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사람은 20대가 다르다 - 기회를 움켜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고미야 겐이치 & 시가키 주로 지음, 송소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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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잘 나가는 사람은 20대가 다르다

고미야 겐이치·시가키 주로 / 송소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성공하는 인생! 20대에 주목하라.

 

제대로 방황해야 제대로 열매를 거둔다. 모두들 20대는 방황의 시기라 한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방황하고, 더 많이 보고 생각하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무의미한 방황이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한다고 했다. 나이 들어 성공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다. 지혜롭게 방황하고, 똑똑하게 고생해야 이후의 삶이 ‘잘 나가게 된다.’ 20대는 매뉴얼이 나왔으니 유심히 읽고 챙겨 두길 바란다.

 

20대에 주목해야할 성공 십계명이다. 목차만 읽어도 감동이다. 중요하니 모두 나열해 보자. 잘 나가는 사람은 ‘(1)출발’ ‘(2)기회 잡는 법’ ‘(3)주인의식’ ‘(4)목표 설정 능력’ ‘(5)시간 활용 능력’ ‘(6)해석 능력’ ‘(7)호감 얻는 법’ ‘(8)전달 방식’ ‘(9)배우는 방식’ ‘(10)독서력’이 다르다. 필자는 벌써 사십대다. 책이 이십년 전에만 나왔어도. 아쉬움에 목이 탄다. 그만큼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특히 저자들은 실전노장들이 아니던가. 유능한 신입사원으로 길러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필자는 세 가지의 주제로 다시 정리해 보았다. 하나는 자기계발. 내공을 기르는 훈련이다. 두 번째는 대인관계 능력. 처세술의 대부 데일 카네기는 성공이 80%는 인간관계에서 온다고 장담하지 않았던가. 이십대의 가능 약한 부분은 대인관계다. 마지막은 앞의 두 가지를 함께 성장시킬 방법으로 ‘배움’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다. 배우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대인관계)이고, 자기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이다.

 

세계의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 전설로 통하는 토머스 J. 왓슨을 말한다. “비즈니스는 게임이다. 규칙을 알기만 하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의 법칙이다. 삶에도 법칙이 있다. 그 법칙을 잘 이해하고 적용한다면 삶은 반드시 풍요로움으로 채워질 것이다. 당돌하게 들리는 저자의 말에 마력이 있다. 성공으로의 첫발은 ‘자기를 아는 것’으로 시작한다. 신입사원의 약점은 곧 강점이다. 예를 들어 무(無)경험, 무(無)능력, 무(無)실적 등등 삼무(三無)가 아닌 다무(多無)다. 저자는 도입부터 도발적인 창의적 관점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강점은 아직 아무런 습관이 몸에 배어 있지 않아 무엇이든 처음부터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20) 그렇다. 가장 큰 약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고객을 졸도 시켜라. 처음 3년은 일에 빠져 지내라.(44) 저자의 충고다. 언제까지 일 만 시간을 채울 때까지. 즉 배움의 기회로 만들라는 말이다. 시작이 반이다. 101% 법칙을 고집하는 저자의 주장이 도전적이다. 100%는 완벽함이다. 거기에 1%의 ‘감동’을 더해야 한다. 적당하게 일하지 말라는 말이다. 101%를 몸에 익혔다면 200%에 도전해 보라.(65) 101%가 감동이라면 200% 놀람 서프라이즈다. 요즘 ‘고객졸도’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처절할 만큼 완벽하라는 충고다. 도전하는 20대는 아름다운 법이다. 200% 고객졸도에 도전해 보시라.

 

자신을 졸도 시켜라. 탁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특징 목표가 다르다. 저자는 ‘넘버원보다 온리원’을 추천한다.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지 말라 충고한다. 목표를 세워놓고 ‘이게 가능할까?’ 스스로 고개를 갸우뚱해야 한다.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는 전설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200%다. 왜냐하면 150%는 열심히 하면 도달할 수 있다. 200%는 자신에게 감춰진 진짜 힘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수치다. 설렘이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곳에 올인 해야 한다. 꿈은 크게, 설렘으로 가득하게, 선언하고 스스로 궁지에 몰아넣고, 종이에 써서, 매일매일 실천하라. 하나도 버릴게 없는 조언(助言)들이다.

 

관점(觀點)이 능력이다. 아프리카에 시장조사에 나선 두 사람의 보고다. 한 사람은 신을 신지 않으니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한 사람은 ‘아무도 신을 신고 있지 않으니 무한대로 팔 수 있’다고 장담했다. 사건과 정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가에 따라 다른 세상이 된다. 저자는 해석을 ‘사건과 정보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139)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 의미(意味)를 부여함으로 상관없는 사실(事實)이 상관있는 사건(事件)이 된다. 99%의 불가능을 보고 포기하지 않고 1%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해야 한다. 사실을 해석하라. 철저하고 면밀(綿密)하게. 실패를 실패로만 남겨두지 말고 배움의 기회로 활용하라. 에디슨의 충고처럼 실패한 것이 아니라 성공하지 못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149) 저자는 다른 상황으로, 다른 입장에서, 심지어 곤충과 새와 물고기의 눈으로 보라고 충고한다.(160)

 

잘 배워야 잘 큰다. 마지막으로 신입사원에게 꼭 필요한 법칙이 있다. 잘 배우는 사원이 잘 큰다는 법칙이다. 저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다른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려면 현장에서 배우는 것을 모두 익혀야 하며 현장 이외의 곳에서도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210) 어떻게 하면 잘 배울까? 자연스런 질문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정식적인 연수는 물론 어깨너머로도 배워야 한다.

 

수(守) 파(破) 리(籬)의 가르침을 배워라.(218) 수파리? 수는 기본 단계로 모방(模倣)이다. 파는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겪으며 자신만의 기술로 다듬는 시간. 리는 스승을 떠나 자기만의 길로 가는 고수의 단계다. 스승의 가르침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만든 다음 그것을 승화(昇華)하여 자기만의 비법을 체득한다. 20대는 수(守)의 단계다. 자기만의 길을 고집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자하는 열정으로 가득해야 한다. 앞서 열거한 기회를 잡는 법, 대인관계를 맺는 법 등 거시적 방법뿐 아니라 기획서 작성법의 미시적 방법들 역시 놓쳐서는 안 된다.

 

독서력(讀書力)이 경쟁력이다. 가장 싸고, 가장 쉽고, 가장 빠른 배움은 여전히 독서(讀書)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한다는 핑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229) 성공적인 경영인의 대부분은 독서광(讀書狂)이다. 손정의는 사업 초기 3년 6개월 병원 신세를 졌는데 당시 읽은 책이 무려 4,000권이다.(231) 차면 넘친다. 20대 때 지식을 최대한 축적(蓄積)해 두어야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경쟁(競爭)에서 이겨내고, 위기(危機)와 난관(難關) 등을 대처할 수 있다. 2009년 ‘프레지던트’란 잡지에 공부한 양이 2배면 연봉은 3배가 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235) 그러니 지금 당장 실무(實務)에만 정신을 팔지 말고 미래를 조금씩 준비해 두어야 한다. 독서만큼 좋은 것도 없다.

 

누군가의 말처럼 가을은 열정과 냉정 사이다. 20대는 봄이다. 한 여름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가을의 흡족한 결실을 얻으려면 잘 심고 잘 계획해야 한다. 멋진 삶을 보장받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진심(眞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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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정말 가끔은 내가 남자라는 게 이상할 때가 있다. 왜 남자로 태어 났을까? 조물주의 실수일까?

추억도 없고,
친구도 없고,
기억도 없고,
차디찬 논리만 있다.

한쪽 뇌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공감이 잘 안 된다. 우뇌가 문제가 발생하면 표정읽기가 잘 안된다고 한다. 나다.
나도 공감 잘 하는 남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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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보더 No Border - 전설의 오타쿠, 덕업일치의 코앞에서 좌절하고 도피성 세계여행을 떠나다
장은선 지음 / 세상의모든길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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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피는 똑같이 붉어"

'같은 아시아인인에도 우린 얼굴이 너무 다르게 생겼다.' 저자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인도사람인 살만이 답한다. 

'우리의 피는 똑같이 붉어' 

그렇다 모든 사람의 피는 붉다. 이거 하나면 편견과 장벽과, 이념과 이해관계를 넘을 수 있다. 진정한 NO BORDER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미친 중학생,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도주한다. 그곳에서 JAM Project의 스탭이 된다. 그리고 지진! 도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계여행을 떠난다. 그의 이름은 장은선. 


베트남 하노니, 태국 방콕, 중국 진홍과 리지앙, 네팔 포카라, 인도 바라니시... 두바이, 이스탄불, 아테네, 카이로 랑아, ...브라질 상파울루.. 서울. 지구는 둥글다. 돌고 돌면 다시 제자리다. 


읽으가면서 눈물이 찔끔할 정도록 아름다운 장면을 여러번 만났다. 삶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아니면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에 속아 넘었갔던가. 분간치 못하겠지만 아름다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람이 있기에 아름다웠고, 한계를 넘어 꿈을 키워가는 이들이 있어서 아름다웠고, 편견을 넘어 하나가 되고 싶은 열망이 있어 아름다웠다. 노보더 노보더 그런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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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워드 Onward -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혁신과 도전
하워드 슐츠 & 조앤 고든 지음, 안진환.장세현 옮김 / 8.0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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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절대 놓치지 마라!

 

사인은 책의 지문이다. 책을 사면 늘 하던 대로 나의 사인과 산 날짜, 장소 등을 기록한다. 나중에 책을 펼쳐보면 책에 대한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지문은 기억의 창고가 된다. 불행하게 이 책은 지문이 없다. 물론 어디서 어떻게 구입했는지 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이다. 그런데도 찝찝함은 거두어지지 않는다. 책에게 미안함 마저 든다. 책을 읽으면서 미안함은 더 커지고 확대된다.

 

스타벅스! 별벌레? 고작 생각하게 그거였다. 선입관도 있다. 유대인이고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썩 좋아하지 않았다. 다른 편견도 있다. 커피를 주문하려면 복잡해서 보통 사람이 아니면 애를 먹는다는 거다. 사실이 아니다. 편견을 부채질 한 건 수년 전에 읽었던 신문기사였다. 하기야 당시만 해도 커피는 고작 프림과 블랙뿐이었으니 그럴 만하다. 캐러멜 마끼아또니, 카페모카니 하는 등의 커피는 생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래저래 스타벅스는 별벌레들 세상으로 삶의 변두리로 밀어 두었다.

 

불과 2년 전에 처음 유학하고 온 친구와 스타벅스를 찾았다. 그 친구 말로는 스타벅스 없는 도시에서는 살 수가 없단다. 이틀이 멀다하고 스타벅스를 찾았다. 스타벅스가 아니어도 투썸도 있고, 카페 베네 등등 토종 커피숍도 있지 않는가. '물'이 다르단다. 자유와 낭만이 있기에 스타벅스만을 고집했다. 이해가 간다. 스타벅스에 들어서면 젊음과 개인주의가 느껴진다. 대학생들이 특히 많다. 인터넷도 된다. 정말 신기하다.

 

그래서 샀다. 좀 더 알고 싶어서. 절반쯤 읽어 나가면서 심장이 벌렁거려서 읽을 수가 없는 적도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대부분은 오해, 편견, 선입관 뭐 그런 거였다. 지금까지의 커피숍에 대한 생각 자체를 뒤집어 버렸다. 첫 장부터 감동이다.

"만일 바리스타가 커피 한 잔을 만들어내는데, 적당히 시늉만 하거나 충분히 애정을 기울이지 않아 너무 싱겁거나 혹은 너무 쓴……. 그건 우리가 40년 전부터 전념해온 핵심 가치인 '사람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스타벅스 정신'이라는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16)

 

본질! 본질이다. 핵심가치라고도하는 그 본질, 그건 ‘사람의 영혼을 감동시킨다’이다. 기가 막힌다. 역시 스타벅스다. 이건 스타벅스의 지문이다. 오직 스타벅스만 가진 멋진 지문 말이다. 그리고 그가 다시 말한다.

"회사와 직원들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Love, 사랑이다. 나는 진심으로 스타벅스와 파트너들을 사랑한다."(17)

사랑보다 더 큰 힘이 있을까? 없다. 스타벅스의 힘은 본질에 대한 사랑이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커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국 매장의 문을 닫고, 대량해고, 인스턴트커피의 탄생 등. 넘어야할 산은 끝이 보이지 않고, 건너야할 강은 멀기만 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혁신했고, 사랑했기 때문에 전진(온워드 Onward)했다.

 

흥미진진하다. 읽는 내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하워드 슐처의 탁월함을 엿볼 수 있어 좋다. 때론 갈등하고 두려워하지만 다신 본질! 그렇다 본질로 돌아가 힘을 얻는다. 단순한 스타벅스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배운다. 심지어 개인의 역량을 어떻게 키우고 다듬어야 할지도 배운다. 아쉬움은 책이 좀 더 작았으면 좋겠다. 심각한 디테일은 심각한 읽기 싫음으로 전락할 수 있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그거다. 나머지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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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중독자와 활자 중독자의 공통점


손이 떨린다. 입이 바짝 탄다. 금단 현상이다. 손에 아무 것도 없다.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읽을거리를 망각했다. 무턱대고 앉아 있었다. 일 분, 이 분……. 고요한 시골 마을에 어디선가 째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보인다. 몽환(夢幻)현상이다. 꿈속인 듯하다. 눈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멍해지는 느낌. 지우고 싶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편의점이 보인다. 들어갔다. 없다. 환장할. 편의점에 신문도 없다니. 아무리 시골이라도 이건 너무한 거 아냐. 마땅히 갈 곳도 없다. 이런 한 적한 곳에 무슨 읽을거리가 있단 말인가. 화가 치밀었다. 


고딩시절 친구들은 꼴초들 이었다. 어느 날 돈이 다 떨어져 이틀 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란다. 속으로 지랄! 했다. 도저히 못 참겠다며 거리로 나간다. 뭐하려고? 꽁초라도 주워 피우려고. 저기 미칬나? 뒤따라갔다. 몇 개 줍더니 ‘에이’하며 던진다. 욕을 한다. ‘염병! 조금 남겨두고 버릴 일이지. 끝까지 다 빨았네!’ 몇 발자국 더 가더니 얼굴이 환해진다. 찾았다. 자취방으로 달려 들어와 라이터에 불을 땡긴다. ‘퓨~~~ 좋다.’ 맛나게도 피운다. 이십년이 더 지난 일인데 생생하다. 이젠 내가 그러고 있다. 그 잘난 활자 중독 때문에…….


밤새 읽었다. 김영하의 장편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공부를 좋아하는 지라 '기억법'이란 단어에 꽂혔다. 뭔가 있으리라. 메모하는 법이라든지, 기억하지 쉬운 법이라든지……. 하여튼 그런 곱상한 생각으로 한 장 한 장 읽어 나갔다. 50쪽 정도를 읽어 나가면서 손이 떨렸다. 공포의 떨림이다. 금단현상 이상이다. '참을 수 없는 살인의 가벼움!' 바로 그거였다. 이게 무슨 소설이란 말인가. 괴기 영화지. 왜 19금의 딱지가 붙지 않았는지 알 길이 없다. 

너 기가 막힌 건, 마지막 반전. 존재는 곧 기억이란 폭주를 이어가다 마지막 폭발해 버리는 느낌이랄까. 뭐야 이건??? 물음표를 열개를 달아야 속이 시원한 소설이다. 실망이다. 그리고 반했다. 김영하 라는 사람, 싫으면서도 눈이 간다. 그거 있지 않는가. 초딩이 여자친구에게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눈은 떼지 못하는. 사랑과 시기의 변증학, 아니.. 흠~~~ 아 알맞은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튼 난 이 책을 읽고 공부하기 위해 읽지 말라고 충고한다. 갑자기 칼을 들도 싶어질지 모르니 말이다.

 

'냉정', 아니다. 가슴이 없다. 그러다 살인마 박주태에게서 은희를 지키기 위해 인조심장을 삽입한다.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한다. 기억의 끈으로 ‘은희’를 단단히 묶는다. 은희 엄마가 죽으면서 ‘은희는 죽이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겠노라 약속했다. 잊으면 안 되는 기억이다. 그것조차 망상이었다. 은희는 이미 자신의 손에 죽었고, 양녀로 들인 은희는 백골이다. 재가 요양보호사. 그녀도 은희다. 처음은 ‘죄와 벌’을 쓴 도스토예프스키를 놀린다고 믿었다. 살인자에게 양심도 없단 말인가. 의문의 끈이 끊어지지 않고 자꾸 읽기를 방해한다. ‘아무리 치매 환자라도 감정은 남아있대.’ 은희는 애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김병수는 마지막 문장을 되뇌인다. ‘감정은 남아있대. 감정은 남아있대.’

 

마지막은 그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그의 망상은 자신이 죽인 김씨 여인과 어린 아이였던 은희에대한 죄책감 때문에 일어났다. 그는 이미 그곳에서 죽었고,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치매는 신의 벌이다. 살인에 대한…….

 

죽이고 싶어 안달이다. 살인을 하지 못하니 금단 현상이 일어난다. 손이 떨리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중독자들의 특징이다. 그럼 나도 살인마와 동료가 되는가? 아니겠지? 나는 순진한 활자중독자일 뿐이니. 그렇게 생각하자. 읽기는 망각의 치료수단이 아니다. 존재 의미다.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읽고 있음이 좋은 까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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