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물고기
지미 지음, 이민아 옮김 / 청미래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책이 있었다. 자신의 뜨락에 불청객으로 날아드는 민들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결국 그 사람은 민들레와의 공존을 택한다. 그렇다면 물고기와의 공존을 찾는 이야기니까,  이 책을 [물고기를 사랑하는 법]이라고 불러도 되리라 생각한다.

물고기란게 이런 저런 걸로 생각되겠지만, 나는 이루지 못한 꿈, 이루지 못한 사랑..그런 걸로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구나 겪게 되는 지나간 관계에 대한 집착 이야기다. 집착이란게 이런거다. 사랑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사랑을 하지 못한다. 가고 싶은 대학에 가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도 붕 뜬 학창생활을 한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었다. 그러나 꿈은 죽었다. 그런데 그 꿈을 장례지내지 못하고 여전히 꿈은 여전히 유령으로 떠돈다.

누구나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추억은 있는 법이다. 그냥 그대로 박제처럼 소유하고 집착하는 기억이 있는 법이다. 그 기억 속에서 우린 편안함을 느끼고 그 기억 속으로 도망치고 휴식을 얻곤 한다. 그러나 그게 건강한 삶일까? 도대체 우리의 삶은 어디까지 과거에 얽매인채 끌려가야만 하는 것인가!

만화 속의 나도 그런게 있다. 나는 오로지 평화로운 지나간 기억으로만 존재한다. 기억과 함께 할 때만이 나는 자유로운 사람, 평화로운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오붓한 집착, 조용한 평화가 사실은 지금의 나를 옥조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원히 함께 하고자하는 열망이 나와 기억을 그렇게 가두어둔다는 깨침의 순간이 오는 것이다. 이건 사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살기 위해 물고기와 모험을 떠난다. 

 

나는 유유히 바다로 날아가는 초록빛으로 빛나는 나의 물고기를 보았다.

우리는 함께 맑고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나와 나의 물고기는 바닷속에서 신나게 놀았다.

 

배영, 접영, 평영, 자유형, 아무 헤엄이나...

아참, 개헤엄도....

 

나는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되어

거대한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녔다.

 

이제야 알았다.

 

나 역시 커다란 어항에 갇힌 보잘것없는

한 마리의 물고기였을 뿐임을.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저 투명한 경계선을 뚫고 나갈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한 마리의 물고기를 보았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우리 집에 갇혀 있는 물고기를, 

 

그럼, 만화 속의 내가 물고기를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직접 찾아보시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