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 서평단 알림
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명승은 지음 / 한빛미디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 서평단 도서 :

방송국에서 전파하는 TV, 라디오의 프로그램이나 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종이신문이 미디어로 일컬어지던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방송과 신문이 여전히 주요한 정보통신의 수단인 것은 분명하지만,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IT기반이 급속도로 확장 발달되면서 포털사이트나 각종 홈페이지, UCC, 블로그 등 미디어의 형태가 다양하게 변모하고 그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양상도 커다란 변화를 보여오고 있다. 언론계 종사자로써 이러한 미디어의 변화를 직접 체험해온 저자가 체계적인 분석과 전망을 정리해 내놓은 책이 <미디어 2.0>이다.

표지에 디자인된 문구처럼 미디어 플랫폼은 거의 혁명에 가까운 모습을 진화되고 있다. 방송이나 신문의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던 수용자 입장에서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의견을 게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참여자를 거쳐 이제는 개인 스스로가 직접 정보를 만들고 전파하는 생산자의 역할에 이르른 것이다. IT강국을 표방하며 유비쿼터스라는 기치 아래 활발하게 실행되어온 정보통신 정책과 디지털 카메라,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 캠코더, 노트북 등 휴대가 간편한 통신장비는 미디어의 플랫폼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물적 바탕이 되어주었고, 또한 기존 매스 미디어의 천편일률적인 보도에 대한 회의, 공공성을 상실한 편파적인 보도 내용으로 인한 불신, 개성을 중시하는 사고, 개인주의적 성향 등이 복합적으로 표출되면서 바야흐로 개인미디어로 정의되는 포스트 저널리즘, 미디어 2.0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는 기자가 취재하여 편집국에서 선별된 기사가 제한된 시간, 제한된 지면에 실리는 것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작성한 포스트가 불특정다수의 공감을 얻으면서 화제가 된 것을 기자가 소스로 이용하는 ‘역현상’이 일어나고 그것이 점점 일반화되면서 공식적 미디어와 비공식적 미디어 간의 정보 순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전문기자보다 더 전문적인 포스트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면서 자연스럽게 토론의 장이 형성되고,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동시다발적으로 오고 가면서 쌍방향을 넘어선 전방위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양상을 보면 이런 것이 정말 정보의 민주주의임을 실감하게 된다. 최근 촛불집회에서의 1인 실시간 현장중계와 수많은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현장스케치는 미디어 2.0 세대의 위력적인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물론 무한한 자유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정보 생산이 갖는 폐해도 만만치 않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저작권 침해에 관한 문제, 익명성으로 인한 무자비한 사이버폭력,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박함이나 진정성 상실, 아마추어리즘의 취약성 등등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혁명의 공간이 양산해내는 문제점은 미디어 2.0의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생산되는 마이크로미디어의 폭발적인 증가는 앞으로의 전개 양상을 예측하기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2.0 시대가 기존의 거대 방송사, 신문사가 독점했던 정보 권력을 분산시킴으로써 진정한 민주주의를 천천히나마 실현해가고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앞으로 개인미디어들이 이루는 집단 지성이 정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보강함으로써 충분히 자정작용을 할 것이라는 대세 평가 역시 미래의 미디어 환경이 긍정적일 것임을 전망하게 한다.

일상적이고 사적인 소통의 공간에서부터 사회 여론을 형성하는 공적 기능의 블로그까지, IT 기술을 통해 미디어 플랫폼이 변화하는 현장의 중심에서 직접 보고 겪은 그 모든 과정이 저자의 경험과 함께 전달되는 것이 박진감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더불어 적절히 소개되는 각종 IT 지식과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관련 이론은 현재에 이어 미래까지 연결될 사회 현상에 대해 구조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한 부분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그래서 일반 독자보다는 대학생을 상대로 하는 강의 참고도서로 매우 유용할 것 같지만, 전문적이면서도 친밀한 저자의 글솜씨 덕분에 정보통신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아니 관심이 없더라도,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그 블로그들이 모인 집단 네크워크가 사회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 한번쯤 이론적인 측면과 연계하여 거시적으로 보는 것도 뜻깊은 학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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