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이던 소설이던 당대에 읽혀지고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당대의 현실을 반영한다. 그 현실이라는 것이 달콤하고 행복하기만 하면 좋으련만 참으로 세상엔 잔혹하고 슬픈 것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그럴까?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동화들이 그림형제가 처음 모아서 발표했을 당시엔 그 내용이 지금같지 않았다 하니 그 당시는 얼마나 암울했던 세상이었을까? 구라하시 유미코의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를 읽어보면 경악을 금할 수 없는 것이.. 예를 하나 들자면, 백설공주는 소아성애환자인 친아버지 밑에서 일치감치 성에 눈을 떴으며 계모가 아닌 친모에 의해 내쳐졌고 일곱 난장이 집에선 性적 재화를 제공하고 살았으며 공주를 살려 준 왕자는 실은 시체기호애자라 살아난 공주에겐 흥미를 못 느껴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못했다는... 말이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이지 그림형제가 이야기를 모으러 다녔을 때 그 원전들에 그리 많이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렇게나 잔혹했던 이야기들이 시대에 맞게 고쳐지고 고쳐져 오늘날에 이르른 것이 오늘날 알고 있는 그 동화들인 것이다. 잔혹동화이던 디즈니에서 말랑말랑고 뽀얗게 만든 동화이던 우리는 많은 동화를 듣고 읽고 보며 자랐다 콩쥐팥쥐, 혹부리영감,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라푼첼... 이런 동화들 한 번이라도 읽거나 듣지 못한 사람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누구나 듣고 읽었던 동화를 자신의 이야기로 변주하고 동화에 대한 제대로 된 한권의 헌사를 써낸 이.. 그가 바로 이 책 <잃어버린 것들의 책>의 작가 존 코널리 일겄이고 동화에 대한 제대로 된 한권의 헌사를 꼽자면 이 책 <잃어버린 것들의 책>일 것이다. 동화에 대한 헌사이자 제대로 된 어른이 읽을 성장소설, 그리고 시대에 맞는 동화의 진화,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환타지 소설.. 이 모든 말을 이 책에 바칠 수 있겠다 하면 지나친 찬사일까? 대신 그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누군가 말해주기를 기다린다고. 모든 책들이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란다고. 인생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들이 전부 다 책 속에 들어 있다고. (p438) 모험을 끝내고 돌아온 데이빗의 말과 행동을 빌어 작가 존 코널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훌륭히 독자에게 전했으니 나는 늘 그렇듯 또 다시 꿈 꾼다 내게 속삭이는 이 세상 모든 책들을 읽어보리라 언젠가 이 잔혹한 현실을 나만의 동화로 엮어보리라 물론 또 언제나 그렇듯 한낱 꿈으로 스쳐 지나가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꿈 꾸는게 어디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