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띠지는 거추장스러워서 책 상태만 확인한 후 바로 떼어버렸는데,
띠지가 점점 단순한 띠지의 수준을 넘어 책 표지와 함께 디자인화되어가는 것 같아서
벗겨버릴까 말까를 망설이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_-
결국엔 떼어버리지만
정말 띠지인지 커버식으로 만들어진 표지 위의 표지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종종 있어서..
좀 괴롭다.;
제일 고민했을 때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과 <신해철의 쾌변독설> 때였다.
김연수 책의 경우 커버같은 띠지를 벗겨내니
속살이 너무 맨살같아서 마치 옷을 벗겨버린 것처럼 미안한 마음마저 들어버렸는데
(가뜩이나 반라의 쓸쓸한 몸체가 그려져있어서 더욱)
역시 표지 상단만 어정쩡하게 얼굴을 내민 모습이 바보같아서 벗겨버렸다.
쾌변독설은 표지같은 띠지인지 띠지같은 표지인지;
정말 헷갈리는 금빛 종이가 책을 두르고 있는데다 그게 참 어울리고 멋스러워서
꽤나 주저주저했다.
결정적으로 신해철의 매서운 눈빛만 부각시키는 띠지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떼버렸는데,
막상 벗기고나니 표지의 질감이 거칠어서 다시 입힐까 또 갈등-_-
하지만 역시 표지 위에 뭔가 너덜거리는 게 들러붙어있는 건 신경에 거슬려서 그만뒀다.
근데 한번 보고 꽂아두기만 하는데 뭐가 그렇게 거추장스럽다고 부득불 떼버려야 속이 시원할까?
알 수 없는 노릇.
암튼 최근에 주문한 책 중에서도 좀 고민이 되는 책이 여럿 있었는데
가장 갈등했던 것이 <로드>였다.
커버디자인이 이미 눈에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벗겨내는데 참..
별 거 아닌 거 갖고 되게 고민했다.
그대로 두는게 더 어울리기는한데 덮어두자니 답답하고 걸리적거리고. 이거 병인가-_-
띠지는 그냥.. 띠지같이 좀 붙여줬으면 좋겠다. 갈등없이 떼버리게.
디자인을 하려면 표지에 바로 하면 되지 않나?
띠지를 자꾸 커버화하지 말란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