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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올해 나온 책] #책 속으로 #사진감상 #김일영 #제주당신을만나다

안녕하세요, 알렙출판사의 알렙 氏입니다. 오늘은 [제주 사진]을 감상하고 가실게요~!

[제주, 당신을 만나다](홍죽희, 여연 지음, 김일영 사진)에는 제주 테마 여행 에세이와 함께 100여 점의 김일영 사진가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어떤 사진은 텍스트와 어울리기 위해 설명/자료적으로 넣었지만, 하나하나 멋지고 좋은 사진들입니다.

몇 번에 나눠서 선보이겠으니, 즐감상하시고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돌 구들 위에서 나고, 산담 두른 작지왓(작은 돌이 깔려 있는 밭)에 묻힌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이 말 속에는 ‘돌에서 왔다가 돌로 돌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가 나타나 있다. 제주 사람들이 평생 돌과 함께 거칠고 팍팍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변하였지만, 제주 선조들이 사는 집은 돌로 시작해서 돌로 마무리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타리, 올레, 울담, 산담, 밭담, 심지어 바닷가에 고기를 잡기 위해 둘러놓은 원담까지 모두 돌로 이루어졌다. 각종 살림 도구 역시 돌을 이용하여 의식주를 해결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돌로 마을의 허한 기운을 채워주는 방사탑을 쌓기도 하고, 죽은 자들의 넋을 지켜주는 동자석을 빚기도 했다.

임철우의 소설 『돌담에 속삭이는』에 이런 구절이 있다.

“돌담에 영혼이 깃들어 있어, 제주 섬에 가면 부디 돌멩이 한 개라도 무심히 밟고 지나지 말라. 돌담의 돌멩이 한 개라도 무심히 빼내어 허물지 말라.”

제주의 돌은 제주인들의 한숨과 눈물의 상징이며, 세월의 무게를 함께 견디어 온 증거임을 전해 주는 말이다.

- 《제주, 당신을 만나다》(15-17쪽)(홍죽희 여연 지음, 김일영 사진, 알렙 펴냄)




네이버 책에서 보기 : https://bit.ly/3lU9co9

예스24 : https://bit.ly/3dsqLIN

교보문고 : https://bit.ly/318AxdY

알라딘 : https://bit.ly/2T2te33

인터파크 : https://bit.ly/3k1uW0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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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구들 위에서 나고, 산담 두른 작지왓(작은 돌이 깔려 있는 밭)에 묻힌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이 말 속에는 ‘돌에서 왔다가 돌로 돌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가 나타나 있다. 제주 사람들이 평생 돌과 함께 거칠고 팍팍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변하였지만, 제주 선조들이 사는 집은 돌로 시작해서 돌로 마무리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타리, 올레, 울담, 산담, 밭담, 심지어 바닷가에 고기를 잡기 위해 둘러놓은 원담까지 모두 돌로 이루어졌다. 각종 살림 도구 역시 돌을 이용하여 의식주를 해결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돌로 마을의 허한 기운을 채워주는 방사탑을 쌓기도 하고, 죽은 자들의 넋을 지켜주는 동자석을 빚기도 했다.

임철우의 소설 『돌담에 속삭이는』에 이런 구절이 있다.

“돌담에 영혼이 깃들어 있어, 제주 섬에 가면 부디 돌멩이 한 개라도 무심히 밟고 지나지 말라. 돌담의 돌멩이 한 개라도 무심히 빼내어 허물지 말라.”

제주의 돌은 제주인들의 한숨과 눈물의 상징이며, 세월의 무게를 함께 견디어 온 증거임을 전해 주는 말이다.

- 《제주, 당신을 만나다》(15-17쪽)(홍죽희 여연 지음, 김일영 사진, 알렙 펴냄)










제주, 당신을 만나다

저자 홍죽희, 여연

출판 알렙

발매 2020.10.05.

네이버 책에서 보기 : https://bit.ly/3lU9co9

예스24 : https://bit.ly/3dsqLIN

교보문고 : https://bit.ly/318AxdY

알라딘 : https://bit.ly/2T2te33

인터파크 : https://bit.ly/3k1uW0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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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라틴어 한마디쯤은 알고 있죠. 코기토 에르고 숨. 코기토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르네 데카르트의 말입니다.



르네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신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스스로의 발로 처음 서는 인간에게 주어진 유일한 무기유일한 자기증명법결국에는 신에 대한 부정으로 서서히 이어지는 아득한 바벨탑의 시초.

두 번째 코기토는 니체의 도덕의 계보에 나옵니다.
 
인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로 신은 존재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물론 이 언사는 그가 ‘금욕주의적 이상을 비꼬는 데 사용한 거지만실은 그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사용했다 해도 별로 놀랍지 않을 듯합니다그가 부정하고 싶었던 건 신이 아니라어리석은 인간들이었습니다한없이 어리석으면서도 이성이란 걸, ‘인식이란 걸 항상 갖고 있는 척하는 비천하고열등한 인간그리고 결정적으로 니체 자신의 우월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사실 ‘이란 그에게 있어서 부정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이나 달성해야 할 최종 단계였습니다.

세 번째 코기토는 라캉의 세미나 무의식에 있어 문자가 갖는 권위 또는 프로이트 이후의 이성에서.  

나는 내가 아닌 곳에서 생각한다그러므로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없는 곳에서만 존재한(I thinkwhere I am notthereforeI am where I donot think).



자크 라캉


인간이 생각하는 주체-이성으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데카르트의 신화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고이제 라캉은 코기토를 그답게 뒤틀며 말합니다그리하여 이 코기토는 자연스레 그의 스승 프로이트를 떠올리게 합니다프로이트는 자신의 분석학 강의의 열여덟 번째 강의 외상에 대한 고착무의식에서 인류는 지금까지 두 번의 커다란 모욕(첫 번째 모욕은 코페르니쿠스로부터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두 번째 모욕은 다윈으로부터인간이 창조에 의한 특권을 누린 유별난 존재가 아니라는)을 받았으며이제 마지막 모욕자아/주체가 존재의 주인이 아니라는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학에서의 코기토일반적인 인간-존재에 대한 탐구로서의 코기토가 아니라글쓰는 존재에 대한 탐구로서의 코기토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의 검은 책에서 주운 마지막 코기토.
 
나는 다른 사람이다고로 존재한다.



오르한 파묵
이 글은 이치은 에세이,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알렙, 2020)에 수록된 단편을 재구성하여 쓴 것입니다.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는 책 읽기, 책 속의 그림, 책 속의 문장에 관해 쓴 이치은의 단편 에세이들입니다. 이치은 작가는 짤막한 단상이 잡문이나 메모 정도에 지나지 않고, 읽히는 글이 되게끔 세심하게 글감을 골랐습니다.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
도끼열쇠찌꺼기가 된 어느 소설가의 생각 부스러기들
이치은 지음 | 알렙 | 202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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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낳은 가장 혁신적인 소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1952년에 발표한 『또 다른 심문들』에는 유명한 동물의 분류 방식이 나옵니다.



아르헨티나의 대문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사실 그는 프란츠 쿤 박사의 중국백과사전에서 인용했다고 주장했죠그리고 다시 미셸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재인용했고마지막으로 수다쟁이 아저씨 움베르토 에코가 궁극의 리스트에서 재재인용해서 더더욱 유명해졌습니다한번 볼까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


a. 황제에 예속된 동물들
b. 박제된 동물들
c. 훈련된 동물들
d. 돼지들
e. 인어들
f. 전설의 동물들
g. 떠돌이 개들
h. 이 분류 항목에 포함된 동물들
i. 미친 듯이 날뛰는 동물들
j. 헤아릴 수 없는 동물들
k. 낙타털로 만든 섬세한 붓으로 그려진 동물들
l. 그 밖의 동물들
m. 방금 항아리를 깨뜨린 동물들
n. 멀리서 보면 파리로 보이는 동물들
 



움베르토 에코


그러면이 놀라운 분류 방식을 고안해 냈으면서도 짐짓 프란츠 쿤 박사에게서 인용했다고 주장하는 보르헤스의 말은 사실일까요?
그 백과사전의 제목은 바로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입니다물론 그건 보르헤스의 18번인 이른바 가짜 인용입니다.
당연히 이런 책은 존재하지 않으니 아마존이나 중국 헌책방을 찾아 헤매지 말아야 합니다*^^*

볼 때마다 웃음 짓게 하는 이 놀라운 분류 방식. 이런 놀라운 분류표를 고안해 낸(고안해 냈으면서도 짐짓 고안한 것이 아니라 타인이 쓴 글에서 빌려 왔다고 천연덕스럽게 농을 던지는) 보르헤스는 어디에 속할까요? 
당신은 어디에 속하는가요? 그리고 이 책을 쓴 이치은은 어디에 속할까요? 



이 글은 이치은 에세이,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알렙, 2020)에 수록된 단편을 재구성하여 쓴 것입니다.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는 책 읽기, 책 속의 그림, 책 속의 문장에 관해 쓴 이치은의 단편 에세이들입니다. 이치은 작가는 짤막한 단상이 잡문이나 메모 정도에 지나지 않고, 읽히는 글이 되게끔 세심하게 글감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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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읽을 대상으로서의 책은 무엇인가요? 쓰는 대상이 아니라!
독서의 대상으로서의 책에 대한 프란츠 카프카의 발언.
카프카가 책에 대해 말한 문장 중 가장 흔히 인용되는 건 아래 문장입니다.

책이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해.



문학잡지 악스트(도끼)

이 문장은 20살의 카프카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조금은 과격하고 파격스러운 위 말과 달리지극히 카프카다운 말도 있습니다.
 
많은 책들은 자신의 성 안에 있는 어떤 낯선 방들에 들어가는 열쇠 같은 역할을 하네.
 




카프카의 편지에는 놀랍게도 책에 대한독서에 대한 이야기가 드뭅니다.
하나 더 인용해 보자면이 글은 아쉽게도 카프카가 직접 남긴 말이 아니라구스타프 야누흐란 사람이 카프카와의 대화를 기록한 말입니다.

그를 다시 만났을 때 나는 그동안 닥치는 대로’ 읽었던 책들을 열거했다카프카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서는 비교적 쉽게 그렇게 많은 책을 끄집어 낼 수 있지만책에서는 거의정말 거의 인생을 끄집어 낼 수 없어요.”

그러곤 카프카가 이렇게 덧붙였다고 구스타프 야누흐는 주장합니다.
 
글은 체험의 찌꺼기에 지나지 않아요.
 
보르헤스는 노란 장미에서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합니다.
 
책들은 세계의 거울이 아니라 세계에 새로 덧붙여진 어떤 무엇이라는 것.
 
당신에게 읽을 대상으로서의 책은 무엇인가요?
언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인가요?
자신의 마음 속 한번도 가지 못한 방을 여는 열쇠인가요?
체험의 찌꺼기일 뿐인가요?
아니면 우리의 체험과는 아무 상관 없이 그저 세계에 덧붙여진 부록 같은 건가요?



당신에게 책은 무엇인가요? 도끼? 열쇠? 찌꺼기? 아니면 부록?
이 글은 이치은 에세이,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알렙, 2020)에 수록된 단편을 재구성하여 쓴 것입니다.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는 책 읽기, 책 속의 그림, 책 속의 문장에 관해 쓴 이치은의 단편 에세이들입니다. 이치은 작가는 짤막한 단상이 잡문이나 메모 정도에 지나지 않고, 읽히는 글이 되게끔 세심하게 글감을 골랐습니다.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
도끼열쇠찌꺼기가 된 어느 소설가의 생각 부스러기들
이치은 지음 | 알렙 | 202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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