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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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권유도 5


참으로 힘든 여정이었다.

페이지는 125쪽으로 그리 부담되는 길이의 작품은 아니었지만 작품완성의 배경에 대한 세밀한 

이해가 부족하였고, 여인들 간의 구도가 머리에 확실히 잡히지를 않아 읽기를 몇 번 포기하다 

오기가 생겨서 작품에 대해, 저자에 대해 갖은 욕을 하면서 여러번 시도 끝에 주변의 방해가 

없도록 외국에 출장간 길에 해당 작품만 달랑들고 나가 포기하지 못하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완독을 마쳤다.

본 작품을 읽고 어떤 소회를 남긴다는 것 자체가 이별다운 이별을 경험해 보지 못하고 살아온 

나에게는 무슨 말은 한다해도 가식적인 이야기가 될 공산이 크기에 더 이상 작품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작품에서 언급된 두 문장이 지금도 머리 속에서 맴돌고 있다.

 

여인에 대한 사랑함을 표현하는 극치의 두 문장

1. 내가 이 생에 감사한다면 그건 네가 있기 때문이다.

2. 당신이 떠난 뒤에도 나는 여전히 삶을 사랑할 것.

3. 사랑을 말할 때 사랑의 단어가 늘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겁거나

  가벼운 말심각하지 않은, 절대 심각하지 않은 무겁거나 가벼운 말, 눈물과 웃음이 

  필요할 뿐이다.

4. 죽은 자들에게 말하는 방법은 수 천 가지가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단 한 가지 뿐이다.

이라는 네 문구인데, 어느 상황에서 어떤 의도로 이런 문구가 만들어졌는지는 작품을 직접 읽으

시면서 내가 왜 이 문장을 추전했는지를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함께 느끼시기 바랍니다.

 

외국의 이런 작품을 읽으며 우리에게도 이런 류의 작품이나 사실적 사랑이야기가 있을 터인데 

하면서 자료를 조사하던 중 과거 신문에 났었고 외국에서도 극찬을 받았던 사랑 이야기의 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난 1998년 경북 안동의 고성 이씨이응태(1556~1586)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그의 아내가

죽은 남편에게 쓴 한글 애도문미투리가 나왔는데,

이것은 당시 전염병으로 남편이 죽자 남편의 쾌유를 빌면서 아내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만들었던 것으로 보이며 함께 나온 애도문은 부인의 지극 정성 병간호에도 저 세상으로 떠나 버린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애절함을 담은 애도문으로 밝혀졌는데, 이 애도문을 여기에 

소개하면서 작품의 소회를 대신하고자 하며 아래에 편지 내용을 옮겨 보았다.

 

원이 아버님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했지요 그런데 어찌 

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고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을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 없이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당신을 향한 마음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 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이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으며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 한갓 그곳에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내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 적습니다. 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보여주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속에 당신을 볼 수있다고 믿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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