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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평점 :
고양이 없는 세상이 상상이 되나요? 저는 불가능합니다. 그런 세상은 차라리 살지 않을 겁니다. 고양이는 신이 창조한 최고의 피조물, 가장 신을 닮은 존재, 피조물 중에 유일하게 인간의 보호를 받으며 인간을 지배하는 피조물이죠. 굳이 고양이를 신으로 숭배했던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가지 않아도 고양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특이한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고양이를 영물이라 여겼죠. 사랑하는 주인을 위해 제물?을 바치지 않나, 주인이 자신을 괴롭히며 쥐 시체를 마당에 갈기갈기 찢어 놓고 도망가질 않나. 복수의 여신, 바로 고양이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고양이는 아무도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주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절대 타자를 얕잡아 보지도 않습니다. 고양이는 평등 그 자체입니다. 높은 곳을 좋아하나 교만하지 않고, 인간보다 2배가 넘는 시간을 잠을 자나 게으르지 않습니다.
지은이 제이미 셸먼(Jamie Shelman)은 로드아일랜드에서 다자인스쿨RISD에서 회화로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메릴린드 주 볼티모어에서 거주하고 있답니다. 고양이를 주제로 하여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판매하는 일도 같이 하고 있죠. (홈페이지) 저자의 사진을 한 번 보시죠.
어때요 예쁜가요? 저희 집에도 점순이 고양이가 있답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아내는 저의 유일한 '잘함'이 고양이를 데리고 온 것이라 하네요. 허허... 이것 참. 그래도 요 녀석들이 있으니 행복합니다.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브록시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합니다. 저도 우리 고양이들에게 바치는? 책을 하나 펴내야 할까 봅니다.
나는 예전부터 많은 고양이들과 살아왔다.
사랑하는 고양이들을 지켜보며 그들의 행동과 표현에서 인생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테면, 세상을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
원하는 것을 얻는 범, 혼자만의 평화로운 시간을 맞는 법 등이다.(6쪽)
저도 고양이를 이십 년이 넘도록 곁에서 봐 왔고 키웠습니다.
네게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거 알지?
오늘은 유난히 신경 쓸 일이 많았잖아.
이젠 쉴 때야. 널 위해서.(10쪽)
유난히 잠이 많은 시로. 오늘은 아빠가 출근하고 집이 돌아오니 이불까지 뒤집어쓰고 잠을 자고 있네요. 그래도 쉼이 필요합니다. 성공을 향해 질주하며 달려왔던 시간들.... 쉬어야 오래 그리고 멀리 갈 수 있답니다.
너에게 따뜻함이 필요해.
누군가 몹시 그리운 날이잖아.
그리움은 감춰지지 않을 뿐 아니라 포장되지도 않아.
그냥 그리워해.
계산하지 마.
그리움은 계산하는 게 아니야.(13쪽)
목포에는 고양이 참 많답니다. 저와 아내는 따뜻하고 맑은 날, 가끔 카메라를 메고 산책을 나갑니다. 아파트 계단, 차가 많지 않은 도로변, 슈퍼마켓 앞,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는 카페 앞에도 고양이는 자기 집인 양 자ㅣ리를 차지하고 있답니다. 어는 곳도 자신의 집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집이 아닌 곳도 없습니다.
우리 세상을 탐험하러 가자.
이리저리 골목을 누비고
들판의 키 낮은 야생화도 보러 가는 거야.
코끝에 스치는 바람의 향기도 맡아보는 거지.
모든 게 궁금하잖아.(155쪽)
멋있게 도약하지만
가끔은 보기 좋게 떨어져 버릴지도 몰라.
그렇다고 내가 울 것 같아? 천만에.
다시 하면 돼!(144쪽)
고양이는 인간을 가르치려 하지 않죠. 사람이 고양이에게 배우고 싶을 뿐입니다. 고양이는 누구도 주인으로 섬기지 않고, 하대하지도 않는다는 것 아시죠. 모두가 친구이고, 모두가 머나먼 타자입니다. 모두를 친구인 동시에 낯선 타인으로 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길들여지지 않는 피조물, 그가 바로 고양이입니다.
내 뜻을 절대 굽힐 수 없어.
그러니 네가 따라야 할 수밖에.(177쪽)
고양이는 책을 좋아한답니다. 보세요. 고양이는 책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 고양이를 보신 있나요? 저희 집고양이들은 독서 잘한답니다.
방해하지 마.
지금은 내가 책 읽는 시간이야.
내 인생을 걸고 말하지만,
뭔가 변화를 원한다면
독서만큼 좋은 건 없어.
좋은 사람은 만나고 싶으신가요? 비법을 알려 드리죠. 조용히 이렇게 물어보세요.
"고양이 좋아하세요?"
라고.
"네 저도 고양이 좋아한답니다."
라고 말하면 사겨도 됩니다. 하지만 얼굴 표정이 굳거나, 싫은 내색이 역력하다면 미련을 버리고 돌아서세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시로야! 정수기 사줘도 왜 수돗물을 먹니? 허참....
넌 네가 이 캔 하나로 너에게 넘어갔다고 착각 하는 건 아닌지?
정신을 맑게하는 책입니다. 욕심내서 읽지 않아도 되고, 두 번 세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는 책입니다. 왜냐구요? 고양이 책이니까요? 그리고 저의 멋진 스승인까요?
성경에도 그런 말이 있죠!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배우라!
저도 한 마디 하렵니다.
조급한 자여 고양이에게 배우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