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의 충격 - 책은 어떻게 붕괴하고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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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월, 기술 발전에 따른 대중문화의 변모 양상을 다룬 Special Report에서, "기술 진보는 대중에 다양한 선택지를 주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민주화'시킨 듯 보이지만(꼬리의 틈새상품에 주목하는 이른바 '롱테일경제학'은 이 점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무한에 가까운 선택지 모두를 일별하기에는 시간과 관심 폭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실제로는 도리어 역설적으로 '블록버스터' 혹은 '빅히트' 작품의 의미와 가치가 커졌다."고 지적한다. 다음에 Gady Epstein, "Winner takes all: Mass entertainment in the digital age is still about blockbusters, not endless choice", 『Economist』 Special Report (2017. 2. 11.)의 한 문단을 인용한다(강조는 인용자, 인터넷 링크 :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716467-technology-has-given-billions-people-access-vast-range-entertainment-gady).

 

  Being able to produce a blockbuster hit has become even more valuable than it used to be. It turns out that everyone wants hits—the more familiar the better, says Derek Thompson, author of a book entitled “Hit Makers”. Despite the availability of entertainment specially tailored for each individual, people still crave experiences they can share with others. What they want most is what everyone else wants.

 

 

  아이패드가 나오기 직전에 저술된 책이라 지금 읽기에는 다소 철 지난 이야기도 있다(이미 기술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언급은 굳이 하지 않겠다). 그러나 전자책이 '구텐베르크 은하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해줄 수 있는 책이 국내에 여전히 많지 않다. 일본 출판업계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분석과 전망이 피상적이라 느껴지기도 한다. 오히려 보론에 실린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이재현 교수의 "출판과 미디어의 변신"이 좋았다.

 

  국내 출판사와 서점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알라딘은 중고매장, 알라딘굿즈, 서재/북플 등을 연달아 터뜨리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다른 업체들과 달리 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교보문고 인터넷사이트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과연 그와 같은 '현금장사'를 넘는 미래전략, 혁신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알라딘의 강점과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파워)유저들의 애정어린 개선의견들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온라인 서점별 매출 추이는 대한출판문화협회, 『2015년 출판연감』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38750&cid=55608&categoryId=58131에 수록된 아래 표 참조. 『2016년 출판연감』이 이미 발간되었고, 아마 상당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온라인상에 공개되지는 않은 것 같다(각 기관의 통계자료 비공개 정책은 심히 아쉬운 대목이다. 시대착오적이라 여겨진다). '전자책'과 관련하여서는 위 『2015년 출판연감』의 '2014년 디지털 환경과 독서실태현황', '2014년 전자책 이용자의 독서생활변화'도 참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5 출판산업 실태조사』 http://www.kpipa.or.kr/info/studyrepotView.do?board_id=51&article_id=46480&pageInfo.page=2&search_cond=&search_text=&list_no=39#나,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2016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http://stat.mcst.go.kr/mcst/resource/static/topic/statistics02.html 및 http://www.kocca.kr/cop/bbs/view/B0000148/1832231.do;KCSESSIONID=fmbPYK1pbDn4mDq343qlZMzFy0R4HNlHDcQcWMW2gHSWQrxhWGG2!1041138063!-1560844718?searchCnd=&searchWrd=&cateTp1=&cateTp2=&useAt=&menuNo=200907&categorys=0&subcate=0&cateCode=&type=&instNo=0&questionTp=&uf_Setting=&recovery=&option1=&option2=&year=&categoryCOM062=&categoryCOM063=&categoryCOM208=&categoryInst=&morePage=&pageIndex=1에는 아래와 같이 온라인 서점별로 매출액 등을 구분하여 보여주는 통계가 없다.]

 

 

 

  정보의 바다에서 (소위 맞춤형) '대세'를 추천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다양한 '맥락'을 제안할 수 있는지가 롱테일 성공의 조건이 될 것이다. 수목형 분류체계를 넘는 사고가 필요하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micro influencer)와 소셜 미디어의 결합은 하나의 가능한 대안이다. 그 점에서 알라딘이 그나마 방향을 잘 잡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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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29. 추가)


한국콘텐츠 진흥원,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2019)에서 발췌

(http://www.kocca.kr/cop/bbs/view/B0000147/1837529.do?searchCnd=&searchWrd=&cateTp1=&cateTp2=&useAt=&menuNo=201825&categorys=0&subcate=0&cateCode=&type=&instNo=0&questionTp=&uf_Setting=&recovery=&option1=&option2=&year=&categoryCOM062=&categoryCOM063=&categoryCOM208=&categoryInst=&morePage=&delCode=0&qtp=&pageIndex=1#)


 ○ 중고도서 시장 확장

- 알라딘은 전국 대도시(서울 15곳, 경기 9곳, 광역시 19곳)에 4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예스이십사가 수도권과 부산에 오프라인 중고서점 6개점을 운영하고 있음. 알라딘의 경우 중고서점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20%로 추정될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며, 주변 오프라인 서점의 구간도서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정도로 거래가 증가함

 - 가성비 중심의 저가 구매욕구와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만드는 사은품(굿즈), 집객력 높은 입지와 편리한 공간 배치, 기존 헌책방과 구별되는 유명 브랜드 효과에 힘입어, 저비용 리사이클링 이용 트렌드가 증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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