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2
정길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추천권유도 7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날 문득 옛사랑의 주인공을 만나 이루지 못했던

옛 사랑의 추억을 메울 수 있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외도를 미화할 수 있는

것이며 배우자에게 그런 자신을 합리화 시킬 수 있는 것일까?

더욱이 자신의 이런 행동을 상대자인 남편 혹은 아내가 이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기만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한 것인가?

-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부끄러운 그런 범주의 한 인간이다 -

 

우리 모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우자의 신비로움이 식상함으로 바뀌면서 한번쯤은

화려한 외도를 꿈꾸어 본 적이 있다. - 나만 그런가??? -

그러나 작품에서와 같은 비이성적 행동의 극단으로 치닫지는 아니하는 것이 일반적

가치관의 삶을 사는 모든 이들의 평범한 행동이리라. 작품은 그 모든 것의 상식을 뛰어

넘는 행동으로 우리 모두의 애간장을 쓰리게 한다.

주인공은 너무도 아주 너무도 남성 우월적 위치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엄연한

동등한 인격체인 여성을 마치 자기 소유인양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는 작품이었다.

작품과 같은 남자들의 화려한 외도(?)가 진행되는 동안 받게 되는 상대의 상처는 누가,

누구에 의해 치유되어야 하는가,

작가의 말처럼 '때리는 사람과 맞는 사람'중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 하는 문제 이전에

왜 때리는 문제가 생겼는지를 또 왜 맞는 문제가 생겼는지를 우리는 정확히 짚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혼]이란 분명, 가치관 그리고 자라온 환경이 서로 다른 두 남녀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운명이다.

공동체란 보이는 질서와 예의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 또 상호간의 존경심, 이 모든

긍정적인 단어가 적용되어야 하는 성스러운 장소이다. 비록 공동체의 출발이 잘못되었다

할지라도 그 공동체가 깨지는 순간까지는 서로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해야 함이 구성원의

책무라 생각된다.

특히, 이 공동체가 지구상 마지막 낙원이라는 '가정'일 경우는 위의 모든 사항이 더욱

중요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작품 속의 남자는 이 모든 것을 부정한 아주 치졸한 남자의 전형이었다.

자신의 본분도 자신의 위치도 망각한 아주 전 근대적 남성 우월적 위치에 선 냉혈한

그 자체였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분명, 사랑해서 결혼했을 아내에게, 여자로서 가장 숭고하게 지켜주어야 할 자존심마저

그는 철저히 무시한 것은 물론이고 짓밟기까지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외치고 있다,

'자신만의 사랑을 위해 떠난다고' 미친놈이 아닐 수 없다.

 

작품으로부터 받은 그 뭔가를 써야 하는데 나의 정신과 마음이 혼란스럽기만 할 뿐이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부인에게도 문제가 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한마디의 항의다운 항의도, 싸움도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이

정녕 이 여인이 자기의 남편과 사랑을 매개로하여 만난 사람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하는

여러 장면이 나온다.

겉으로는 여자로서 치정에 얽힌 치졸함의 극치를 보이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이유만으로

망설이고 있으나 이는 치졸함과 고상함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권리 찾기의 문제이다.

 

결국 이 부부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보이지 않는 부부간의 벽과 금이 있었던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으며, 여자는 남자의 외도를 통해 이를 현실화시키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어떻게 자신의 위치가 걸린 문제에 치졸함을 내세워 수수방관으로 일관할 수 있는가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위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말인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작품 속의 부부가 실존한다면 - 작가의 남편을 모델로 썼다고는 하나 - 나보다 아래인

것으로 보이는데 한마디 충고를 해 주고 싶다.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아내가 가장 사랑스러웠을 때를 생각하고, 아내의 모습에

촌스러움이 묻어져 나오면 화려한 복장으로 가꾸고 데이트하던 시절을 생각하고 그래도

부인이 못마땅하면 잠자는 아내의 얼굴에 늘어난 주름살의 숫자를 헤아려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변명의 작가나 병상에 있을 화려한 사랑을 꿈꾸었던 남편이 기회가 되어 나의 이 글을

읽는다면 뭔가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서 은묘 당신은 제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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