하는 것과 '무의식으로 초대'받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지 않은가... 혹시 파본?
이 책을 사게 된 것은 '프로이트'보다 '라캉'에 초점을 둔 것이었는데, 오히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설명이 쉽게 되어 있어서 몇 가지 오해를 풀 수 있었다. 특히 1차 정신 기구 모델과 2차 정신 기구 모델의 차이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기에 충격이 좀 컸다. 그동안 상담이론 등에서 정신분석에 대해 이따금씩 듣거나 심리학 교양수업을 찾아 들을 때도 '의식-전의식-무의식'과 '이드-자아-초자아'가 서로 다른 모델이라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상담이론에서 정신분석학이 그리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데도 원인이 있는 듯하다. 교육학 쪽에서 주목받는 심리 분야는 학습에서는 인지주의, 상담 쪽은 인본주의다)
라캉의 경우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장을 나누어서 각각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매우 돋보였으나, 애초에 개념 자체가 어려운 것이기에 어느 정도의 각오가 필요하다. 나로서는 이번 독서를 통해 '상상계'가 'imagine'의 의미보다 'image'의 의미가 강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에 의의를 둬야 할 듯하다. 이러한 오해는 세 가지 계를 이해할 때 들었던 체스 게임의 비유를 내가 잘못 해석하면서 발생한 것인지도. 그 외에도 오이디푸스 단계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욕구/요구/욕망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것, 자아와 주체가 얼마나 다른지(맨 처음 통상적인 의미로 두 개념을 이해했다가 매우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 등 라캉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지적해 둘 것은 프로이트와 같이 묶어서 설명하고 있다보니 프로이트와의 차이가 부각된다는 점, 그리고 주로 언어의 문제와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본 라캉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초대', '만남', '대화', '이슈'로 구분되어 있는데, 두 인물의 사상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건 '만남'이다. '초대'는 그야말로 프롤로그에 가깝고, '대화'는 프로이트와 라캉이 대화를 나누는 가상 장면을 설정하여 두 인물의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이슈'는 성차와 관련해서 진화심리학과 정신분석의 관점을 비교해 놓았는데, 라캉의 '성관계는 없다'는 말을 이해하려면 이 부분을 참고하면 좋겠다. 나로서는 관심이 많이 가는 이슈이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이 책만 읽고 '나 프로이트 좀 안다'고 젠체할 수는 있겠으나, 라캉은 아니다.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보다 심화된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고, 그의 사상 전반을 다루고 있지만, 이 역시 그의 사상에서 중요한 개념들은 이런 것이다 정도에서 정리될 수 있겠다. 나 역시 라캉을 '공부'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지만, 아직 나의 언어로 정리해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변증법적인 '학습'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로쟈의 인문학 서재』). 앞으로 몇 번 더 읽어보며 확인해야 도달할 수 있을 장소이리라. 다행인 것은 책 말미에 프로이트와 라캉의 사상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핵심어들의 정의와, 깊이 읽기 위한 추천도서들이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다른 책을 읽으면서 개념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며 읽을 수 있게 되어 좋은 참고서를 얻은 느낌이다. 다른 책을 읽는 데 좋은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른 책들은.. 살레츨이라든가, 지젝이라든가, 지젝이라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