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달러 베이비 [dts]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힐러리 스웽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인 영화였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분좋은 색감이다. [쇼생크 탈출]이나 로버트 레더포드의 [내츄럴]같은 미국영화 특유의 고풍스런 색감이 참 기분좋다.

그렇지만 역시 좋은 것은 배우들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프랭키 역)의 힘 안들이는 연기도 좋았지만 역시 여주인공 매기를 연기한 힐러리 스왕크의 연기가 더 눈에 띈다. 아! 오래된 삐걱거리는 바룻바닥 체육관에서 센드백을 치고있는 힐러리 스왕크의 모습이라니! 특히 고집불통 프랭키가 매기를 제자로 받아들일때 손을 흔쾌하게 내미는 매기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멋있었다. 그 장면에서 '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최고인 것은 영화가 들려주는 인생의 의미때문이다. 그러면 이 영화가 말하는 바가 과연 무엇인가? 또 그것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을 보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조금은 간파할 수 있다.

사실, 복싱 글러브와 샌드백은 제목과 어쩐지 동떨어져 보인다.즉, '밀리언 달러 베이비'란 제목은 권투영화 제목으로는 이상한 편이다. 생각해보면 '백만불짜리 아기'란 뜻이니 우리 식으로 말하면 '금쪽같은 내 새끼'정도 되는 거 같다. 

이 영화는 권투를 무늬로 진행되지만 권투로 끝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늬를 지우고 한 걸음 떨어져 보면 결국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상으로의 추락과 꿈으로의 비상, 개인의 성장과 가족간의 갈등이 교차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 가끔은 인생에서 가족보다 남이 더 가까운 경우가 있다. 우리는 가족이나 민족이라는 핏줄을 넘어서는 인간이라는 연대위에서 성장하고 자유로와 지기도 하는 것이다.





주인공 매기는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나 열 세살부터 웨이트리스 생활을 한다. 그런데 서른 살이 넘어서면서 그녀는 어느 순간 권투가 너무도 좋아진다. 그래서 모든 시간을 권투를 하기 위해 산다. 분명 매기가 권투를 하며 보여주는 열정은 우리를 사로잡는 힘이 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매기가 식당에서 남은 샌드위치를 먹어가며 아낀 돈으로 권투를 배우는 모습은 어려서 본 영화 [록키]를 연상케 한다.

 록키 역시 가장 낮은 곳에 있었던 사람으로 단지 마지막 벨이 울릴 때까지 쓰러지지 않기만을 원했었다. 매기 역시 서른이 넘어서야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걸 향해 달려볼 수 있기만을 원한다. 그렇다면, 록키의 꿈이 생존이었다면 매기의 꿈은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살고 싶은대로 살고 싶은 자유!

매기와 록키, 이들의 모습은 복수나 성취로 이어지는 다른 액션영화 속의 모습-쨩 끌로드 반담이나 스티브 시걸이 각고의 노력 끝에 통나무를 부러뜨리는 것-보다도 더 절박하고 강렬한 삶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이렇게 내 인생을 쓰레기통에 버려두지는 않겠다! 꿈을 향해 날아오르겠다!'는  비명과도 닮은 목소리를 들려준다. 아! 서른 살이란 이렇게 뜨거울 수도 있는 나이인 것이다.



영화에서 가슴아픈 장면은 인정머리없는 매기의 가족들의 모습이나 끝내 나타나지 않는 프랭키의 딸과의 관계같은 가족관계의 어두운 그림자다.

그렇게 강인한 프랭키 역시 가족간의 관계에서는 때로는 죄인으로 때로는 무기력한 늙은 아버지로 변해버리고 매기 역시 피해자나 다름없는 무력한 처지에 불과하다. 때로는 무관심하고 때로는 무책임하게 요구하는 가족들 때문에 그들은 끝없이 고통 받는다.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느껴지는 것은 가족이란 보금자리이기도 하지만 삶의 굴레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자기 향상으로 가는 사람이 가족과 이웃들로 부터 비웃음을 당하고 일상의 자리로 꿇어 앉혀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렇데 그것이 인생인지라 세상에서는 싸워 이긴 영웅조차 가정의 굴레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이다. 그런 모순된 인간적인 현실이 자꾸 눈에 띄는 영화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우리를 삶에 대한 낭만적인 성찰이 아닌 현실적인 성찰로 이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 영화를 시간을 쪼개 본 후에 내가 한 일이란 우리 꼬맹이가 이불에 오줌을 싸기 전에 오줌을 받는 일이었다. 새벽 1시- 밤은 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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