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 In The Green Cafe
이슬기 연주 / 미디어신나라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헤비메탈만 10년 듣다가 귀가 밤새 울고 편두통에 시달려 몇 달간 음악을 듣지 못한 적이 있었다. 친구도 없던 난 음악이 없어 너무 적적했다. 말할 수 없이 외로웠다. 하루종일 산을 뛰어 다닌 적도 있으니까... 계곡의 물소리가 아름답게 들릴때 쯤 어렵게 듣게 된게 재즈다.

조동익의 [풍경] 웨스 몽고메리의 [Old Folk]짐홀의 [Ukali]... 다른 이의 귀를 아프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심정을 정직하게 드러내 오히려 더 큰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고 몇 년이 지나 재즈가 아프리카의 토속 음악을 뿌리로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갑자기 국악이 듣고 싶어졌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피부에서 나오는 흙내음 같은 절절한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오래된 고목나무에서 울려나오는 신음같은 소릴 듣고 싶어졌다.

그제서야 조금은 들리게 된  김해숙 선생의 가야금 산조의 충격이란! 정말 한 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늘에서 꽃잎이 떨어지듯 가슴에 툭툭 내려앉는 가야금 가락! 보잘것없는 사람이 하늘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오토의 말대로 공포스러우면서도 미스테리한 체험이었다.

오늘 이슬기의 우아한 가야금과 곽윤찬의 아름다운 피아노가 듀엣을 이룬 이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가슴에 무언가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것 같다. 벅찬 감동과 더불어 드는 생각이란 좀더 분발하자는 터무니 없는 생각이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들어보시라. 아름답고도 우아한 음악이다. 우리도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는 그런 생각이다. 그런데도 난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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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연못 2006-10-2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이 앨범은 재즈와 국악이 조화를 이룬 세련된 앨범입니다. 전통적인 음악이 아닌 요즘 음악입니다.귀에 거스리지 않고 순하게 넘어가는 경쾌한 음악이죠.

kleinsusun 2006-10-2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연못님의 리뷰를 읽고 들어봤어요. 정말....아름다워요.^^
덕분에 좋은 앨범 만났어요. 감사합니다. Thanks 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