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그들이 궁금해!
주식에 빠지면 주식 소식을 알아내느라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예전에는 증권회사에 출근해 새로운 소식이 없는가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 있었다고 한다. 직원들이 커피도 주고 점심이 되면 몇이 모여 증권회사 인근 식당으로 회식도 한다. 벌써 오래전 일이다. 주식에 빠져 살던 어떤 지인의 이야기다. 주식에 빠지고 나니 직장도 포기하고, 가정도 황폐해져 가는 것을 느끼고 나서는 '이래서 안 되겠다' 싶어 주식을 몽땅 팔아 버리고 일반 직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주식도 핸드폰이나 인터넷 중독과 많이 닮아 있다. 그곳에 온통 정신을 놓고 만다. 어디 주식과 핸드폰 뿐이겠는가 모든 중독이 다 그런 것이다.
최근에 들어와 바쁜 일과에 매여 알라딘에 글을 잘 올리지 않고 있다. 시간의 여유가 없어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읽어내는 책도 많지만 서평까지 이어지는 것은 드물다. 적당한 수준에서 서평을 하려고 하지만 제대로 쓰지 않으면 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완벽성을 추구하다보니 피일차일 미루다 안 쓰고 마는 책이 한 둘이 아니다. 이번 달만 거의 20권을 읽었다. 하루에 한 권을 읽은 셈인데도 서평은 서너 권 뿐이다.
어제 갑자기 방문자가 급증했다. 오늘 방문자 통계를 여러보니 무려 2060명이다. 지난 주는 대체로 하루에 1000명을 수월하게 넘어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방문자가 늘어 당황했다. 알라딘은 방문자 집계만 있을 뿐이지 유입경로를 알려주지 않아 어디서 들어오는지 통 알 수 없다. 오늘도 벌써 400명을 넘었다. 이른 새벽인데 말이다. 새벽부터 서재에 들러와 글을 올리는 나도 한심하지만, 이렇게 일찍 나의 서재를 방문하는 이들은 도대체 누굴까?
이런 집착도 분명 '중독'이 분명하다. 누군가가 나의 글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분명하다. 정직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고, 개성이 충분히 드러난 글도 올리고 싶다. 읽을 거리, 흥미가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나의 글은 대체로 재미없고 지식 나열식이고 긴장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찾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궁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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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고쳐살기>의 저자 전희식님과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이틀 전에 신청했는데 어제 저녁에 친구로 받아 주었다. 나도 그렇지만 친구를 삼는데 조건이 까다로운 분들이다. 아무에게나 자신을 열어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고, 아무나 친구로 삼고 싶지 않은 분들이 대체로 그렇다. 아니면 5000명이 꽉 차서 누군가를 절친하고 나를 대신 받아 주었는지 모른다. 이래저래 저자들과 연결이 된다.
전희식님과 돌아가신 그의 어머님. 그의 귀향은 어머님을 모시려는 효심이다. 페이스북에서 사진을 가져옴. 전희식님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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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떤 저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컴퓨터를 켜면 자신의 이름이나 자신이 쓴 책을 검색한다고 한다. 누가 어떤 반응을 했는지, 어떤 평을 했는지,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 얼마나 팔렸는지 등등 여러 이유를 가지고 검색하고 또 검색한다. 그러다 안 좋은 평이 있으면 기분이 나쁘고, 좋은 평을 발견하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고 한다. 이것 또한 중독이 아닌가. 자신에게 누군가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으면 대부분 서평을 하는 편이고, 가능한 좋은 평을 하려고 한다. 물론 가~끔은 악평을 하기도 하지만. 나 또한 저자가 될 것이고 근거없는 악평을 해대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 때 상처 받지 않기를...
중독은 결국 자신에 중독된 것이다. 나를 벗으면 중독도 해결 될 것이다. 그러나 중독이 나쁜 것일까? 그것은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본성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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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읽을 책, 관심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