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보르하 만소 감독, 지네딘 지단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레알 마드리드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한것이 아쉬워서 구입했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했던 경기장면은 별루 없구요. 띄엄 띄엄 나오는 멋진 장면은 팬들의 반응을 찍느라 긴장감을 잃고 흐느적 거립니다. 결국 경기장면은  컴퓨터 동영상을 보는게 훨씬 해피할 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제목만 보고 김칫국 먼저 들이킨 셈입니다. 이 영화의 화두는 '레알 마드리드에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언가?'입니다. 즉, 경기 장면의 역동성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에 열광하는 문화현상을 그리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인간사를 그린 영화이니, 마음 속의 열망은 잠시 꺼주십시요.푸른 그라운드 속에 질주하는 스타들의 개인기를 보려는 부질없는 바램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뭉개져버립니다.  왜 그렇게 서둘러 극장에서 사라졌는지 알게 되기까지 10분도 걸리지 않는 영화입니다.


아이런! 당황스럽구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대목 두 가지를 꼽으라면 우선, 무릎부상을 당해 축구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던 여자 축구선수 메건의 이야기입니다. 메건이자신의 시련을 극복하게 되는 계기는 호나우도와 지단이 자신처럼 부상을 입고나서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는 사실때문이죠. 특히 2004 유럽 챔피온스 리그에서 오른발 잡이 지단의 왼발 돌려차기 슛은 다시 축구를 시작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영화 속에서 지단이 말하죠. " 난 오른발잡이야. 그런데 오른발을 전혀 쓸 수 없었어. 그래도 다행인 거는 아직 왼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이지. 그런데 말이야. 중요한 거는 이거야. 슛은 직접 때리는 발보다 지지해 주는 발이 더 중요해. 정확하게 겨냥을 할 수 있게 해주거든." 이렇게 좋아하는 선수들을 통해서 다시 일어서는 메건을 보면서, 진정 좋아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위기를 넘기는 힘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이 영화는 팬들이 레알 마드리드 선수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걸 골라서 만든 거라고 합니다. 그런 걸 생각해보면 더 각별해지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죠.

또 인상적인 대목은 튀니지의  나키아라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닳고 닳은 때가 낀 축구공으로 축구하기를 즐기는 나키아는 축구공에 정신이 팔려서 공부가 뒷전입니다. 결국 엄마는 공부는 고만시키고 도시에 사는 친척에게 장사를 시키려고 작정을 합니다. 그래서 나키아는 축구공 하나 들고 아빠를 따라 도시로 걸어갑니다. 그런데 사실은 나키아 아빠도 나키아 못지 않은 축구광이어서 레알 마드리드 경기가 있으면 이틀이나 걸어서 축구를 보고 다시 이틀을 걸어 돌아오는 사람인 겁니다.

그 아빠가 "짜샤! 공부도 해야지 이게 뭐야. 3 곱하기 4할줄 알아?" 그러니까 나키아가 갑자기 축구공을 세번씩 네번 차올리더니 "열 둘!"하고 말합니다.아빠는 그제서야 나키아에게 진정 소중한게 무언지 알아차리고, 축구공만 찰 수 있다면 어떤 한계도 넘어설 것임을 깨닫게 되지요. 결국 나키아는 물건파는 시장을 지나 축구학교에 가게 됩니다. "짜샤! 여기서 공 찰려면 공부도 해야 되는기여. 너 공부 안하면 진짜 장사 시킬거구만!" 씩. 웃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사실 수백억을 호가하는 스타선수들을 데리고 전 세계에 장사해먹고 모잘라 이런 영화까지 찍어서 울거먹는 레알 마드리드가 꼭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장사꾼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레알은 모든 아마추어 축구선수의 꿈의 무대이고 그 곳은 인간의 모든 한계를 벗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땅 위에 돈 위에 있을지라도 나키아에게 있어 그 곳은 천국이고 그 곳을 가기위해 처절한 자신과의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스포츠라는 것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 창조적인 순간까지 비상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부상이나 가난을 넘어서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라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영화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레알의 레알을 위한 자화자찬이 부담스럽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아이들의 눈빛만으로도 그런 부담을 덜수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영화 자체는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좋구 무언가 메세지도 있는거 같구요. 다만 제 바램과 달라서, 그리고 그 격차가 커서그 의미가 과소평가 되는거죠.  저는 NBA농구 시리즈 중에 있는 [마이클 조던] [앨런 아이버슨] [덩크]...이런 플레이 위주의 DVD를 기대했었으니까요. 물론 NBA시리즈도 거의 반 선전이나 다를바 없지만 그래도 멋있는 장면을 잘 편집해 보여주는 맛은 있지 않습니까? 하여튼 [레알]은 2% 부족합니다.  사진 마시고 빌려보시라. 아니면 3000원짜리 VCD로 만족 하시라. 제 생각입니다. 아마도 레알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만이 DVD를 구입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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