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9. 추가)


알라딘에 '출간일을 개정증보판 출간일로 수정하여야 할 것 같다'고 문의(제보)하였고, 알라딘에서 출판사(사이언스북스)에 확인한 결과를 알려주셨다. 출판사 답변의 요지는 '증보판이기는 하나 쇄만 변경하여 출간일은 초판 1쇄 발행일을 유지하였다'는 것이다. '낡거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소개되었는데, 개작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12개 이야기를 새로 추가하여 144쪽이 늘어나기도 했다), 많이 팔렸던 책이어서 초판부터의 연속성을 이어나가고 싶으셨던 걸까. 아래에 썼던 내용은 내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잘못 쓴 부분도 있어서 그대로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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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6 12. 오래된 연장통, 전중환, 사이언스북스, 2010년 2월 1판 2쇄



  주위에 읽고 있던 분들, 읽었다는 분들이 많았지만 뒤늦게 읽었다.


  그런데 개정증보판이 나와 있었단 걸 몰랐다.

  나는 2018. 6. 19.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판을 샀는데, 당시 이미 144쪽이 늘어난 개정증보판이 나와 있는 줄 알았다면 구판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개정증보판이 나온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알라딘에서는 개정증보판의 출간일을 초판과 같은 "2010년 1월 15일"로 표시하여 오해를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초판을 내자마자 바로 절판시키고 개정증보판을 냈을 리는 없잖은가.

  이상해서 찾아보니 YES24도 마찬가지로 개정증보판 출간일을 2010년으로 표시하고 있다.



  영풍문고는 큰 기대를 안 했지만, 개정증보판에서 144쪽이 추가되었다고 소개하면서도 늘어난 쪽수를 반영해두지 않았다(이 정도면 출판사가 너무 무신경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교보문고만은 증보판 출간일을 "2014년 5월 30일"로 쓰고 괄호 안에 1쇄 출간일을 "2010년 1월 15일"로 표기하고 있다. 이것이 정확하고 친절한 표기 같다.



  내가 중고책을 살 때 어딘가에 쓰여 있었을 '절판' 표시를 놓쳤던 것이겠지만... 아무튼 아쉽다.

  한편 알라딘은 2024년 2월 17일 현재까지도 절판된 구판의 '직접 판매 중고책' 판매가를 8,400원으로 잡고 있는데, 초판이나 구판에 특별히 역사적 의의가 있는 책도 아니고 증보판이 "몇 가지 낡거나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잡고 12개 이야기를 새로 추가"한 버전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가격인지 의문스럽다.



  개정증보판의 중고책은 2024년 2월 17일 현재 창원상남점의 11,500원이 최저가이다.



  

  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이 글을 쓰고 나서 알라딘에 수정을 제안할 예정이다.


  내용으로 돌아와서, 나무위키에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는 진화심리학 비판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여담이지만, 가끔 이 정도로 전문적인 내용을 도대체 누가 시간 내어 정리해뒀지 싶을 때가 있는데, (조)교수님들 중에 나무위키 편집에 진심이라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https://namu.wiki/w/%EC%A7%84%ED%99%94%EC%8B%AC%EB%A6%AC%ED%95%99


  수시로 내용이 수정될 것이므로, 일부 주요 내용을 이미지로 첨부한다. 알라딘 서재 규격에 맞추느라 이미지를 축소하였으므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원문을 참조.





  경험적 검증·반증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인문학적 주의 주장과 이론보다는 과학적이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가설에 불과하거나 통계적 검증을 엄밀하게 거치지 않은 내용이 많이 섞여 있어서 결국 독자들이 주의하여 가려 읽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대중서이다 보니 근거나 비판론까지 충실히 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개정증보판은 어떻게 수정, 보완되었는지 모르겠다).


  진화심리학 비판을 정리한 위키피디아 영문 페이지도 참고할 만하다. https://en.wikipedia.org/wiki/Criticism_of_evolutionary_psychology


  책의 참고문헌 등을 정리한다.


  Oxford Handbook으로 여러 책이 나왔다.

  책 252쪽 참고문헌 중 Trehub의 논문이 실린 Oxford University Press의 책은 "The cognitive science of music"이 아니라 "The Cognitive Neuroscience of Music"이다.

  https://academic.oup.com/book/26285

  



덧. 며칠 전 유튜브 '과학드림' 채널에 전중환 교수님 강의가 올라왔다.

"(50분 특강) 📚[이기적 유전자]로 본 삶의 의미 with 진화심리학자(전중환 교수)" https://youtu.be/u94lJL0ix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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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2024-02-19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머리에 추가로 확인한 사항을 덧붙였습니다.
 
진화심리학 하룻밤의 지식여행 4
딜런 에반스 지음, 이충호 옮김, 오스카 저레이트 그림 / 김영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240216 11. 진화심리학, 딜런 에번스 글, 오스카 저레이트 그림, 이충호 역, 김영사, 2001

평범하다.
지하철 타고 이동하면서 읽기 적당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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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2 10. 경제본능론, 유동운, 북코리아, 2002



우주점에서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아 샀는데, 꽤나 야심찬 저작이고, 저자 스스로 정리하여 쓰시면서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 많으셨을 듯... 2002년에 나온 책이라니 새삼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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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1 9. 예측 기계(Prediction Machines), Ajay Agrawal, Joshua Gans, Avi Goldfarc, 이경남 옮김, 생각의, 2019




  국역본은 절판되었는데, 개정판이 2022년에 나왔고 인터넷에서 찾아 읽을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예측 비용 하락'이라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같은 관점에서 컴퓨터의 출현과 상용화는 곧 '연산 비용의 하락'이었고, 구글은 '검색 비용 하락'의 일등 공신이다). 2장에 '쇼핑 후 배송'에서 '배송 후 쇼핑(또는 반품)'으로의 전환을 설명한 대목이 인상 깊어 큰 기대를 가졌는데, 생각해보니 물리적 상점들이야말로 늘 고객의 집단적 수요를 예측하고는 있다(아마존은 2013년에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ping에 관한 특허를 받았다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8615473B2 ). 아무튼 (아주 살짝 용두사미가 된 감이 없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통찰이 많다.


  예측은 지금 가진 정보(데이터)를 활용하여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빠진 정보)를 채우는 과정이다. 예측 비용이 떨어진다는 것은 더 많은 예측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원래 예측의 영역이 아니었던 곳에서도 예측이 활용된다. Kathryn Howe는 어떤 문제를 예측 문제로 재구성하는 능력을 'AI Insight'라고 불렀다(29, 61, 228쪽). 의사 결정의 질도 꾸준히 향상된다.

  예측 비용이 떨어져 기계 예측이 많아질수록 인간이 하는 예측(대체재)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판단(judgment), 데이터(data), 행동(action) 등 의사 결정의 다른 요소들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고, 이들 보완재(complements)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다고도 한다(109, 225, 226쪽). (기계)예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때 함께 수요가 늘어난다는 견지에서 보완재이다(31쪽).


  '트레이드오프'도 중요하다.


데이터가 많다는 것은 프라이버시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자동화된다는 것은 통제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 17쪽


  사회적 차원에서는 '생산성 대 분배', '혁신 대 경쟁', '성능 대 프라이버시'의 트레이드오프가 있다(19장).


  그나저나...

  "방증"이라고 써야 할 곳에 "반증"이라고 잘못 쓰시는 분이 너무 많다. 학문하신다는 분들이 이것을 잘못 쓰면 정확한 뜻을 모른 채 멋을 내려고 다른 사람의 표현을 흉내내는 것처럼 느껴져서 좀 깬다.


91쪽

"예측에는 항상 신뢰 구간이 따라붙는데 이는 예측이 부정확하다는 반증이다."


  표준국어대사전 정의를 보자.


  방증(傍證):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줌. 또는 그 증거.

  반증(反證): 1. 명사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 2. 명사 어떤 사실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거꾸로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


  '신뢰 구간의 존재'가 '예측이 정확하다'에 대한 반대 증거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원문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예측에 따라붙는 신뢰 구간은 예측이 엄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정도면 어땠을까.


The prediction comes with a confidence range that reveals its imprecision.


  벌써 절판되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개정판에 대한 번역서가 다시 나오면 좋겠다.


  아래는 참고 단행본 목록이다. Tim Harford의 책들은 진지하게 관심 갖지 않았는데, "Undercover Economist Strikes Back"(『당신이 경제학자라면』)이 인용되어 있기에 찾아보았다. 번역 제목 덕에 꽤 팔렸을 것으로 보이는 『경제학 콘서트 1, 2』(원제는 각각 "Undercover Economist", "The Logic of Life"이다)가 2023년에 새로 나온 줄은 몰랐다. 재미를 좀 보셨는지 "Dear Undercover Economist: Priceless Advice on Money, Work, Sex, Kids, and Life's Other Challenges"도 국내에서는 『경제학 카운슬링』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이제는 오래된 문서가 되었지만, 책에 언급된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보고서 네 편


  (1) Jason Furman, “Is This Time Different? The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of Artificial Intelligence” (remarks at AI Now, New York University, July 7, 2016), https://obamawhitehouse.archives.gov/sites/default/files/page/files/20160707_cea_ai_furman.pdf

  (2)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Artificial Intelligence, Automation, and the Economy,” December 2016, https://obamawhitehouse.archives.gov/sites/whitehouse.gov/files/documents/Artificial-Intelligence-Automation-Economy.pdf

  (3)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 and Committee on Technology, “Preparing for 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 October 2016, https://obamawhitehouse.archives.gov/sites/default/files/whitehouse_files/microsites/ostp/NSTC/preparing_for_the_future_of_ai.pdf

  (4)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 and Networking and 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and Development Subcommittee, “The N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and Development Strategic Plan,” October 2016, https://obamawhitehouse.archives.gov/sites/default/files/whitehouse_files/microsites/ostp/NSTC/national_ai_rd_strategic_pla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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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1 8. 정부의 역할, 그 새로운 도전,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2005



  한국경제연구원(keri) 보고서로 http://211.217.139.96/web/www/research_0201 에서 받을 수 있다.


  "정부 역할에 대한 법경제학적 분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법경제학 문헌들을 인용하고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아주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법경제학적 분석'은 어디에?).


  합리주의(적 설계주의)를 표방한 국가보다 경험주의 국가에서,

  성문법 국가보다 관습법 국가에서 여러 제도적 발전이 빠르고 구성원의 자율적 활동이 더 많이 보장되고 보호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관리경제'에서 '개혁경제'로의 이행기를 넘어 '자유경제'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 주된 논지이다.


  '관리경제, '개혁경제', '자유경제' 구분은 이 보고서의 고유한 구분 같은데, 처음에는 선명하게 구별되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표로 요약되어 있다(표 5는 126쪽, 표 6은 133쪽).





  대륙법(civil law) 국가와 영미법(common law) 국가들 사이의 경제적 성과를 비교분석한 연구들, 그리고 다음 인용구를 알게 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41쪽 각주 9)


이러한 사고방식은 17세기의 법관인 Hale의 홉스에 대한 다음과 같은 비판에 서 잘 드러난다. “특히 법과 통치에서는 당사자의 이성으로는 지금, 또는 즉각 적으로, 또 길게 보아도 그 합당함을 알지 못할지라도, 즉각적으로 멀리 보면 또 결과적으로는 합당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일들이…… 많이 있다. 오랜 경험 은 가장 현명한 위원회가 얼른 예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법률의 편리함, 또는 불편함에 관한 발견들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현명하고 배운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을 통한 수많은 법률의 수정과 보완이, 이러한 오랜 경험의 도움 없이 가장 완숙한 현자가 만든 것보다…… 더 법률의 편리함에 잘 맞아 떨어 진다. 이것이 현재 법의 합당함을 통찰하는 일을 한층 더 어렵게 하는데, 법은 오래되고 반복적인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이며, 경험은 보통 바보의 첩이라 불 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현명한 수단이며, 또 어떤 현자도 단 번에 예견할 수도 고칠 수도 없는 것을 제공하고 그 결함을…… 찾아내기 때 문이다. 우리가 제도의 존재이유를 우리에게 명확히 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확실성을 주는 제도화된 법이라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개별제도들의 존재이유 는 모를지라도 그것들을 관찰하는 것이 합당하다.”(Holdsworth , A History of English Law Ⅴ, 1924. 하에에크/김균(1997)에서 재인용)


  그리하여 차례로 따라가 보았다.


  Friedrich A. Hayek, The Constitution of Liberty (1978), Chapter 4

  (어서 읽어야지...)


"that mediately, remotely, and consequentially are reasonable to be approved, though the reason of the party does not presently or immediately and distinctly see its reasonableness.... Long experience makes more discoveries touching conveniences or inconveniences of laws than is possible for the wisest council of men at first to foresee. And that those amendments and supplements that through the various experiences of wise and knowing men have been applied to any law must needs be better suited to the convenience of laws, than the best invention of the most pregnant wits not aided by such a series and tract of experience.... This adds to the difficulty of a present fathoming of the reason of laws, because they are the production of long and iterated experience which, though it be commonly called the mistress of fools, yet certainly it is the wisest expedient among mankind, and discovers those defects and supplies which no wit of man could either at once foresee or aptly remedy.... It is not necessary that the reasons of the institution should be evident unto us. It is sufficient that they are instituted laws that give a certainty to us, and it is reasonable to observe them though the particular reason of the institution appear not." 20


20) "Sir Mathew Hale's Criticism on Hobbes Dialogue on the Common Law," reprinted as an appendix to W. S. Holdsworth, d History of English Law, V (London, 1924),504-5 (the spelling has been modernized). Holdsworth rightly points out the similarity of some of these arguments to those of Edmund Burke. They are, of course, in effect an attempt to elaborate ideas of Sir Edward Coke (whom Hobbes had criticized), especially his famous conception of the "artificial reason" which (Seventh Report, ed. I. H. Thomas and I. F. Fraser [London, 1826], IX, 6) he explains as follows: "Our days upon earth are but a shadow in respect of the old ancient days and times past, wherein the laws have been by the wisdom of the most excellent men, in many succession of ages, by long and continued experience (the trial of light and truth) fined and refined, which no one man, (being of so short a time) albeit he had the wisdom of all the men in the world, in any one age could ever have affected or attained unto." Cf. also the legal proverb: "Per varios usus experientia legem fecit."


  에드워드 코크의 개념 중에 "artificial reason"이라는 게 있었구나...


  W.S. Holdsworth, A History of English Law, Vol. 5 (1923), 504.



  Holdsworth(1923), 505.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부연하고 있다.


42~43쪽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그 속성상 보수적이면서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는 특성을 갖게 된다. 성공적인 자유사회는 역설적으로 항상 전통에 얽매인 사회이다. 영국이라는 이름이 한편으로는 자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과 그토록 밀접하게 연관된 것은 역사의 패러독스 중의 하나이다. 제도와 관습 그리고 오래된 전통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자유란 보호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유가 유익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자발적 준수가 그 조건이다. 따라서 자유는 뿌리 깊은 도덕적 믿음 없이는 절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이러한 도덕적 믿음은 결국 그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전통과 관습에 의하여 유지되는 것이다.

  한편 자연스럽게 형성된 전통이나 제도는 인위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기에 체계적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경험주의적인 제도와 체제는 대부분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비체계적이고 산만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은 정교하지 않으며 불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의 또 다른 특징은 실용주의적이라는 데에 있다. 경험주의적 사고방식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디자인이나 직관적 이해보다는 실질적으로 얼마만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느냐를 중요한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뒤에 상술할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에 따른 체제변화가 주로 혁명이나 큰 정치적 변혁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합리주의적 설계주의는 실질적 변화보다는 다소 인위적인 결과와 정치적 홍보에 치중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경험주의는 인간의 삶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선하였느냐에 관심을 두고 이를 위한 부대적인 장치나 설계상 또는 미학적 치장에는 다소 둔감할 수 있다.

  경험주의는 자유의 본질을 자발성과 강제의 결여에서 찾는다. 따라서 결과의 완벽성보다는 자유로운 절차를 중요시한다. 자유롭지만 실수를 저지르는 시행착오의 과정 자체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며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교훈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경험주의적 성장은 다소 느리고 유기적이며 반쯤 의식적인 성장을 옹호하게 된다.


  후일을 위해 참고 문헌을 단행본 위주로 정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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