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선 아기라도, 아무리 신이 나더라도 조용조용 이야기해야 한다는 일본다운(?) 책. 이야기가 상당히 단호해서 놀랐다. 우리라면 ‘왜 아이 기죽이냐‘는 반응도 나왔을 법하다. 사회문화적 요인이 있겠지만,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일본인들의 깨끗한 뒷자리는 여러 곳에서 자주 깊은 인상을 남긴다. 사소해 보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이런 일들이 조금씩 쌓여, 속내를 모르거나 그에 크게 관심 없는 이들을 시나브로 자기 편으로 돌려세워 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저마다 거창한 명분과 이상을 내세우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 일상 윤리가, 나에게도 똑같이 엄격한 잣대가, 모두 갑질의 피해자이면서도 갑질을 욕망하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 조금 부족하다. 이런 건 본받아 나쁠 것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