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서거 1주기 추모전' 서울서 16일까지
봉하마을 논밭에서 신던 고무장화 한 켤레가 가지런하다. 손녀들을 태우고 들판을 누비던 자전거와 빨간 수레도 활짝 웃는 고인의 사진 앞에 세워져 있다. 지난해 서울광장 노제 때 시민들이 접어 날렸던 노란색 종이비행기들이 전시관 천장을 가득 장식했다.
5일 서울 서초동 오픈옥션 갤러리 '루미나리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전이 열렸다. 노 전 대통령의 유품 20여점이 처음으로 공개됐고, 1987~1995년 부산에서 활동할 당시의 미공개 사진 6장도 첫선을 보였다. 김은곤·박재동 등 작가 20여명이 출품한 그림과 조각, 판화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관은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생활과 서거 뒤의 풍경, 시민들의 추모의 마음 등을 두루 돌아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1주기를 맞아 봉하마을까지 가기 힘든 분들을 위해 '서울에서 만나는 노무현'이란 개념으로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관 첫날 많은 시민들이 전시관을 찾았다. 마침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 세 딸을 데리고 온 조진광(39)·김현숙(33)씨 부부는 "아이들에게 '좋은 대통령, 좋은 할아버지였다'고 말해주려고 함께 왔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6000명이 넘는 시민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개관식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들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등 정치인들의 얼굴도 보였다.
추모전은 서울에서 16일까지 휴일 없이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무료로 볼 수 있으며, 20~31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옮겨 열린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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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꽤 더워진 바람을 맞으며 책상 앞에 앉아 움직이지도 않고 <운명이다>를 읽어 내렸다.
"노무현 대통령을 아주 많이 사랑하셨던 분들에게는 이 책이 따뜻하고 정겨운 작별 인사가 되기 바랍니다."
문재인의 머릿말 말미 한 구절에서부터 눈물이 툭 솟았다.
따뜻하고 정겨운 작별 인사... 그런 걸 벌써부터 어떻게 하라는 건지. 1년이 지나도 마음은 1년 전 그 때와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