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11 8. 정부의 역할, 그 새로운 도전,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2005



  한국경제연구원(keri) 보고서로 http://211.217.139.96/web/www/research_0201 에서 받을 수 있다.


  "정부 역할에 대한 법경제학적 분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법경제학 문헌들을 인용하고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아주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법경제학적 분석'은 어디에?).


  합리주의(적 설계주의)를 표방한 국가보다 경험주의 국가에서,

  성문법 국가보다 관습법 국가에서 여러 제도적 발전이 빠르고 구성원의 자율적 활동이 더 많이 보장되고 보호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관리경제'에서 '개혁경제'로의 이행기를 넘어 '자유경제'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 주된 논지이다.


  '관리경제, '개혁경제', '자유경제' 구분은 이 보고서의 고유한 구분 같은데, 처음에는 선명하게 구별되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표로 요약되어 있다(표 5는 126쪽, 표 6은 133쪽).





  대륙법(civil law) 국가와 영미법(common law) 국가들 사이의 경제적 성과를 비교분석한 연구들, 그리고 다음 인용구를 알게 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41쪽 각주 9)


이러한 사고방식은 17세기의 법관인 Hale의 홉스에 대한 다음과 같은 비판에 서 잘 드러난다. “특히 법과 통치에서는 당사자의 이성으로는 지금, 또는 즉각 적으로, 또 길게 보아도 그 합당함을 알지 못할지라도, 즉각적으로 멀리 보면 또 결과적으로는 합당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일들이…… 많이 있다. 오랜 경험 은 가장 현명한 위원회가 얼른 예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법률의 편리함, 또는 불편함에 관한 발견들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현명하고 배운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을 통한 수많은 법률의 수정과 보완이, 이러한 오랜 경험의 도움 없이 가장 완숙한 현자가 만든 것보다…… 더 법률의 편리함에 잘 맞아 떨어 진다. 이것이 현재 법의 합당함을 통찰하는 일을 한층 더 어렵게 하는데, 법은 오래되고 반복적인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이며, 경험은 보통 바보의 첩이라 불 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현명한 수단이며, 또 어떤 현자도 단 번에 예견할 수도 고칠 수도 없는 것을 제공하고 그 결함을…… 찾아내기 때 문이다. 우리가 제도의 존재이유를 우리에게 명확히 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확실성을 주는 제도화된 법이라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개별제도들의 존재이유 는 모를지라도 그것들을 관찰하는 것이 합당하다.”(Holdsworth , A History of English Law Ⅴ, 1924. 하에에크/김균(1997)에서 재인용)


  그리하여 차례로 따라가 보았다.


  Friedrich A. Hayek, The Constitution of Liberty (1978), Chapter 4

  (어서 읽어야지...)


"that mediately, remotely, and consequentially are reasonable to be approved, though the reason of the party does not presently or immediately and distinctly see its reasonableness.... Long experience makes more discoveries touching conveniences or inconveniences of laws than is possible for the wisest council of men at first to foresee. And that those amendments and supplements that through the various experiences of wise and knowing men have been applied to any law must needs be better suited to the convenience of laws, than the best invention of the most pregnant wits not aided by such a series and tract of experience.... This adds to the difficulty of a present fathoming of the reason of laws, because they are the production of long and iterated experience which, though it be commonly called the mistress of fools, yet certainly it is the wisest expedient among mankind, and discovers those defects and supplies which no wit of man could either at once foresee or aptly remedy.... It is not necessary that the reasons of the institution should be evident unto us. It is sufficient that they are instituted laws that give a certainty to us, and it is reasonable to observe them though the particular reason of the institution appear not." 20


20) "Sir Mathew Hale's Criticism on Hobbes Dialogue on the Common Law," reprinted as an appendix to W. S. Holdsworth, d History of English Law, V (London, 1924),504-5 (the spelling has been modernized). Holdsworth rightly points out the similarity of some of these arguments to those of Edmund Burke. They are, of course, in effect an attempt to elaborate ideas of Sir Edward Coke (whom Hobbes had criticized), especially his famous conception of the "artificial reason" which (Seventh Report, ed. I. H. Thomas and I. F. Fraser [London, 1826], IX, 6) he explains as follows: "Our days upon earth are but a shadow in respect of the old ancient days and times past, wherein the laws have been by the wisdom of the most excellent men, in many succession of ages, by long and continued experience (the trial of light and truth) fined and refined, which no one man, (being of so short a time) albeit he had the wisdom of all the men in the world, in any one age could ever have affected or attained unto." Cf. also the legal proverb: "Per varios usus experientia legem fecit."


  에드워드 코크의 개념 중에 "artificial reason"이라는 게 있었구나...


  W.S. Holdsworth, A History of English Law, Vol. 5 (1923), 504.



  Holdsworth(1923), 505.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부연하고 있다.


42~43쪽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그 속성상 보수적이면서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는 특성을 갖게 된다. 성공적인 자유사회는 역설적으로 항상 전통에 얽매인 사회이다. 영국이라는 이름이 한편으로는 자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과 그토록 밀접하게 연관된 것은 역사의 패러독스 중의 하나이다. 제도와 관습 그리고 오래된 전통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자유란 보호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유가 유익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자발적 준수가 그 조건이다. 따라서 자유는 뿌리 깊은 도덕적 믿음 없이는 절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이러한 도덕적 믿음은 결국 그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전통과 관습에 의하여 유지되는 것이다.

  한편 자연스럽게 형성된 전통이나 제도는 인위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기에 체계적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경험주의적인 제도와 체제는 대부분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비체계적이고 산만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은 정교하지 않으며 불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의 또 다른 특징은 실용주의적이라는 데에 있다.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디자인이나 직관적 이해보다는 실질적으로 얼마만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느냐를 중요한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뒤에 상술할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에 따른 체제변화가 주로 혁명이나 큰 정치적 변혁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합리주의적 설계주의는 실질적 변화보다는 다소 인위적인 결과와 정치적 홍보에 치중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경험주의는 인간의 삶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선하였느냐에 관심을 두고 이를 위한 부대적인 장치나 설계상 또는 미학적 치장에는 다소 둔감할 수 있다.

  경험주의는 자유의 본질을 자발성과 강제의 결여에서 찾는다. 따라서 결과의 완벽성보다는 자유로운 절차를 중요시한다. 자유롭지만 실수를 저지르는 시행착오의 과정 자체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며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교훈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경험주의적 성장은 다소 느리고 유기적이며 반쯤 의식적인 성장을 옹호하게 된다.


  후일을 위해 참고 문헌을 단행본 위주로 정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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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역할, 그 새로운 도전 - 정부역할에 대한 법경제학적 분석
조성봉 지음 / 한국경제연구원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240211 8. 정부의 역할, 그 새로운 도전,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2005

흥미를 끄는 대목, 몰랐던 문헌이 없지 않으나 많이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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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묵향 > [100자평]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

훨씬 오래 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이때 읽은 게 맞나;;
일부를 남겨 두었다가 인문학 강좌를 기획하면서 이날 마저 읽었나 보다.

지금 읽으면 느낌이 많이 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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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묵향 > 지금도 꽤 똘박한...

우리말 낱말을 살려쓰면 정확한 소통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긴다. 어휘가 가냘프게 된 탓에 한자어, 일본어, 이제는 영어에 많은 생각을 외주 주어야 하는 신세지만 어쩌겠는가. 시절과 언어의 변화를 인력으로 막을 수도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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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5 4. 파이널 인벤션(Our Final Invention), 제임스 배럿, 정지훈 옮김, 동아시아, 2016




1. 본인이 인공지능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혹은 대중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공지능을 간편히 "블랙박스"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선동에 가깝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대목이다.


유전자 알고리[듬]과 마찬가지로 인공신경망은 블랙박스 시스템이다. 즉 네트워크 가중치와 신경세포의 활성화라는 입력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이 출력인지도 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인공지능 도구인 '블랙박스'의 출력에 대해서 제대로 예측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이를 검증 가능하고 '안전'하다고 누구도 말하지 못한다. - 180쪽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냐고? 오차역전파(backpropagation)가 일어난다.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오차역전파는 오차함수의 미분값(gradient, 기울기)을 계산하여 조정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 연쇄법칙을 사용한다.


  2013년에 나온 책이라 지금 읽기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너무 많다.

  AlexNet이 ILSVRC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2012년이니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역자도 적절하게 지적한 것처럼,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서술인데... 이제 컴퓨터는 인간의 이미지 인식 능력을 거뜬히 뛰어넘는다.


어떤 컴퓨터 시각 시스템도 두 살짜리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개와 고양이는 구별하지 못한다. - 317쪽


  닉 보스트롬의 말을 빌려 쓴 다음과 같은 서술이 더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AI effect라고도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AI_effect


옥스퍼드 대학교의 인류 미래 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 소장인 닉 보스트롬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최첨단 인공지능이 범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분류가 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인공지능이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어떤 부분에 충분히 유용하고 많이 사용하면 더 이상 인공지능이라 불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 314쪽


2. 역자의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편집자의 잘못인지, 확신을 갖고 틀린 띄어쓰기를 하고 계신 부분이 여럿 발견된다. 이걸 보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많이 내는 분이시니 몇 개만 써둔다.


  261쪽. 인터넷 상에 → 인터넷상에 ["-상(上)"은 접미사이다.]

  292쪽. 온라인 상의  온라인상의

  433쪽. 있었는지 조차  있었는지조차 ["조차"는 보조사이다.]

  287쪽. 그 다음으로  그다음으로 [이건 틀린 표기가 워낙 퍼져 있어서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지만, "그다음"은 하나의 단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그다음으로"가 들어간 예문이 여럿 나온다.]

  332쪽. 1960년 대  1960년대


  348쪽. 접하지 못 하는  접하지 못하는

  355쪽. 막지 못 한다는  막지 못한다는

  357쪽. 예측하지 못 했던  예측하지 못했던

  359쪽. 글쎄, 못 할 것이다.  글쎄, [이해하지/감시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못하다"는 동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이는 보조동사이다.]


3. 역자 주석 중에도 의아한 부분이 있다.


  230쪽

  "정신과 의사인 Elias Aboujaoude는 자신의 저서인 『Virtual You』[를] 통해 소셜 네트워크와 롤플레잉 게임이 나르시시즘*이나 이기주의와 같은 다양한 질병들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 문장 중 "나르시시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주석을 다셨다.


  "* 자기 육체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와 연관해 독일의 정신과 의사 P. 네케(Paul Näcke)가 만든 용어"


  뭐, 정신분석학적으로, 역사적으로야 그런 유래가 있지만, 여기서는 '자기애(自己愛)'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닐까(뒤에 '이기주의'도 나오고). 굳이 주석이 필요한 용어인가도 싶다. 원문을 보니 위 문장은 "In his book, Virtually You, psychiatrist Elias Aboujaoude warns that social networking and role-playing games encourage a swarm of maladies, including narcissism and egocentricity."를 옮긴 것인데, "a swarm of maladies"를 "다양한 질병들"로 옮기시려다 보니 위와 같은 주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셨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병리 현상(/병폐/문제)'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다. "egocentricity"도 '이기주의'보다는 '자기중심주의'가 더 나았을 것 같다.


  296쪽

  "Lexis/Nexis"에 대하여, "* 미국 미드데이터센트럴(Mead Data Central, MDC)이 1968년부터 제공해온 종합정보은행서비스.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설 정보검색서비스이다."라는 주석을 달아두셨는데, 해당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보시면 금방 아시겠지만, '(Westlaw와 더불어) 최대의 법률정보서비스'라는 현재적 맥락이 완전히 빠져,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도하는 측면이 있는 주석이 된 것 같다.


4. 뒤늦게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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