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도 그리고 공간의 심리학


사람마다 저마다의 거리를 두고 산다. 어떤 사람은 멀리 두고, 어떤 사람은 아주 가까운 곳에 배치한다. 가족이나 친구 등은 자신의 지근에 위치 시키지만 학교 선생님이나 동네 아저씨 등은 중간쯤에 위치 시킨다. 멀리하는 사람은 공적인 관계나 별로 상관이 없는 제3자들이다. 에드워도 홀은 사람들 간의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홀은 네 단계로 나누었다. 

1단계는 친밀한 거리로 0-46cm, 

2단계는 개인적인 거리로 46-122cm,

 3단계는 사회적 거리로 122-366cm, 

마지막 4단계는 공공적 거리로 366cm이상으로 멀리 떨어진 상태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의식적으로 느끼지 못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4단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낸다. 에드워드 홀은 이것을 접근학(proxemics)이라고 불렀다. 


네 단계별로 어떤 사람이 차지하는 지를 살펴 보자. 

친밀한 거리에 존재하는 사람은 가족이나 , 친한 친구나 애인이나 부부사이이다. 이 사이는 가족이라고 모두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개방하고 공유할 수 있도의 친밀함과 신뢰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열린 배타적 공간이다. 

두번째 단계인 개인적 거리는 대개의 가족과 친한 친구들이나 직장의 동료들이다. 카페나 식당에 앉아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이다.

세번째 단계인 사회적 거리는 대달원이나 슈퍼주인, 아니면 비개인적인 용무 등으로 일상의 삶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생존에 필요한 필요적 관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적인 이야기를 거의 없고 공적이고 필요에 의한 대화를 주로 나누는 관계이다. 

마지막인 공공적 거리는 위기 의식을 느끼는 상대나 세미나나 대학 강의실 등과 같은 곳이며, 별의미 없이 만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거의 알지 못하며 자신에게 영향력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사람들에게 왜 이러한 거리가 생기는 것일까?


답은 자기 보호본능 때문이다. 재미난 결과이지만 홀은 이곳에서 좀더 나아갔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친밀거리에서 벗어날 수록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서로의 긴장 관계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멀리 떨어져 이야기하는 사람은 경계의 대상이며, 위협을 해야하는 경쟁적 상대로 본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말이다. 반대로 친밀거리로 다가올 수록 목소리가 낮아지고 부드럽게 말을 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친밀한 연인끼리 이야기하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2m이상 떨어져 걷지 않는다. 서로 가까이 가기 위해 팔짱을 끼거나 아예 부등켜 안고 가는 사이도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차트랑 2012-01-2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간과 친밀도의 관계를 수치와 함께 도표로 그려보니
쉽게 이해가 갑니다.
저처럼 머리가 나쁜 사람들은 도표가 도움이 큽니다요 ㅠ.ㅠ
또한 거리와 목소리의 상관관계도 흥미롭습니다.
말씀해주신 2미터는 무척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군요
필요하신 분들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2012년 1월 주목 신간


2012년 1월도 벌써 한주 만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갑니다. 세월이 쏜 살처럼 흘러간다는 옛선조들의 말이 무척이나 실감나는 하루 입니다. 오늘도 작년 말과 올초를 중심으로 새롭게 발간되 신간을 중심으로 추천할 만한 신간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성향상 인문학이나 철학, 경제학 관련 서적이 주를 이루다 보니 별로 흥미를 못 느끼신 분들도 있는 줄 압니다. 그래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일년에 수백권을 읽는 광독자?로서 책을 보는 안목이 쪼금은 있다고 인정해 주신다면 말입니다. 책을 많이 있다보면 표지나 소개글만 보아도 좋은 책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답니다. 그러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듯합니다. 


1. 책과 집


 워낙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유난히 눈에 띄는 책입니다. 작년 12월에 출간된 책인데 아직은 따끈 따근합니다. 새로운 집을 장만하면 어떻게 책을 꾸밀까 걱정들이 많죠. 저는 책을 어떻게 배치할까가 걱정입니다. 소장하고 있는 책만해도 4천권이 넘어가니 책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는 저의 큰 관심 중의 하나입니다. 

따스하고 아담하고 정겨운 책... 이제의 저의 일부가 된 책을 어떻게 놓는냐에 따라 집의 분위기도 사뭇달라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의 그런 고민을 덜어주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혹 책을 통해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면 좋겠죠.





















2. 단단한 공부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정말? 그렇다. 그러나 빠른 길은 있다. 무작정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보다 일정한 목표와 시간을 들인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삶의 기초를 다지는 인문학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빠르게 듣는 법, 공부하는 도구 사용법, 독서의 기술, 어휘 늘리는 법, 생각 정리법, 외국어 공부법 등등 어떻게 보면 너무 식상해 보이기까지 한 방법들은 공부의 원리와 방법이다. 문제는 그것을 내가 직접 실천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은 2012년을 시작하는 1월에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의 화두로서 삼아볼 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꾸준하게 그리고 진진하게 노력한다면 멋진 한해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 해를 설계하는 이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3. 삶을 바꾼 만남

정약용 연구의 대가인 정민교수의 책이다. 정보과 지식의 시대에 새롭게 화두로 떠오른 조선시대의 학자 정약용, 그는 실리를 추구하면서도 원리와 원칙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정진한 분이다. 유배생활 속에서도 그의 학구열은 식지 않았고, 10여년의 유배생활이 끝났을 때 그는 자신이 직접 저술한 500여권을 책을 들고 귀향한다. 놀랍지 않는가? 500권의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저술했다. 목민심서나 흠흠심서 등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들이 바로 유배생활을 만들어진 걸작들이다. 과연 그는 어떻게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정민 교수가 그  운명같은 만남의 이야길를 얇지 않는 책을 가볍지 않게 담았다. 소장가치와 다독의 가치가 충분한 귀중한 책이다.






4. 전쟁으로 읽는 한국사

한반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어느 역사가의 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전쟁을 치른 나라이다. 아래는 일본으로 위로는 중국이, 아니면 우리나라 안에서 치열한 한반도 쟁탈전을 치르며 지나왔다. 전쟁이 우리나라의 역사만은 분명 아니지만 불행히도 외세의 침략으로 점철된 역사이기에 그만큼 고통도 큰 것이다. 하여튼 전쟁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를 살폈다는 점에서 훌륭한 책이다. 

저자인 김광일은 고려대에서 역사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동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한 역사 전문가이다. 그의 글들은 무게가 있으면서도 흥미롭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교육학을 전공한 탓인지 쉽게 배울 수 있게 글을 쓰고 이야기를 전재한다는 점에서 중고등학생들에게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중요한 책 중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김광일씨의 책들은 모두 학생들에게 좋은 여행과 체험을 소개할 수 있어서 함께 올려 봅니다.















5. 복잡성 사고 입문

현대는 '복잡'하다. 즉 쉽게 판단하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다. 아니 간결한 것을 정죄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무시하고 망각하려는 무의식의 행동들이 도시를 즐비하게 흩어져 있다. 16세기 이후 과학과 이성은 잉태되어 18세기에 더욱 성장하여 19세기에 황제가 되어 세상을 다스렸다. 그러나 20세기가 도래하면서 그는 오즈의 거짓 왕처럼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곧 밝혀진다.  이성으로 무장한 이들이 왜 맹목적이 될까? 이성의 한계가 어리석은 드러내고 진정 무엇인 '참 봄'일까? 

모랭은 합리성과 합리화를 구분하면서 합리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칸트의 순서이성비판이 이미 인간의 이성이 가진 한계를 드러내었지만 여전히 그 힘을 빼앗기지 않고 있다. 오류와 착각으로 가득찬 이성을 비판하고 진정한 합리성이란 무엇인가를 찾아간다. 그 답은 끝없는 자기 성찰과 자기개혁에 있다고 말한다.





6. 아랍의 봄

알고는 있는지? 현재 아랍권이 무너지고 있다. 이슬람으로 대표되는 아랍은 심각한 재정난과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으며, 자체 붕귀의 위험에 처해있다. 코란과 마호멧의 나라로 불려지는 아랍과 그 주변국들은 그동안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 산유국으로 관광국으로서의 위치를 점유해 왔다. 그러나 소셜넥트웍의 시대와 민주주의 부흥 등은 아랍권의 나라들에 위기가 되고 있다. 닫혀지고 소통 불능의 아랍문명은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해를 해야 함에도 전혀 대응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그러나 재미난 것은 십여년 전부터 매년마다 배가성장하는 커피의 주산지들이 아랍권이라는 것이다. 석유와 커피라는 특유한 보물을 가진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해 본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그러나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는 아랍권 나라들의 이야기를 중동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 수년동안 조사하고 연구해온 저자를 통해 듣게 되어 기쁘다. 


구정도 지나고 이젠 정말 정신 차리고 달려가야 할 때입니다. 올해는 용의 해라 개천에서 용나는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한 가지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달려가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 회화를 마스터할 작정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문장 10단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계획입니다. 물론 쉽지 않지만 시작하지 않는 것 보다는 훨씬 낫죠. 남는 것이 있잖아요. 어떤분은 마치지 못하면 시작도 말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는 속담처럼 지금 시작하면 중도에 포기하더라고 한 만큼은 남기 때문에 좋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한 해를 시작하면서 멋진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어체가 자주 바뀌었네요.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그대로 두렵니다. 이것도 저의 모습인 말입니다. 좋은 책 많이 읽고 올 해는

 

'용'되길 바랍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트랑 2012-01-2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리성과 합리화를 구분하고 합리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모랭의 말씀은
저로하여금 생각한 후에 정리 해둘 필요성을 느끼게 합니다.
상당히 끌리는 책이로군요.

아, 아랍의 봄도 상당한 제 관심의 대상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에게 다양한 분들의 좋은 페이퍼가 왜 필요한지를
자각하고 갑니다 ㅠ.ㅠ
고맙습니다
 
님의 침묵
한용운 지음 / 창작시대 / 2011년 10월
구판절판


한용운
1879년 9월 29일 출생하여 1944년 6월 29일 운명을 다함

조선말엽에 태어난 일제강점기를 온몸으로 살아다가 끝내 빛을 보기 직전에 운명을 다했다. 그의 시는 조국 조선을 그리워하다 끝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법명은 '만행'이기에 만해 한용운으로 부른다.
초월적인 불교적 정신이 아닌 현실에서 사람들과 함께 딩굴고 아픔과 눈물과 고통을 나누었다. 처음 붓다는 왕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평민들과 함께 살아가다 다시 그들과 헤어져 득도한 다음 다시 그들 가운데로 들어왔다. 그들을 불쌍히 여기기는 마음에서이다. 아.. 이것조차는 버려야 한다... 3.1운동 당시 33인 민족대표 중 한명이며, 나라의 독립과 평안을 위해 온 삶을 다 바쳤다. 어둡고 탁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손들에게까지 이 운명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만해는 서문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독자여, 나는 시인으로 여러분 앞에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 합니다.
여러분이 나의 시를 읽을 때에,
나를 슬퍼하고 스스로 슬퍼할 줄을 압니다.
나는 나의 시를 독자의 자손에게까지 읽히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때에는 나의 시를 읽는 것이 늦은 좀의 꽃수풀에 앉아서,
마른 국화를 비벼서 코에 대는 거소가 같을는지 모르겠습니다.
밤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설악산의 무거운 그림자는 엷어 갑니다.
새벽종을 기다리면서 붓을 던집이다.
-을축 8월 29일 밤-"

그렇다. 만해의 시집에 나타난 일상들은 이미 마른국화가 되어 별 의미가 없어진 역사적 사건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한세대가 훌쩍 지난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만해의 시는 여전히 살아있다. 왜일까? 역사를 바뀌었지만 운명은 바꾸지 않는 탓이리라.

"이 세상에는 길도 많기도 합니다. ... 악한 사람은 죄의 길을 쫓아갑니다. ... 아나, 나의 기리은 누가 내었습니까? ... 그런데 나의 길을 님이 내었으면 죽음의 길은 왜 내셨을까요?" 길은 삶이다. 나라를 팔아먹는 길을 택한 사람도 있고, 님을 구하기 위해 죽음의 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 죽음의 길을 운명으로 알고 가야하는 저자의 한이 깊이 배여있다.
"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알 수 없어요) 이미 기울어 버린 조국의 운명, 이미 밤이 되어버린 나라의 생명을 조금이나마 연장 시키고 싶어서 약하나마 등불이 되고 싶은 저자의 바램이다.
만해의 시는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가 잃어버리고 버림 당한 조국과 민족에 대한 애달픈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 "당신이 나를 짓밟는"(나룻배와 행인)다고 할지라도 버린다고 할찌라도 참고 인내하며 자신의 의미를 가져다 주는 나라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오래된 전설처럼 들린다.
오직 자신만을 위하여 살아가는 현대적 동물들에게 조국과 나라를 생각하는 정신 말이다. 어떤 초등학교에서 625에 대하여 설문을 조사했더니 그리스신화와 같다고 말한 친구도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증인들이 생생하고 살아있는데도 말이다. 이제 이 책을 다시 들고 잃어버린 족국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그들의 마음을 읽어야 할 때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트랑 2012-01-2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용운선생은 강점기의 역사의 중심 속에 살았던 인물이었죠.
바른 역사를 망각한다는 것은
정말 마음을 무겁게하는 일입니다.
역사가 전설이 되는 그런 일 만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낭만인생 2012-01-26 14:29   좋아요 0 | URL
매우 고무적인 분입니다. 시집을 읽어가면서 현대의 이기적 모습과는 다른 진솔함과 열정에 감타하고 있습니다.
 
채근담 동양고전 슬기바다 6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채근담, 평범함 속에 담긴 진리를 살아가라!


진리는 어디에 있을까? 

지혜가 무엇일까? 사람들이 그토록 찾고자하는 극락은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져보지만 답은 요원하기만 한다.

그러나 알고 있는가? 극락의 세계는 다른 장소,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성서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천국은 너희 안에 있다'고 말씀하신다. 다른 곳에서 찾지 말로 내 안에 있다.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진정한 진리는 바로 내 안에 내 삶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탐욕과 욕망으로 왜곡되고 뒤틀려진 현대의 삶은 그러한 극락을 찾을 여유가 없다. 누군가를 경쟁에서 이기고 올라가야만 진정한 승자의 자리로 오른다는 경쟁구도 속에서 모든 것을 내어주고 평안을 찾는다는 것은 실패자의 변명처럼 보인다. 


채근담은 홍자성에 의하여 편집되었다.  채근담采根譚은 채소의 뿌리를 오래 씹어야 단맛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극락을 체험하려면 오래 그리고 깊이 묵상하고 생각할 때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표지의 소개글이 인상적이다. 


[인생의 기나긴 여정에서 삶을 온전하게 지켜갈 수 있는 지혜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평범함, 그리고 그 속에 담김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일. 그것이 바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열쇠라고 선인들은 입을 모아 말해왔다. 나무뿌리를 먹듯 담담하고 평범하게 세상사를 마주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자기 삶을 편안하게 영위할 수 있으리라] 정말 멋진 말이다.


전집4
권세와 명예 부귀영화를 가까이하지 않는 이도 청렴결백하지만,
가까이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결한 사람이다.
권모술수를 모르는 이도 뛰어나지만,
쓸 줄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 더욱 뛰어난 사람이다.


하여튼 채근담은 이렇게 우리의 일상 속에서 풍요로운 낙원이 숨겨져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내용은 도가적 사상이 깊게 깔려있다. 세상의 허무함과 초탈함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스토아적 냄새를 풍기지만 강요된 도덕율이 아니라는 점에서 훨씬 자유로움을 준다. 이것이 유가의 사상과는 다른 노장사상이 채근감의 뿌리임을 보여준다. 


채근담은 전집과 후집으로 나뉜다. 후집은 아무래도 후세대사람들이 추가한 것으로 보이며, 도가적 삶이 더욱 진하게 강조되고 있다. 


후집 49

몸은 매이지 않는 배와 같으니 물 흐름에 따라 떠가든 멈추든 내 맡기며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와 같으니 칼로 쪼개든 향을 바르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모든 세속적 욕망을 버리고 온전히 자연에 나를 맡기며 사는 것이 참 생임을 말하고 싶어한다. 자연과 우주 그리고 내가 하나가 되어 그 흐름에 나를 몰입시키고 맡겨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부귀공명을 좇을 줄만 라고 자기 본성을 따라 유유자적하게 살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는?" 

후집 67번의 일부이다. 이러한 채근담의 교훈들은 욕심과 경쟁에 찌들려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배타적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에게 쉼이 무엇이며, 진정한 풍요가 무엇인지를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속에 찌든 우리의 마음을 말끔히 씻어 보는 것을 어떨까? 내 자신을 옛 선인들의 충고에 귀 기울기고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후련함과 상쾌함이 더해질 것이 분명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트랑 2012-01-25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은 잘 지내셨는지요..

동양의 가치관을 멀리하고 있는 학교 교육의 현실을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깊은 지혜를 우리 곁에 두고는
멀리에서 지혜를 찾으려는 것은 아닌지
늘 걱정입니다.

채근담을 읽을 때는 마치
명상록을 읽는 느낌입니다.
깊은 성찰과 반성, 그리고 사람을 사람답도록하는 지혜가 있으니 말입니다..
 

이어령,

60-80년대 최고의 인기 작가

전 문화부 장관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되는 화려한 경력과 족적은 남긴 분이다. 지금은 기독교인이 되었지만 그는 완고한 불신앙자였으며 한국의 지성으로 알려진 자기만의 독특한 해석을 주장하는 분이다. 아직도 우리 집에는 이어령 전집이 있어 종종 꺼내 읽곤 하는데 그의 통찰력과 글의 매력에 푹 빠지곤 한다. 이번에 다시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다]를 내 놓음으로 새로운 기독교 작가로서의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결코 길지 않았던 그의 신앙인으로서의 삶은 현대를 살아가는 게으른 기독교인들에게 많은 도전과 상큼한 기쁨을 선사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읽은 이어령씨의 책 중에서 선별하여 달라면 다음의 몇 권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추천한 책은 모두 5섯권이다. 1960년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1970년대 '신바람 문화' 1980년대 '벽을 넘어서' 1990년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 2000년대 '디지로그 선언!'

 

 

 

 

 

 

 

 

 

 

 

 

 

 

몇 권은 검색되지 않네요. 위의 책들은 제가 읽은 것도 읽고 읽지 않는 것도 있지만 크게 감동을 받지 못한 것이라 아래의 책을 추천합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아무래도 저의 개인적인 성향때문에 약간 다르게 선별한 듯합니다.

 


1. 축소 지향의 일본인


아마 이어령씨에게 있어서 가장 유명한 책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유명한 책이다. 일본의 특징 중에서 축소지향적인 측면을 주도면밀하게 추적한 그의 통찰력이 빛나는 책이다. 일본의 정원, 소니 워커맨 등을 통해 일본이 얼마나 축소지향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키까지 작으니... 이것 또한 이상하지만 잘 맞아 들어간다.





 

 

2. 지성의 오솔길.



이어령의 독특함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불행인지... 이미 절판된 책이다.









3.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이어령씨의 책이 대부분 그렇지만 짤막한 단편글을 모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정서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아름다운 한국의 모습을 이곳 저곳을 통해 보여준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이 책은 우리 사회가 농업사회라는 1차 산업에서 산업사회라는 2차 산업으로 넘어가야 할 것을 역설한 것으로 당대에 최고의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지금은 3차를 넘어 4차까지? 생각하고 있으니,...





4. 지성에서 영성으로



기독교인이 된 다음 쓴 책이다. 성경을 읽어가면서 체득한 소소한 깨달음들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신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목회자들을 뛰어넘는 탁월한 영적 시간으로 성경을 풀어준다.







5. 젊음의 탄생



창조적 지성을 위한 특이한 책이다. 젊음에 대한 이어령씨의 단편적 글들이 무게있게 다가온다. 오래전 청춘을 지나온 그이지만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시대적 소명을 찾아가는 젊음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금새 알아갈 수 있다.







6.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그럼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남겨둔 아직 채워지지 않는 책이다. 실존적 질문으로 가득찬 이 책은 이 땅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갈망과 그 해답이 무엇인가를 말한다. 그것은 바로 성경 하나님의 말씀이다. 성경은 기독교인들의 편파적인 책이 아니다. 성경에는 스스로를 고발하는 부끄러움과 수치가 가득하며 그들을 향하여 하늘의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진지한 외침이 가득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치유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어령씨를 말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위의 책들은 이어령씨를 대표하며 가장 잘 팔린 책들이다. 이어령씨의 글쓰기의 특징은 한 가지의 주제로 며칠 동안 고민하여 몇 페이지의 글로 써낸다. 그리고 그것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다시 펴낸다. 글쓰기가 습관화 되었으며 생각하는 습관이 깊이 몸에 배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쓰기가 어색하여 펜을 잡는 것을 귀찮아 한다. 노장으로서 얼마까지 그의 글을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죽을 때까지 작가로서의 사명을 게으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의 글들은 도전적이고 귀한 교훈이 된다. 특히 이어령씨의 글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많은 힘이 됩니다. 한국을 비판하고 욕하는 분들이라면 이어령씨의 책들을 통해 우리 민족의 위대함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유적으로 말해서

1차 방정식이 수렵 채집시대

2차 방정식이 농업 목축시대

3차 방정식이 산업 시대

4차 방정식이 오늘의 정보시대

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이 앞으로 살아가게 될 다음 문명은 5차 방정식과 같다는 뜻이다. 19세기 때 청년 갈루아가 한 것처럼 여러분은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는 그 문명의 문제들이 지금까지 찾아낸 대수의 공식 같은 것으로 풀리지 않는 방정식을 밝혀야 합니다."

                                                                                                      -젊음의 탄생, 3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