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를 찾아서 - Finding Neverlan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 대체 어디서 어떻게 알아서 보게 된 걸까.
심지어 나는 영화를 보는 도중에야 조니뎁을 발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어쨌거나, 이 영화를 볼 당시, 나는 "네버랜드"라는 단어에 심취해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영화를 보진 않았을테니 말이다.

네버랜드(never-land). 그대로 해석해보면 '어디에도 없는 곳', 존재하지 않는 땅이란 뜻이다.
이는 토마스 모어가 그리스어인 '없는(ou-)'과 '장소(toppos)'를 결합해 만든 유토피아(eutopia)의 좋은 곳이란 의미와도 상통하는데, 유토피아가 사회적 제도나 법의 이상향으로써 사회학적 의미로 쓰인다면, "네버랜드"는 그 단어 자체에 문학적 상상력이 가미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온다 리쿠의 《네버랜드》처럼.

또한 "원더랜드"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영화《원더랜드》등에 등장하는데, 이는 '좋은곳'의 의미보단 '이상한 곳'의 의미를 가지므로 네버랜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피터팬》에서 "네버랜드"는 피터팬이 사는 꿈의 세계로, 그곳에서는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고 아이인 채 남을 수 있다.
영화는 바로 이 "네버랜드"에 관한 이야기이다. 

배경은 20C 초반, 런던. 극작가인 제임스 베리는 공원에서 우연히 한 가족을 만나게 된다. 남편을 병으로 잃은 실비아 데이비스와 그녀의 어린 네 아들들을.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마치 소년같은 제임스 베리에게 실비아와 아이들은 호감을 갖게 되고, 매일 어울려 놀면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제임스는 네 아이들 중 가장 예민한 감성을 지닌 피터의 이름을 따서 새로운 작품인 피터팬을 완성하게 된다.

[첫번째 아기가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렸을 때
그 웃음은 수천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져 흩어져 버렸지
그때부터 요정이 생기게 된거야
지금은 아이가 한명 태어날 때마다
그 아이의 첫번째 웃음이 요정이 되는거야
그러니까 모든 아이들한테는 요정이 하나씩 있는 거지
요샌 아이들이 너무 많은 걸 배워서
곧 요정따윈 안 믿게 되버려
그래서 아이들이 '요정따윈 안 믿어'라고 말하는 순간
어디에선가 요정 하나가 떨어져 죽게 되는거야]   

피터는 영화 초반에도 나오듯, 처음엔 제임스 베리의 '상상'에 부정적이고 회의적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면서 어린 나이임에도 보통의 어른들처럼 세상을 보게된 것. 어른이지만 아이의 눈을 가진 제임스를 통해 피터 역시 글을 쓰고 상상의 세계를 펼쳐보지만 어머니의 병을 알게되면서 또다시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나 제임스의 연극 피터팬을 보게되고, 피터는 '피터팬'이 된다. 다시, 글을 쓰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를 권한다.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는 동안 겪어야 하는 많은 것들에 의해서 우리는 점차 웃음을 잃고, 놀이를 잊고, 요정이라든가 해적, 인디언이 나오는 동화를 현실이 아니여서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게 된다.

그렇게 어른이 된 우리는 누구나 완전히 행복하지는 않다. 그래서 "네버랜드"는 매혹적으로 다가오고, 누구나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완전히 행복할 수 있는 그곳을 꿈꾼다.

실제로, 가수 마이클 잭슨은《피터팬》에서 따온 "네버랜드"라는 이름으로 대저택을 만들어 산 적이 있다. 동심의 세계 속에서, 아이의 마음으로 피터팬처럼 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종에 대한 차별과 그릇된 선입견, 삐뚤어진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을 것이다. 기린,낙타,원숭이 등의 동물들과 회전목마 등의 놀이기구, 분수대, 극장 등을 저택 내에 꾸미고는 많은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초대해서 지내던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네버랜드를 꿈꾸는 것조차 가만두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클 잭슨의 네버랜드 저택에 대한 안 좋은 루머들이 퍼지기 시작했고, 그는 네버랜드를 떠나야 했다. 동심의 세계에 남고자 했던 그에게 상처를 주고, 어른으로 만들어 네버랜드 밖으로 쫓아버린 건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엄마는 왜 죽어야 하는 거죠?]

비정한 현실 속에서 네버랜드는 말도 안 되는 헛된 희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Neverland is possible. Neverland exists in your mind.
네버랜드를 믿지 않으면, 우리는 어떻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마지막장면. 피터는 묻는다, 네버랜드로 어떻게 가느냐고.
대답은 Just believe it. 믿으란 거다.

결코 존재하지 않는 Neverland이지만
자신만의 네버랜드를 마음 속에 지니고, 그 속에서 희망을 얻고 살아갈 힘을 얻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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