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51번지
이 곳이 재일조선인 부락으로 형성된 것은 1941년 제2차세계대전 중 교토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일본 정부에 의해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가 함바(노동자가 집단으로 합숙하던 가건물)를 만들어 생활하면서부터다.우토로는 처음에는 사람이 살 수 있었던 지역이 아니다.

 식민지 조선인들이 조국을 떠나 우토로에 들어오게 된 경위는 다양하다.강제징용으로 일본으로 끌려왔다가 우토로로 흘러 들어온 사람,일본군 징용을 피할 수 있다고 해서 노무를 선택한 사람,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거짓 선전으로 이주해 온 사람 등.요컨대 총칼 앞에서 강제 징용 당하거나,논밭을 빼앗기는 등 생계수단을 빼앗겨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도일해온 사람들이다.

 1945년 일본이 패전하자,비행장 건설은 중단되었고 이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하였다.많은 조선인들이 해방의 기쁨을 안고 자비로 일본을 빠져 나갔지만,조국에 친척도 집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던 사람들,배 삯을 구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 남았다.여건이 허락하는 때에 곧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품고서...일본 정부와 기업은 전후보상은 커녕 최소한의 인도적인 배려도 없이 이들을 방치했다.

 조선인들은 언젠가는 조국에 돌아갈 날을 손꼽으며 자신들의 역사와 글을 잊지 않기 위해 마을 한 가운데 조그만한 학교를 짓기도 하였다.민족학교는 일본 정부의 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1949년 폐쇄되고 말았다.일본 사회의 극심한 차별 속에서 조선인이 취업을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제대로 교육을 받는 일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 폐품수집 혹은 공사판에서 일하면서 연명하였다.1988년까지 우물물로 생활하는 차별과 극빈 속에서도 이들은 귀화를 거부하고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60년 이상을 우토로에 살아온 것이다.이렇게 우토로 51번지는 일본의 강제징용 조선인 부락으로 형성되었다.현재 65세대 202명의 재일조선인이 거주하고 있다.

표지 전문에서..




나는 '여기서 살아라'고 해서 쭉 여기서 살았습니다. 근데 왜 이제 와서 우토로에서 나가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재판소에 불려 다니면서 우리들이 피고석에 서야하는지 정말 억울합니다.

본문39쪽에서.. 


우연히 알게 된 우토로..

한달새에 이 우토로에 대해 4번씩이나 다시 접하게 되었다면 우연이 아니라 내가 필연적으로 알아야 하는 마을일것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아니 아픈게 아니라 먹먹하니 마음 한구석이 꼭 심장을 랩으로 칭칭 동여맨양 너무 아리고 아려와서 눈물만 계속 흘렸습니다.

 D-19  10월5일
지금 이 땅의 지주 닛산이 강제철거하겠다고 내걸은 시한이 이제 19일 남았습니다.
내일이면 18일 그다음날에는 17일,16일,15일..점점 다가오는 시한..

이 책의 10%는 우토로 재일조선인의 거주권 보장과 역사보전을 위해 기부됩니다.그리고 지금 http://www.beautifulfund.org/foundation/addOn/campaign/cp_content.jsp?c_no=006005001&CampaignID=7에서 기금 모금도 하고 있습니다.저도 지금 작은 금액이지만 기부하고 왔습니다.

이번 아프간 피랍 사건에서 국민 혈세로 허튼 돈을 썼니마니 그 돈으로 북한에 아직도 억류된 포로들이나 데리고 오지..뭐 이런 생각 했었습니다.우토로의 재일조선인들도 우리 국민입니다.돈이 없어 인질로 우토로에 잡혀 있는 우리 국민입니다.일본 정부에서 외면하고 대한민국 정부도 나몰라라 한다고 저렇게 내버려 둘수는 없습니다.
우토로 주민들도 저 땅을 사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땅값이 쌀때는 지주地主가 팔기를 거부해서 살 수 없었고,같은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해 보상금을 떼이기도 했고,이제는 정말 땅값이 너무나 뛰어올라 생활보호대상자가 대부분인 우토로 주민들로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쩌시렵니까?
몰랐으면 몰라도 저들의 아픈 사연을 알아버린 이상 저는 당분간 두발 뻗고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좋아하는 와인값 조금씩 줄여 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조금씩이라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기금 모금에 동참해 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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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천년 만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고 계속 얘기한다.
아마 그가 만들어낸 리심이 사람들의 기억에 천년 만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았음 하는 맘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의 리심은 그리 오래 기억되지 않을 듯하다.

 신경숙씨의 <리진>을 먼저 읽었기에,그것도 너무나 감동적으로 잘 읽었기에 자꾸 비교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처음에 <리심>을 잡았을 땐 <리진>과 조목조목 비교가 되면서 '아 남자가 쓴 글이라 그런가보다'했다.그러나 책이 중권을 넘어 하권에 이르렀을 때 알았다. 작가가 남자이기 때문에 리심의 감성,리심의 고뇌가 잘 담겨지지 않은게 아니라 작가의 역량 자체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김탁환씨 스스로 책 상,중권에 리심의 여행기로 채운 것이 모험이었다 한다.회고나 감상으로 이 여인의 타국살이를 얼버무리는 것은 작가적 양심이 용납하지 않았다고..뭐 작가적 양심까지 운운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이런 정도의 글을 쓸거면 작가적 양심은 버려줘도 괜찮았다.그놈의 작가적 양심 살리려다 상,하권의 리심의 여행기는 기나긴 사족이 되어버렸다.

 <리진>을 읽을 땐 그녀의 아픔에 동화되어 그녀를 조금이라도 붇잡고 싶어 책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다.동시에 그녀의 불행이 너무 맘이 아파 빨리 책이 끝나기도 바랬다. 베스트셀러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국문학이 죽었다는 이 시대에 <리진>이 베스트셀러인 것은 신경숙의 브랜드네임 때문이 아니라 독자들이 <리진>에 반했기 때문이다.그만큼 글이 좋았다는 말이다.

그러나 같은 여인을 다룬 김탁환씨의 <리심>에는 뭐가 남았나?
읽는 내내 책이 빨리 끝났음 하는 맘뿐이었다.이미 잡은 책 중도에 포기하긴 싫고 '그래 이 작가가 역사소설을 얼마나 많이 썼는데 설마 끝까지 이렇겠어?' 이런 마음으로 책 상,중,하권을 지났다.

 발로 뛰는 역사소설가를 자칭하며 은근히 신경숙씨를 꼬았던 작가(나와 현숙 여사는 작가 후기에 그 대목이 신경숙씨를 일컷는 것이라 제멋대로 해석중이다.ㅎ) 리심을 쓰기 위해 많이 조사하고 많이 다녀본 것은 알겠다.(신경숙씨라고 그만큼 조사 안했겠냐만은..)그러나 작가가 다닌 곳을 그렇게 억지로 다 구겨 써낼 필요는 없다.

 <리진>으로 내가 사랑했던 여인,내겐 그리움 같았던 여인이 <리심>으로 이런 식으로 변질되는가 싶어 분통이 터진다.책을 덮고 알라딘에 사볼까 말까 담아두었던 <리심>을 삭제했다.김탁환씨의 <불멸의 이순신>도 삭제했다.(불멸의 이순신은 장장 8권이다.이건 또 얼마나 늘어진단 말이냐구..) 빌려서 읽어보긴 해도 소장을 해가면서 읽기엔 시간과 돈이 아깝게 느껴진다.

 이런 식으로 역사소설을 쓰실 거면..작가님 그냥 지금처럼 신문에 칼럼만 쓰시고 이 나라 컨텐츠 개발을 위해 카이스트에서 계속 스토리텔링 가르치는 일만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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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이용재 지음 / 멘토프레스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용재.

문학도가 되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강권으로 공대에 진학하다.

건축평론을 전공하고 건축잡지사에서 일하나 회의를 느끼고 사표를 제출하다.

출판사를 세우나 망하다.

건축현장에 취직하다.

IMF에 전재산 닐리고 감옥도 다녀오다.

전업주부가 되다.

우여곡절 끝에 택시 운전하다.

틈틈히 외동딸과 건축기행을 가다. 기행문을 올리는 블로그가 대박나다.

그 결과 오늘날 내가 이 책을 읽다.

감동을 받다.

 

이런 책은 자주 나와줘야 한다.

이런 아빠도 세상에 많아줘야 한다.

딸과 함께 건축기행을 다니며 건축뿐만 아니라 역사를 배우고 사회학을 배우고 부녀간의 대화들로 딸은 한뼘씩 한뼘씩 생각 주머니가 자라고.. 

이용재씨의 딸이 부러워지는 대목이다.우리 어릴적엔 다들 먹고 살기 바빴고 '아버지'하면 '권위'가 자동적으로 뒤따라 왔는데 참 이 부녀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생각이 같이 자라나는 동반자 관계같다.

 

물론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던 건축물도 있고,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건축물도 있고,이 책에서 알게 되었지만 별로 감흥이 안 생기던 건축물도 있다.그러나 건축물에 대해서만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건축철학을 얘기하고 앞서 말하듯 역사,사회,인문학을 아울러(그것도 참 감질나게) 얘기하는지라 책장 한장한장이 버릴 것이 없다.

 

쉬운 글..쉽다고 천박하지 않은 글..그러면서도 전문적인 글..

<여자의 뇌,여자의 발견>을 읽으며 우리나라에도 요런 전문적인 글쓴이가 있음 좋겠다 했는데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기행>은 한술 더떠 유머까지 곁들여져 참 좋다.

 

이용재씨가 돈을 많이 벌었음 좋겠다.그 돈으로 딸과 더 많은 여행을 다니고 또 더 좋은 책이 나왔음 좋겠다.

이용재씨의 딸이 이 다음에 참 아름다운 사람으로 커주었음 좋겠다.아마 그럴것이다.그렇게 믿어진다.

 

이 다음에 내 딸에게 이렇게 해 줄 남자를 만나고 싶다.

이 다음에 내 딸에게 이렇게 해 줄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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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때였나? 그래 아마 고등학교 시절이었을것이다.

스페인에 지난 100년간 꼬박 짓고 있고 앞으로 100년을  또 더 지어야 한다는 어느 성당..

100년,앞으로 또 100년이란 말에 한 번 사진의 규모에 한 번 그렇게 성가족성당은 나를 사로잡았었다.그러나 정말 그 성당이 나를 잡아끈것은 그 규모가 아니라 자세히 살펴보면 우뚝 솟아 있지만 무언가 허물어 지는 듯한 기괴한 첨탑의 디자인이었다.첨탑뿐만 아니라 성당 곳곳의 파사드들은 너무나 독특하여 한동안 잊혀지지가 않았다.지옥을 보는 것도 같고 천국을 보는 것도 같고 도저히 인간이 만든 것 같지 않은 환상의 건축물.. 그 후로 100년의 건축물이란 말은 다 잊혀지고 안토니 가우디의 독특한 건축물들만 내 맘에 내려앉게 되었다.

 

건축은 잘 몰라도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잘 구분해 낼 것이다. 구엘 정원, 구엘 궁전,성가족 성당,카사 바트로,카사 밀라...아무리 숨기려 해도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임을 건축물들 자체가 소리치고 있다.

 

그런 건축물을 지어내는 이 건축가를 더 알고 싶었다.

안토니 가우디가 쓴 책이란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중반쯤 읽고 나니 이 책은 엄밀히 말해 안토니 가우디가 쓴 책이 아니다.안토니 가우디의 메모,일기,대화들을 옮긴이가 엮은 것이다.좀 심오한 그의 글을 읽고 싶었으나 그 점에선 좀 아쉽다.게다가 중요하다고 싶은 구절에선 돌출시키고 글씨도 키운 것은 내가 스스로 느낄 것을 박탈한 것 같아 좀 언짢았다.

그래도 가우디의 건축작품의 세세한 컬러 사진의 향연만으로도 15,000원 책값을 보상하고돈 남을 만하다.

 

아~~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카탈루냐의 햇살이 그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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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바다의 성당 2
일데폰소 팔꼬네스 지음, 정창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8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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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성당 1
일데폰소 팔꼬네스 지음, 정창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8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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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문화사
고형욱 지음 / 살림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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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6월 1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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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마음
함민복 지음 / 풀그림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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