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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너무 시시하지 않냐?
송미영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3월
평점 :
지난 주, 어쩌다보니 많은 책이 나의 방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스페인 가는 준비에 바쁜 일상이지만 그래도 책을 들어 읽었다.
일단 송미영작가의 사는 게 너무 시시하지 않냐 이 책부터.
내가 스스로 만든 약속이기는 하나 약속때문에 강남으로 가는 길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지하철에서.
책의 제일 앞표지에는 송미영작가의 손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이 책의 나의 시간을 유쾌하게 만들기 바란다며.
지하철 안에서. 앉아서, 서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지하철에서 종이로 만든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 지하철에서 종이로 된 책을 읽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약속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책을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가정주부 였다가 불란서 다방이라는. 커피도 팔고 홍차도 팔고 와인도 팔고 음식도 파는 그런 곳을 하게 된 사람의 이야기는 평범한 듯 보이면서도 부드러웠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결혼기념일과 곰탕이었다.
5월 5일이 결혼기념일이라며 강제로 저녁식사 예약을 잡아두었던 부부가 당일 예약을 취소했고, 아내는 여행을 남편은 쓸쓸해보이는 차림으로 불란서 다방을 찾았다는 이야기였다.
이 에피소드를 2~3번 읽으며 저녁식사 예약은 오롯이 남편의 기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약을 할 당시, 아내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그렇게 예약을 잡아버렸다. 그것도 아내의 음식 취향이기 때문에 이 곳을 예약한 것이 아니라 살면서 처음으로 먹어본 크로크무슈가 남편 본인 입맛에 맞는다는 이유로.
내가 아무리 좋아서 해준다고 하여도 상대방이 받아야, 받을 마음이 있어야 좋은거다.
남편은 아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고는 있었을까? 결혼기념일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본 적이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