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가제를 반대하며...
현재 국회에서는 온라인 서점의 신간 도서에 적용되는 10%할인율을 구간도서까지 적용시키며, 마일리지까지 없애는 법률을 진행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바로가기) 18개월 미만의 신간도서는 온라인 서점에서 10%의 할인을 받을 수 있으나, 그 기간이 지나는 구간도서는 서점의 임의대로 할인이 가능하다. 또한 대체로 10%정도의 마일리지 점수가 도입되어 신간이라 할지라도 10%할인에 10% 마일리지 점수까지 합하면 거의 20%에 육박하는 할인을 적용받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도서유통 체계가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기사를 직접 인용하면 이렇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온라인 서점의 터무니없는 할인 마케팅으로 동네 서점이 고사 위기에 내몰리는 등 출판 유통 체계가 무너져버렸다”면서 “정가제가 강화되면 장기적으로 책값이 안정되면서 독자에게도 공정하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생각해보자. 한국서점연합회(이하 서점연)에서 주장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또한 온라인의 마일리지와 할인율을 막으면 기존의 서점들이 살아나고, 출판유통체제가 정상적으로 돌아올까? 라는 점이다. 필자는 이러한 서점연의 주장에 대해 일소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필자의 입장에서 서술해 보겠다. 필자는 일 년에 책값으로 지불하는 돈이 200만원이 넘어가며, 일 년에 대여도서까지 포함하여 읽는 책의 권수는 최소한 150권을 넘긴다. 한마디로 말하면 독서광이고 독서에 미친 사람이다. 그렇다면 내 주변의 사람들 즉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 해에 몇 권의 책을 읽을까? 놀라지 마시라. 20여명에게 물어본 결과 1권 이상 읽는 사람들은 5명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예 책을 읽지 않는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겠는가. 책을 읽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읽는 사람이 읽지 아무나 읽지 않는다는 점을 서점연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은 왜 온라인 서점으로 가는가?
책을 지독하게 읽는 사람들은 온라인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막대한 책값을 아끼기 위해서 온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빼고는.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경우는 분명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서점에 갈 시간이 없다. 아니면 서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가 없을 만큼 바쁘다.
둘째,
일반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은 유행이나, 베스트셀러 위주이다. 그렇다면 굳이 일반 골목 서점에서 책을 살 필요가 없다. 즉 읽을 책이 ‘뻔’하다는 것이다.
셋째,
일반 골목서점에는 책이 별로 없다. 이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한 달 전 필자는 김훈의 책을 ‘급하게’ 사기 위해 주변의 서점을 찾았다. 3곳을 들렀는데도 아무 곳에도 없었다. 김훈의 책은 베스트셀러이고 팬이 많은 인기 작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서점들은 그런 책도 비치해 놓지 않고 있다. 일반서점에서 기껏해야 쌓아놓고 파는 책은 문제집 정도이다. 그것도 아주 잘 나가는 문제집 중심으로……. 그러한 서점에서 거의 변함없이 듣는 이야기는 ‘지금 주문하면 2-3일 뒤에는 받아볼 수 있습니다.’이다. 오늘 오후나 내일도 아니다. 참고로 온라인 서점은 대부분의 책이 ‘내일 당장’ 온다. 이러한 일을 몇 번 겪고 나서 필자는 일반 골목 서점에는 아예 가지도 않을뿐더러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굳이 가게 되면, 영풍문고 등의 대형서점을 찾게 된다.
넷째,
불친절하다. 서점 주인들은 동의하기 싫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 허다한 증거들과 경험들이 있다. 서점 주인치고 친절하게 책을 찾아주거나, 손님에게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분들은 별로 못 봤다. 어떤 서점주인은 책을 사러 들어갔는데도 인사도 하지 않고 쳐다보기만 했다. 이러한 일은 의외로 많다.
아직도 할 말이 참 많다. 그러나 서점연의 무사 안일한 대책에 대해 눈물이 날 만큼 슬프다. 단지 도서정가제를 시행한다 고해서 그것이 해결된다고 보는가? 진정으로 책을 사랑하고 독서에 ‘미친’ 사람들의 생각은 이해해줄 마음은 없는가? 묻고 싶다. 도서정가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독자를 배려한 정책을 펴고 있는가? 단지 자신들의 입에 거미줄 치지 않기 위해 독자를 볼모로 잡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책은 읽는 사람이 읽는다. 독자의 입장에서 정책을 시행하고, 독자의 입장에서 모든 일들을 진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