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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입시철이다. 대한민국 많은 어머니들이 절로 교회 성당으로 가서 자식들의 안녕을 기도하신다. 언제부터인가 부처님께 가서 불공을 드리고 교회나 성당에 가서 기도하는 것이 마음의 수양이 아닌 기복행위가 되었을까?
이 책을 다 읽고 책을 덮던 날..11월11일 일명 빼빼로 데이란다. 유치원 아이들조차도 빼빼로 하나씩 빼어물고 사랑을 기원한다. 넘쳐나는 데이들..국적불명에 상업적 목적에 물들은 데이들.. 그 데이들조차 모두 사랑을 기원한다.
종교와 사랑이 상업적 목적에 물들고, 종교와 사랑에 허튼 마음들이 끼어들고...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애초에 신앙이란 게 무엇이었나?
애초에 사랑이란 게 무엇이었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연애를 잘하고자 집어들었다면
당신의 손에 들려 있는 책을 살포시 내려놓으시길...
신에 대한 사랑, 신의 인간을 향한 사랑, 모성애, 부성애, 형재애...
많은 사랑을 되짚어 읽으며 지난날 내가 사랑이라 느꼈던 그 감정들이 '사랑이 아니다'라고 사랑 자체를 부정하진 않더라도 '잘못된 사랑의 감정'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김광석도 노래하지 않았던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
아주 쓰레기 같은 몇몇 책들을 제외하고 소중하지 않은 책읽기가 어디 있으랴만은 <사랑의 기술>을 읽던 시간은 유난히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자는 또한 사랑하고 주목하고 파악한다'
는 파라켈수스의 말을 되짚으며
상대를 사랑하기 위해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다짐,
제대로 된 신앙을 가지기 위해 '나를 보살펴 주소서'란 기도보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묵상의 시간들을 가져야겠다는 다짐,
제대로 된 독서를 위해 좀더 책에 대한 탐닉보다는 꼭꼭 씹어대는 독서를 해야겠다는 다짐,
수많은 그러나 모든 것과 모든 이를 품을 수 있을 것 같은 충만한 마음 가득한 다짐들을 하게 한 정말정말 소중한 책읽기였다
(교회에 성당에 절에 신들을 찾아 마음의 수양보다는 '나 잘 되게 해 주옵소서' 기도하기 바쁜 이들, 각종 데이에 목 메다는 철딱서니들에게 한 권씩 꼭 쥐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