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명인과 딴따라를 가르는 한 끗 - 사료 속 옛 음악꾼들에게 배우는 삶의 통찰
서신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천권유도 8

 

작품은 우리 선조들 중에서 역사적으로 혹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예술 분야에서 추앙받고

있는 분들의 입신 과정에 대한 이야기로 한 번쯤은 읽어 볼만한 내용이기는 하나,

초판 발행 이후 작자께서 많은 보완을 이룬 뒤 내 놓은 작품이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 구성에 아쉬움이 짙게 배어져 나온 작품이었다.

차라리 작품의 내용을 상징적인 분류로 나누지 말고 소재별로 즉 그림, 소리, 글 등으로

나누어 그 중에서 대표적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내용의 접근이 있었으면 알찬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작가께 거짓을 이야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당시 명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약간의 스토리

텔링적 요소를 가감하여 묘사를 하였다면 읽는 독자들이 전체적인 맥락차원에서 해당

인물을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짜피 소개되고 있는 글이 설화적 요소가 상당히 가미되어 직접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약간은 허무맹랑한 이야기 즉, 바람이 멈추고, 폭포 소리를 뚫고

소리가 퍼져 나갔다는 등의 이야기로 묘사가 되고 있어 초반부에서 독자를 끌어 당기는

묘미가 작품 내내 진전되다 보니 그다지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따라서 나는 작품을 통해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명인들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나름

느꼈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를 해 보고자 한다.

 

어쨌든 명인이란 몰입과 열정, 연습 그리고 자신이 몸 담은 분야에 대한 절절한 애정이

어우러져 그들을 명인 반열에 올려놓는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작품에서 내가 받았던 몇 가지 감동적인 이야기

사례1 우륵과 충주 탄금대

신라에 의해 가야가 망하자 우륵은 가야금을 들고 진흥왕에게 투항한다. 진흥왕은 우륵을

충주의 탄금대(彈琴臺) 주변에 거처를 마련해 준다. , 금을 타는 누대라는 뜻의 탄금대가

그래서 생긴 지명이라고 한다.

사례2 백아와 종자기

백아는 자기의 음악을 이해해 준 유일한 친구 종자기가 죽음을 맞게 되자 자신의 거문고

줄을 끊고 다시는 연주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백아절현, 伯牙絶絃)

 

사례 3 술이부작의 관점에 따른 의도하지 않은 사대정신

공자는 자신의 저서를 술이부작 수준으로 스스로 폄하하자 이후 유학자들은 공자의 이런

기조를 유지한 채 성인의 말을 가장 가깝게 표현하거나 옛 것에 대해 가장 근사하게 모방

하는 것을 절대 가치로 생각했다.

이런 정신은 서예, 회화 및 음악 분야에서도 나타나 중국 명필의 서첩, 중국 화가의 화첩을

보고 흉내 내는 데 온힘을 기우렸던 것이다.

 

사례 4 형가와 고점리

형가라는 사람이 진시황을 살해하기 위해 자객으로 침입하지만 실패하자 그의 친구

고점리가 스스로 장님이 되어 진시황의 악공으로 들어가 진시황을 살해하려 하나 실패

하고 만다.

 

사례 5 음악인의 외길을 가기 위해

진나라 악사 '사광'은 귀를 예민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다.

 

사례 6. 수레 모는 기술

조나라 양왕은 수레 모는 기술이 부족했다. 그래서 수레 모는 특별 교육을 왕오기로부터

받는데, 경주를 할 때마다 매번 양왕이 지자 화를 내면서 자신에게 수레 모는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하자 왕오기가 정색을 하고는

저는 모든 기술을 알려드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왕께서 그것을 잘못 사용하셨습니다.

수레를 몰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말의 몸과 수레를 일치시켜 안정되게 하고, 수레 모는

자의 마음이 말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입니다.

왕께서는 앞섰을 때나 뒤처져 있을 때나 마음이 모두 제게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왕께서 어떻게 말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뒤진 까닭입니다.”

진정한 경쟁은 오늘의 나어제의 나와 하는 것입니다. 가장 무서운 적은 내 안에

있습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입니다.

 

 

작품으로부터 얻은 지식

 

- 서예 필체는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5가지가 있는데,

   전국시대부터 진나라 때까지 전서와 예서만 사용되었다. 한나라 때부터 실용적인 용도로

   만 사용되던 해서, 행서, 초서를 예술적인 경지로 끌어 올린 이가 왕희지다.

 

- 학문하는 방법은 다른 것이 없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길 가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그에게

   물어보는 것이 최선이다.(박지원)

 

- 거안제미(擧案齊眉) 밥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공손히 남편 앞에 가지고 간다는 뜻

  

- 가야의 가실왕은 우륵에게 소리를 어찌 한 가지로만 할 수 있겠냐면서 중국 악기

   연주하던 우륵을 격려해서 만든 것이 가야금이다.

 

- '개수란 거지의 우두머리를 뜻하며 우리말로는 꼭지단이라고도 한다.

 

- 한단학보(邯鄲學步) 한단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움. 한단지보(邯鄲之步).

   () 나라의 젊은이[수릉여자壽陵餘子]가 한단에 가서 그 곳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우다가 자기 나라에 돌아올 때, 한단 걸음걸이도 되지 않고 연의 본디 걸음도 잊어버려

   기어서 돌아오더라는 고사성어

 

- 쟁선공후(爭先恐後) 앞서기를 다투고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는 뜻

   , 앞자리만 다투며 싸우다가 좋지 못한 일을 당하고 마는 삶을 경계하는 말

  

- 벼슬아치들은 진심이든 진심이 아니든 자신의 욕심 없음과 세상과 맞지 않음을 말할 때

   늘 귀거래사(歸去來辭) ,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외쳤다

 

- 술이부작(述而不作) 공자의 성품은 겸손하여 자신의 저술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옛사람의 설을 저술했을 뿐 창작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옛것을 좋아하는 것만큼

    은 노팽(은나라의 현인)과 비교할 수 있다.

   , 자신의 저술이나 창작을 두고 저자가 겸손의 뜻으로 하는 말이다.

 

- 공휴일궤(功虧一簣) 아홉 길 산을 쌓는 데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 공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는 이야기로 조금만 더 하면 목적을 이룰 수 있는데 한 삼태기가 부족해서

   헛된 일이 되었다는 뜻

 

- 대교약졸(大巧若拙) 아주 교묘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그 재주를 자랑하지 아니하므로

   언뜻 보기에는 서투른 것 같음. 즉 겸손과 깨달음은 서로 통한다. 자만하지 않는 한결

   같음. 남을 인정할 줄 아는 넉넉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