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사람이 무엇 때문에 행복해하는지 알 수 없다.
― 플리니우스

나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과 타인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 그 둘 사이에서 문 씨는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그거 재미있겠네요. 다른 사람의 시간으로 하죠. 그런데…… 미리 그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메뉴판 같은 게 있나요?”
―단편 「전당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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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시종이 있어. 지금 벌을 받아서 감옥에 갇혀 있지. 재판은 다음주
수요일에나 열릴 거야. 당연히 범죄는 가장 나중에 저질러지지 .
―루이스 캐롤


저희의 혈관에는 속속들이 죄책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죄책감은 형제님의 말처럼 죄보다 어쩌면 더 오래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죄책감은 우리의 약함을 보여주는 징표이고, 해서 우리는 주제넘게 타인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우리가 믿는 것은 우리의 죄와 우리의 기도가 가진 아주 작은 힘과 그와 대조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함뿐입니다.
―단편 「고해성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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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든 것이 기억났다. 그러자 모두 자연스러워졌다. 강대형. 낯설고 조금씩 어긋나 있다고 불평했던 모든 게 그제야 죄 수긍이 갔다. 아무것도 어긋나 있지 않았다. 시간 속에 잘못 놓여 있었던 건 바로 나였다. 희망이 없다는 장담은 어리석었다. 강대형, 그게 내 이름이었다. 아니, 내 이름이다, 여기 이 마을에서.
―단편 「바리케이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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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란 모름지기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김상균은 기억거래소에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우리 삶 속에서 기억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을 거래하는 기술은 마치 최근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혹시 김상균은 SF를 알리바이 삼아 실제로 기억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 간략 소개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김상균 교수의 실험적이고 지적인 과학소설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김상균 교수가 소설 기억 거래소를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공기나 물 같은 것마저 상업화가 가능하다. 작가는 이른바 무한한 상업화가 가능한 지금, 인간은 무엇까지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런 생각은, 인간이 뇌 속의 기억(일종의 뉴런 신경)을 조작하거나 삭제 혹은 재생할 수 있다는 데에 미치게 된다. 기억을 조작하거나 삭제 혹은 재생하는 기술이 가능하다면, 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 기억 거래소는 바로 기억의 기술을 거래하는 회사를 둘러싼 갈등과 음모, 그리고 묵시록적 전망을 담고 있다. 덧붙이자면, 그동안 문학을 통해 어디까지가 실재이며 실재의 가치는 무엇일까를 묻는 질문을 해왔다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고도화되어 가는 현대 과학기술을 통해 그 고민의 영역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은 문학적 상상력에 영향을 주었고, 그 상상력으로 어디까지 실재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SF는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라 한다. 김상균은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새로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기억 거래소에서 기술과 인간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기억 때문에’, ‘기억을 소재로 하여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 상품을 만들어내고 그 상품을 거래하는 방식은 마치 최근의 과학 전문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기억 거래소는 우리가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주는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에 얽힌 사람들의 고민의 편린을 보여준다.


■ 출판사 서평

당신은 어떤 기억을 지우거나, 갖고 싶은가?


기억 거래소 기억 상품을 사고파는 것에 관한 소설이다. 여기서는 두 가지로 구도를 잡을 수 있다. 하나는 기억 (조작) 상품은 실재하는가, 또 하나는 그 기억 상품을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 인간은 행복해지는가일 것이다. 우선 김상균 작가가 관련 전공 교수라는 점에서 보자면, 최근 과학의 발전 방향과 고민들을 그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작몽 동반 안락사’ ‘브로카 & 베르니케 이식술’ ‘트라우마 기억 재설정술등등 이름만 봐도 어려운 과학기술 용어이지만, 사실 이 기억의 기술들은 현재 수준에서 가능하다. 문제는 기술의 상용화, 상품화일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탐구심 혹은 욕심은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다. 인간 복제마저 가능한 시대인데, 기억의 복제/삭제/재생이 불가능할까? 하지만 과학기술은 일정한 제도와 관습 그리고 윤리의 통제를 따른다. 그것이 문학에서라면, 실재하는가 아닌가와는 별개로 상상의 한계는 없을 것이다. 복제 인간을 다룬 소설과 영화가 많다! 또한 기억의 조작을 다룬 소설과 영화 역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김상균 작가가 그리고 있는 이 작품 속의 기억 거래소’=‘기술 상품은 그 한계가 없어 보인다. 김상균 교수는 최근의 뇌과학의 기술 수준과 상용화 수준을 잘 알고, 또한 연구하고 있는 전공 교수이기에, 한계와 가능성까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상균 작가는 인간은 무엇까지 사고팔 수 있는가(무한한 상업화)라는 탐구심에서 나아가, 어디까지가 실재이며, 실재의 가치는 무엇일까(가상현실&증강현실의 고도화)라는 질문을 던지고, 뇌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인간의 욕망에는 어떤 위험이 뒤따르는가(뇌과학의 발전)라는 묵시록적 전망을 보여주고자 한다.

작품 소개


평범한 20대 청년 완우는 춘천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잠시 일하다가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대학 시절 은사인 김상균 교수의 소개로 사무실도, 이름도 없는 기업에서 일하게 된다. 그 기업은 발달된 뇌과학을 이용해 인간의 기억을 조합하고 바꿔주는 서비스를 음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그 회사를 더컴퍼니(The Company)라고 칭한다. 완우는 그 회사의 영업 담당자인 조민석 실장 밑에서 일을 하게 된다.
<상품 : 조작몽 동반 안락사(Euthanasia with Manipulated Dream)>
불치병에 걸린 사람에게 조작된 꿈(Dream)을 꾸게 해서, 평온하게 삶을 마감하도록 돕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 춘천 지역의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친구인 유리를 다시 만난다.
<상품 : 브로카 & 베르니케 이식술(Broca & Wernicke Areas Transplantation)>
가난한 이가 가진 언어(영어) 능력을 부유한 사람에게 이식시키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완우는 유리가 더컴퍼니를 비밀리에 취재하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된다.
<상품: 안면이식 동반 작화증 유도술(Induced Confabulation with Face Transplantation)>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여, 죄를 저지른 사람이 기억 속에서 고통을 받도록 만드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 실장의 일을 돕는 L이 유리의 취재를 제지하려고 유리의 기억을 지우려는 시도를 한다.
<상품 : 부분 마인드 복사술(Partial Mind Transfer)>
목표 의식이 없는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여 임의로 욕망과 목표 의식을 만들어주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동안 김상균 교수가 유리에게 최면을 걸어서 취재원들을 파악하고 정리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만간 김 교수가 유리의 기억도 모두 지우려 한다.
<상품 : 트라우마 기억 재설정술(Memory Reconsolidation for Trauma)>
죄를 뉘우치지 않는 상대방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상대방에게 사과를 받았다는 거짓 기억을 심어주거나, 상대방에게 상처받은 일에 대한 일체의 기억을 지워주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완우는 김 교수를 만나서 유리를 지켜달라고 애원하지만, 김 교수는 모호한 반응만 보인다. 완우는 유리가 위험해질 것을 염려해서 취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지만, 유리는 이를 거부한다. 유리는 김 교수가 갖고 있는 무서운 계획을 완우에게 들려준다.
<헤븐 서버(Heaven Server)>
죽은 사람의 뇌를 컴퓨터로 연결하여 가상의 세상 속에서 소통하고 생활하며 무한히 살아가게 만드는 제품(헤븐 서버)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실장은 암이 악화되어서 죽는다. 조 실장은 처음부터 자신이 하던 일을 완우에게 넘기려던 계획이었다. 그동안 자신의 병과 계획을 완우에게 숨겨왔다. 조 실장은 죽은 후 헤븐 서버에 들어갔으며, 김 교수도 나중에 이 서버에 들어가려 한다 . 완우는 조 실장이 더 컴퍼니에 합류하기 전에 했던 일을 기록한 문서를 얻는다.
<인턴의 끝>
완우는 일주일 이내에 조 실장의 역할을 대행할지, 아니면 일을 그만둘지 결정해야 한다. 일을 그만두면 완우가 알고 있는 더컴퍼니에 대한 모든 기억은 초기화되어 삭제된다. 더컴퍼니에 대한 두려움과 유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두고 완우는 갈등한다. 유리를 만나지만, 유리는 완우의 선택을 믿는다고만 말한다.
 
(더 이어진다.)




■ 추천의 글 및 저자 소개


추천의 글특별히 기억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하필 지우고 싶은 기억은 유난히 지워지지 않는다.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웬만큼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런데 기억을 지우는 기술이 있다면 지운 기억을 재생시키는 기술도 생길 것 같다. 마치 망가진 하드디스크를 복구하고 삭제한 파일을 살려내는 것처럼 말이다. 기껏 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덮어쓰기를 해야 하는가? 그렇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건을, 아니면 내가 원했던 사건을 파일로 만들어 내 뇌 특정 영역에 깔아 놓고 싶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뇌를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SF란 모름지기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김상균은 기억거래소에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우리 삶 속에서 기억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을 거래하는 기술은 마치 최근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혹시 김상균은 SF를 알리바이 삼아 실제로 기억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어린 시절 토탈 리콜이란 할리우드 영화를 본 일이 있다. 영화 속에서 미래 세계 인류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였고 여러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하였는데, 그중 가상체험 기술도 매우 발달하였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도 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연결시킴으로써 매우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삭제당한 채 평범한 노동자로 살고 있던, 화성 식민지와 관련이 깊은 비밀 공작원 출신 주인공이 화성에서의 스파이 모험 가상체험을 해보다가 봉인되었던 과거가 풀리면서 시작된다.
김상균 교수의 기억 거래소도 인간의 뇌와 기억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인간의 뇌를 다루는 뇌과학의 세계는 아직도 광활하고도 신비한 미답지가 있는 상태라 앞으로 미래에 과학과 의학이 발전했을 때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섣불리 짐작하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기억과 꿈에 대한 여러 상상을 참을 수 없다. 이 호기심과 궁금증은 아마도 인류가 어느 정도 문명을 터득하면서부터 늘 지니고 있던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기억 거래소는 전문 작가가 아닌 관련 과학 전공 교수의 저작이라 최근 뇌를 둘러싼 과학의 발전의 방향과 고민들을 그 바탕에 깔고 있는 소설이란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우리는 누구나 꿈에서 깨어나 잠시나마 그 꿈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꿈의 잔영에 취해 있던 기억을 지니고 있다. 꿈속에서 이건 꿈이야!’라고 인식을 했던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 꿈이 너무 행복하여 깨어나기 싫거나 반대로 너무나 고통스럽거나 두려운 꿈이어서 어서 이 악몽에서 깨어났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꿈을 왜 꾸는 것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꿈이 만들어지고, 또 그 꿈을 꾼다는 게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하지만 우리는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줄 수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기억 거래소는 그런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몇 가지 에피소드와 그에 얽힌 사람들의 고민의 편린을 보여준다.
이 책을 덮고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완우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컴퍼니에서의 경험이 완우의 삶에 미친 영향은 뭘까? 기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하고자 하였던 유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나라면, 내게 컴퍼니의 완우 같은 직원이 다가와 상품 구매를 권하면, 나는 컴퍼니 상품을 구매하게 될까, 구매한다면 어떤 상품을 선택하게 될까? 기억이 사라지면, 그 인생도 사라지는 걸까? 마찬가지로 기억이 만들어지면 우린 그 인생을 경험한 게 되는 걸까?
한희(MBC 드라마 PD)
저자 소개
 
김상균
 
제어계측공학(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공부했으며, 강원대 산업공학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게임과 놀이를 활용한 동기 부여, 행동 변화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지향하며 게이미피케이션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 기업과 기관의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에 자문을 해왔고, 빅게임(Big Game), LARP(Live Action Role Playing)와 보드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를 창작했다.
전문서로는 대표적으로 Gamification in Learning and Education: Enjoy Learning Like Gaming(Springer 출판사)을 집필했다.
email: saviour@kangwon.ac.kr
facebook: saviour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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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항쟁이 아니었으면 헌법 제1조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여러분에게 세계 10개 국가의 헌법과 한국의 3개 헌법이 벌이는 전투에 참여하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참여하기도 전에 겁부터 먹지 마시기를 바란다. 어느 나라 헌법이나 다 비슷하다. 그리스, 남아공, 독일, 미국, 베네수엘라, 스페인, 일본, 중국, 프랑스, 필리핀의 헌법과 한국의 제헌헌법, 유신헌법, 1987년 개정헌법을 동시에 보고 판단한다면, 헌법을 보고 자신의 권리를 새롭게 보는 눈이 생길 것이다.

- 《헌법 전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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