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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발명, 수 ㅣ GO GO 과학특공대 1
정완상 지음 / 이치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어릴 적 고모와 함께 살았다. 고모는 내가 잠들 때면 옆에서 늘 책을 읽어주셨고 난 그 때의 그 것이 내 책읽기 습관의 시작을 만들어줬다고 믿고 있다. 지금도 고모는 종종 내게 네가 책을 읽게 된 것은 다 내 덕이라며 우스개를 하시고 난 그 말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러며 내게도 누군가의 습관의 시작이 되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직은 내 아이에 관한 생각은 전혀 없기 때문에 그것은 사촌동생 중 가장 어린 녀석에게 향하고 있는데, 멀리 살아서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만날 때만이라도 좋은 책을 한두 권씩 읽어주거나 선물해 주고 싶은 것이 유독 이 녀석만 편애하는 내 욕심이다. 이 책 역시 이 꼬맹이에게 주고픈 바람으로 내가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이 처럼 모든 어린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해서 쓰여 지는 법이지만 결국은 어른들에게 먼저 선택된다.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도서들은 정말 남녀노소 누구나 다 설득할 수 있는 그 어떤 책보다도 양질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선 아주 훌륭하다.
나날이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학구열이 높아지면서 남보다 조금 더 일찍 뭔가를 깨우치게 하고 남보다 조금 더 많이 뭔가를 알게 하고 싶은 부모들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이런 욕심들이 반가울리 없다. 부모덕에 요즘 아이들의 지적 수준은 나날이 높아가곤 있지만, 과연 아이들이 얼마나 알차게 무언가를 배우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부모들의 그런 욕심과 아이들의 배움을 알차게 충족시켜 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1권은 ‘수’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이 된다. 아이들과 많이 부딪히다 보면, 어려서부터 수에 감각이 있는 아이들이 있고, 언어에 감각이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언어적인 감각을 보이는 아이들은 수를 어려워하고 조금은 거부하게 된다. 이 책은 수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더 없이 재미난 친구가 되겠지만, 수에 대해 어려움을 가지고 있던 아이들에게도 더 없이 반가운 친구가 될 것 같다. 매쓰맨이란 아이가 등장해 수에 관한 역사를 이야기 하며 중간 중간 아이들이 호기심을 느낄만한 퀴즈를 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또 수가 없으면 얼마나 불편할지 수가 없는 나라를 가상공간으로 창조해 내 아이들이 간접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니, 수에 어려움을 갖고 있었더라도 조금은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2권은 ‘암호’에 관한 이야기로 1권을 본 뒤 본다면 더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른들도 ‘다빈치코드’나 ‘바이블코드’ 등 암호에 관계된 것이면 호기심을 느끼게 되면서도 정작 암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르기 일쑤이다. 하지만 암호라는 것은 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수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세계에서 사용하는 암호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재미있는 암호의 세계와 더불어 앞서 만나본 수에 대해서도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처럼 이 책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학습 지침서 역할까지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자신이 배우고 있는 것들의 시작과 발전과정을 재미있게 알 수 있다면 그 이상 좋은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리한 꼬맹이도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수’와 쉽고 재미있게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